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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Jun 16. 2024

노견을 키우는 데 드는 걱정거리들

- 코코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

저녁을 먹고 늦은 오후에 선선한 바람이 불면 코코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간다. 원래 겨울엔 점심 먹고 나서 출근 전에 산책하는 데 여름엔 너무 더워서 아침 일찍 가거나 저녁 늦게 간다. 오늘도 엄마가 해 주시는 맛있는 감자조림을 먹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개모차를 끌고 같이 나왔다. 산책하면 아파트 뒤쪽에 있는 쪽문을 이용해 공원까지 느긋하게 걷는다. 쭉 걷다 문득 코코의 얼굴을 보니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생각이 들어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코코가 올해 11살이지?”


엄마는 나이를 헤아려 보더니 “그러네. 사람 나이로 하면 70이 넘었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 온 지 십 년이 훌쩍 넘었고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온 것도 벌써 4년이 지났다. 그래서인지 수의사 선생님은 코코를 볼 때마다 “다른데 아픈 덴 없나요?”라고 매번 물어보신다.


하기야 처음 볼 때까지만 해도 나이가 10살도 안 되었는데 오산에 온 사이 11살이 되어버렸다. 7월 12일 코코 생일이 지나면 이제 12살이 된다. 나이가 12살이 넘어가니 엄마와 나는 코코의 병과 어떻게 잘 보낼지에 대해 종종 얘기한다. 어느 날 자는 듯이 안 아프게 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고 병원비는 어찌할지 냉정한 현실도 얘기한다. 그래도 엄마는 좋은 감이 있으신지 희망 섞인 말씀을 하셨다.


"쟤는 오래 살 거야."

당근 먹고 눈물자국이나 눈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문득 조카가 하는 논술 교재에 있던 주제가 생각이 난다. 공공동물병원이 생기는데 이게 과연 옳은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개를 키우는 사람은 괜찮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세금 낭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거노인이나 사회 취약 계층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이고 비싸서 치료를 못 해주는 경우가 많아 꼭 필요하다는 거다.

공공동물병원 우리 지역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보험도 안 되는 병원비 때문에 치료를 마음껏 못하는 현실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하는 것 자체가 참 슬프고 씁쓸하다. 그저 코코가 건강하게 내 옆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


더 좋은 세상이 오길 바라며.


▶ 사진 :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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