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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톤 Mar 12. 2022

8년차 출판사 북스톤의 일하는 방식

모든 사람이 지적 생산자가 되는 세상

그러니까, 생각의 시작은 스타트업 김대표였다. 몇 달 동안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가상 캐릭터. 그는 1986년생으로 서울 대치동에 살며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 하버드대학을 거쳐 서울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신생기업(스타트업)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다. 물론 나이스한 엄친아 프로필과 달리, 트위터에 올라오는 김대표의 행보는 가식적이다 못해 유아적이었다. 심지어 프로필 속 팔짱을 낀 포즈마저도. 재미와 재치로 넘기기엔 다소 황당한 멘션을 보며 ‘나도 출판사 김실장 계정이나 만들어볼까?’ 하며 지인들과 깔깔대며 웃었지만, 정작 머릿속은 어지러워졌다. 왜 ‘대표’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영웅이 되거나 욕을 먹는 걸까. 대표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아니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실장이라는 직책으로 일하고 있지만 동업으로 출발한 회사였기에, 대표의 영역에는 어느 정도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다만 조금 더 먼저 출발한 선배의 포지션에서 일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과 회사를 이끄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창업한 회사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세상을 바꾸겠노라며 의기충천한 창고형 창업도 아니었다. 굳이 정의하자면 하던 일을 계속하는 생계형 의기투합에 가까웠다. 같이 일하면 즐거운 사람들끼리 회사를 차리면 일도 잘될 거라는 논리와 낭만이 섞인 시작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그 아름다운 믿음이 깨지지 않고 있으니 성공한 창업인 건 확실했다.


그럼에도 우리 회사가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 조직을 어떻게 그려갈지는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니, 머리를 맞대긴 했으나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다. 그렇게 많은 경영서를 읽고 만들면서도 정작 우리의 비전과 미션,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이다. 은연중에 출판사는 책만 잘 만들면 된다는 자신감 비슷한 우물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책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전문성과 색깔을 갖춘 1인(소규모) 출판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흐름도 대세가 되었지만, 이도저도 아닌 우리는 막연하게 우리의 방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바꾸어야 할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도 방향을 고민한 이유가 되었다. 물론 잘 바꾸어야 지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과거에는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이 저자라는 이름으로 책을 썼다면, 지금의 독자는 자신과 먼 거리에 있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인물을 선호한다. 저자의 스펙과 커리어보다 평소 그의 SNS에서 드러나는 생각과 행동, 성실하고 재치 있는 일상이 책의 판매를 리드한다. 잘 팔리기만 하면 만사 OK였던 표지보다 저자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을 하는 것, 책의 분량 대신 책을 보여주는 방식에 주목하는 것, 책은 서점에 깔리지만 실제 책이 팔리는 플랫폼은 유튜브나 SNS라는 것…. 이 모든 변화는 어쩌면 다음의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나 책을 낼 수 없는 시대에서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


변화는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동시에, 조급한 마음이 들게 한다. 누구나 컨텐츠를 개인의 이름으로 발행하고 심지어 출판사라는 조직보다 잘 파는 모습을 보면서, 한 권의 책보다 한 편의 디지털 컨텐츠에 밑줄을 긋는 것이 당연해지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하고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간이 많아졌다.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의 책을 출간하기도 하고, 글쓰기 커뮤니티를 모집하거나 B2B 영상 컨텐츠를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다른 일’을 시도 하는 시간을 늘려갔다. 수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것 같지만), 다행히도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그냥 하지 말라는 것.


“쉽지 않은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단 도전!’ 하는 식으로 그냥 하지 말고, 세상의 변화에 내 몸을 맞추는 과정을 성실하게 치러내시길 바랍니다. 성실은 의미를 밝히고 끈기 있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근면은 생각이 배제된 성실함이고요. 앞으로의 시대는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닌 궁리하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지 말라(Don’t just Do it)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북스톤) 중에서.


작년 가을, 북스톤에서 펴낸 책 <그냥 하지 말라> 에서도 전하는 메시지다. 그렇다.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고, 방향이 맞다면 속도가 더 당겨지거나 늦춰질지언정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변화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받아들였으니 어디로 갈지 방향을 모색하고 정하고 실행할 일만 남았다. 이제 만 7년, 7명이 일하는 작은 출판사는 이러한 생각의 정비를 거쳐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해보았다. 다행이라면, 지금까지와 다른 일은 아니어도 지금까지와 다르게 일해보자는 모두의 합의가 있었고, 우리의 생각이 엄청난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아도 낙담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조직의 방향을 다듬는 과정에서 7명의 의견을 좀 더 잘 취합하고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그렇게 내가 북스톤의 두 번째 대표를 맡게 되었다. 사실 지금의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맡고 싶은 포지션이 대표는 아니지만, 3년 후 다른 사람에게 바톤을 넘겨줄 수 있는 대표라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송길영 저자의 에필로그처럼 3년 후에도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줄 안다면, 그 자체만으로 성공일 것이다. 3년 후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하며 남기는 기록.




북스톤

1) 비전 : 지적 생산자를 위한 No.1 콘텐츠 파트너

: 모든 사람이 지적 생산자가 되는 


2) 미션 : 나답게 일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데 기여하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3) 핵심가치 : 모든 활동의 원칙과 기준이 되는 일관성

1.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합니다.  

2.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3. 지금,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을 합니다.

4. 색깔이 분명한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5.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자아를 실현합니다.


4) 북스톤의 일하는 방식

1. 창의력, 협업능력, 빠른 의사결정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2. 아는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 개인의 경쟁력이다.

3. 신뢰는 인정이 아니라 스스로 요구하는 것이다.

4. 평가 대신 피드백, 보고 대신 공유를.  

5. 비대면 커뮤니케이션과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의적절하게.

6. 성장하려는 노력, 실행, 결과까지 포함하여 평가한다.

7.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나누어 생각한다.

8. 일할 때에는 목적과 기간, 리소스, 공유대상자, 결과가 미치는 영향력까지 고려한다.

9.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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