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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Feb 14. 2023

여유라는 것

February 2023


교보문고에선 달고나 냄새가 난다.


불현듯 소홀했던 브런치가 생각나 켜봤더니, 가장 최근에 저장된 글이 바로 딱 한 줄이다. 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저 냄새가 익숙해 좋았는지 허겁지겁 맞춤법도 틀리게 적어 놨더랬다. 사실 교보문고도 아니고 광화문역인데. (ESTJ주의) 유사품으로는 신촌역에선 러쉬 냄새가 난다. 신도림역에선 델리만쥬 냄새가 난다. 정도가 있겠다. 그래, 나에겐 이런 익숙함이 사랑이다.


 마음 내는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지냈다. 역시나 마음의 여유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또 한 번 확인한다. 여유라는 것이 저절로 생기는 일은 전혀 아니고, 여유를 갖자고 마음을 먹어야 그나마 틈을 내어 이응이라도 꺼내게 되는 생활의 하이어라키 중의 가장 윗 공기를 차지하는 하이레벨의 것임을 다시금 느낀다.


 그럼에도,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제로섬의 순환이 삶이 아닌가. 필요이상으로 자신에게 모질고, 걱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에게 먼저 곁을 내어주어 네 생각보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에게 또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내가 이 공간에나마 소심하게 고마움을 기록하리만치. 잘해줘야지. 멋지고 훌륭하고 뭐 좋은 거 다 붙인 엄청난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어 꼭 갚아나갈 거다. 진짜루.


 그래도 오랜만에 출근이 그나마 그럭저럭 할 만하다. 잊지 말자. 밤은 길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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