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3
그럼에도 인생은 같이 사는 거라고 다독일 때도 있지만, 갑자기 개뿔. 한 순간에 돌변해 나 자신 빼고 다 남이다를 외칠 때가 있다. 버겁지만 무구하게 노력했던 나의 품이 다른 사람에게 얕잡아 보는 '꺼리’가 되었구나 느꼈던 그때, 나의 호의가 누군가의 권리가 되었을 때, 인류애는 있었지만, 없어진 상태가 된다. 바사삭하고. 내가 돌멩이를 믿지 내가 또 인간을 믿어버렸다고 막 이러면서. 너는 나에게 예의 없으면서, 나만 항상 예의를 차려야 하는 관계. 그냥 나는 그게 너무 싫다고 막 이러면서.
내가 손을 놓아버리면 언제든 놓아지는 관계에 왜 이리 연연하고 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다 내 기대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되는 건데 뭘 이리 요란 벅적하게 유난이냐. 이건 명백한 한도초과다. 넘치게 의지하고, 믿어버린 나에 대한 경고다. 그리고 다시 또 같은주제로 스스로 실망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앞으로는 제발 조용히, 든 적도 난 적도 없이 가만히 흐르는 대로 흘러가자. 좀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