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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민 Jul 21. 2022

변호사 드라마 봇물, 왜 일까

<우영우>는 어떻게 다를까?

변호사 소재의 드라마가 줄을 잇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변호사 드라마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왜 오수재인가>, <닥터 로이어>까지 이미 세 작품이다. 세 작품 모두 평균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우영우>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으니 변호사 드라마의 타율이 꽤 높은 편이다.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연속극’의 형태를 띠던 드라마들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드라마 방영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의 에피소드 형식의 서사 전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케이블 채널 및 OTT 드라마가 지상파 3사의 아성을 무너뜨린지 오래이며,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연속성에 매몰되어 수동적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기보다는 “찾아보는 드라마”에 익숙해졌다. 기피 소재였던 장르물이 드라마 서사의 중심이 되면서 변호사 소재 드라마도 각광받고 있다.


변호사 소재 드라마는 인물 중심형· 사건 중심형 서사가 모두 가능한 장르형 드라마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도 변호사가 있는 곳에 분쟁과 사건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개별 소재로 활용된다. 또 변호사라는 인물이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해결사의 역할을 해내며 매력적인 캐릭터의 탄생이 가능하다. 사건과 해결의 구도는 권선징악으로 귀결되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우영우>, 우리를 어떻게 바꾸나?


드라마 <우영우> 인기에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소식은 <우영우> 인기가 현재 신드롬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할  있는 하나의 지표이다. ENA라는 다소 생소한 채널에서 방송을 시작한 <우영우> 신드롬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다.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방영되고 있지만, KT그룹 방영 드라마의  성공 사례로 소개할  있을 만큼 <우영우> 돌풍이 대단하다.


드라마 <우영우> 여느 변호사 드라마와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다. 사건별 에피소드를 매회 해결해나가는 에피소드 중심형 서사이다. 하지만 <우영우> 주목해야  점은 자폐 변호사라는 특별한 캐릭터성에 있다. '자폐 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세상의 편견과 스스로 맞서 싸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섬세한 시선으로 피해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특히 3화의 경우, 비장애인이 장애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이해가 부족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확인할  있는 에피소드였다. 우영우가 바라는 것은 장애인이니까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닌, 여느 비장애인들과 평등한 시선으로,   명의 전문 인력으로 자신을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특별대우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떠한 차별도 불이익도 없는 평범한 시선과 일상임을 회를 거듭할수록 확인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호사 정명석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처음 접한 사람의 편견과 우영우를 만난 후 변화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처럼 느껴진다. 자폐 변호사를 처음 만났을 때 정명석은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색안경을 낀 채 우영우를 대한다. 하지만 우영우의 비범함과 사랑스러움과 따듯함을 알게 된 후 그는 우영우의 가장 멋진 조력자가 되는데,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도 정명석과 같은 시선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드라마가 자폐에 대한  다른 종류의 편견을 만들어   있다고 우려한다. 자폐 스펙트럼의 여러 가지 특징을 섞어서 만들어낸 하나의 ‘캐릭터 자폐인들을 유형화하여, ‘우영우=자폐의 전형이라는  다른 편견을 만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 드라마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우리가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행하고 있는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드라마를 통해 마주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깨달을 수 있다면, 그들이 우려하는 부분들까지도 드라마가 완결되고 나면 조금씩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우영우> 신드롬은 일종의 사회 변화를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이라   있다.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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