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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Sep 01. 2024

몸으로 생각하는 법

당신의 머리 밖 세상 - 매슈 크로퍼드

저자는 정치철학자이자 모터사이클 정비사다.

이질적인 두 가지 직업.

저자는 정비를 통해

철학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핵심은

몸을 숙련시켜 몸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리추얼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한병철 교수는

몸이 정신을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개념이
<지그>라는 것이다.


“지그는 동작이 매번 똑같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환경을 제약함으로써

반복 동작의 길잡이가 되는

장치나 절차를 일컫는다.”


숙련 노동자일수록 지그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효율성, 생산성을 위해

많은 부분에서 지그를 사용하고,

지그를 통해 생긴 시간적 여유가

유연성이나 창의성을 가져온다는 것 같다.

노동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기쁨이란 곧 자신의 힘이 증가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니체의 말에는 좋은 삶에서 솜씨가 행하는 역할의 중요한 측면이 담겨 있다.”


자신의 힘이 증가하는 느낌이란

곧 자신과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

그것은 숙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몸을 통해 생각한다는 가장 쇼킹한 예는

오토바이는 무조건 내 시선이 향하는 방향으로

간다라는 것이다.

도로의 위험물에 시선을 고정하면

반드시 충돌한다.


시선을 고정하면 위험물인데도 거기로 간다니.

오토바이를 탈 때 위험물에서

최대한 빨리 시선을 돌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시각적 요구는 철저히 반직관적이다.

걷다가 위험물을 만나면

우리는 그것에 시선을 고정한 채 피한다.”


우리의 몸은 자동적으로 위험한 것에

시선을 고정하도록 세팅되어 있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몸이 생각을 하는 것이지

생각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쓰면서도 이상하다.


이를 통한 교훈은 너무나 명백하다.

우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시선을 고정하면 안 된다.

한시라도 빨리 돌려야 한다.

그래서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하도록

몸을 숙련시켜야 한다.


“우리는 탁월성을 추구한다.

우리는 에로틱하다.

에로틱하다는 것은 세상에 결코

완전히 머물지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늘 가는 중이다.”


숙련에 끝은 없다.

죽을 때까지 그 길을 갈 뿐이다.

그 불완전성을 에로틱하게 느껴야

끝까지 갈 수 있다.


몸으로 생각하는 두 번째  예는 도박이다.


우리는 대부분 자유를 선택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 뿌리를 칸트라고 말한다.


“칸트는 도덕이 경험의 영역이 아니라

이성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경험과 달리 이성의 영역은 자유롭다.


“여기서 선택은 무조건적 의지의

순수한 표출로 이해된다.”

이렇게 칸트가 말한

선택의 자유가 소비자본주의의

중심과 토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선택지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그 자유를 받드는 하인 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면

자유롭다 생각한다.

사실 모든 선택지는 누군가가 제시한 것 중에서

하는 것뿐인데 말이다.

제시하는 사람이 선택을 조종할 수 있다.

선택하는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소비자본주의와 도박산업이 만나면 중독을 일으킨다.


“도박꾼의 목표는 통념과 달리

돈을 따는 것이 아니며

이들의 목표는 삼매경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행위가 슬롯머신의 동작과 구별되지 않는 경지다.”


“인간은 패턴을 탐지하는 일에 고도로 민감하며,

이것은 능력을 획득하려는 욕구와 분명히 연관되어 있다.”


인간의 능력을 획득하려는 욕구에

도박은 <무작위 강화>라는

패턴을 깨는 조건을 통해

중독에 빠지게 된다.


무작위 강화란 랜덤하게

보상이 주어지는걸 말한다.

반대로 계속해서 보상이 오면

중독이 안되나 보다.


우리가 숙련을 통해

능력을 획득하려 할 때

선택의 자유라는 착각과 함께

무작위적 보상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자 이제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결론이다.


우리는 정신이나 마음이 아니라

몸을 통해 생각한다.

우리는 몸을 단련시키고 숙련시켜서,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선택하고,

어떻게 의미를 지어낼지 선택할 수 있을 만큼,

한 단계 높은 생각 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성인이 되어서 이런 선택을 하지 못하면

완전히 좆되기 때문입니다. - 캐니언 대학 졸업 축사, 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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