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녀시대> 한중 인기 비결은? B급 복고 문화
영화 <나의 소녀시대>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싼티, 촌티로 대표되는 B급문화적 복고 열풍과 그 관계가 있다.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급부상한 B급 코드는 대중문화를 강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복고문화는 촌스러움을 가장한 추억의 요소들로 중무장하여 대중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비교적 상세히 고증한 문화콘텐츠는 대중들이 과거로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매개체적 역할을 하고있다.
지난해 한국을 88년도 열풍으로 이끌었던 응팔 열풍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복고열풍은 끊임없이 매무새를 다듬고 좀더 '그럴듯해' 보이려는 A급 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또 지친 어른아이들을 위한 위로, 나이도 먹고,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사회에서 부딪히고 성장해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속에서 발생하는 공감대는 이 모든 요소들을 연결시키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작년 중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나의 소녀시대>는 대만 박스오피스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복고 열풍의 중심에 섰다. 한국에는 비교적 늦게 수입이 되었는데, 아시아적 감수성을 자극하였는지, 한국에서도 대작들의 공세 속에서 그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남자 주인공 왕대륙의 내한도 확정되면서 영화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고무된 상태다.
1994년도 대만을 배경으로 한 학원물이지만, 단순히 학원 로맨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년 소녀들의 성장담을 비교적 아름답게 담고 있다. 또 1994년도가 홍콩, 대만 문화의 황금기였던 만큼 유덕화 등에 대한 인기의 공감대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 여자주인공의 꺼벙한 매력과 남자주인공의 츤데레 매력이 한데 합쳐져 의외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였다. 유치하지만 끌리는 매력에 관객들은 열광하는 분위기이다.
한중 반응의 기본맥락은 비슷하다. 순수한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은 있었다. 바로 성인으로 성장한 왕대륙의 모습에 대한 한중 반응이다. 한국에서는 역변한 “쉬타이위(왕대륙)”의 모습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중국 반응은 정반대이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성인 연기자 “옌청쉬”가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모은 대만판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던 중국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추억요소로 활용되며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아름다운 추억을 환기시킨다는 것만으로 <나의 소녀시대>의 흥행은 그만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분 복고 열풍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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