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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Apr 27. 2019

2주 만에 돌아온 도쿄

2017.6.14~2017.6.24 ③

감독 생일 이벤트 당일이다. 나는 옮긴 숙소에 누워 저녁에 바에서 합류하자는 연락을 받고 잠시 멍했었다. 지금 와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같이 놀고 싶은데...라는 마음이 서운함을 불렀던 것 같다. 이런 사소한 경험들의 연속이 아직 그들이 나를 좋아하게 된 만큼 내가 그들을 좋아할 수 없는 까닭인 듯도 싶다.



하릴없이 배는 고파졌고, 나는 지난 여행 마지막날 들렀던 카페로 향했다. 간단히 커피랑 프레스 샌드위치로 요기를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2주 전에 방문했던 덕분인지 나를 기억해 준 할아버지 마스터와 점심 먹으러 온 손님과 이야기가 길어지며 음료 한 잔을 더 시켜 실컷 수다를 떨고 나왔다. 할아버지 마스터는 풍선으로 꽃도 만들어 줬는데, 진심 초딩 이후로 처음 받아보는 꽃풍선이라 한국까지 가지고 돌아왔다. 지금은 바람 빠져 쪼글쪼글해졌지만... 여튼 이분은 겨울연가를 재밌게 봤다며 나보고 겨울연가의 유진을 닮았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새어나와 버린 웃음 죄송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그 마르고 작은 몸집으로 나를 업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너무나도 죄송스러웠다 나의 무게...



이번 여행을 오면서 감독 선물을 준비할까 말까 하다가 여분의 술을 가져온 게 있어서 그걸 주기로 하고, 하... 할 줄 아는 건 글쓰기 밖에 없는 나 편지를 또 써 주네... 다 쓰고 찍어 둔 사진을 보면서 가끔 내가 울컥할 정도로 명문장이고 참... 어디서도 일본인끼리 이런 마음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없을 터다... 돈키호테에서 편지지를 사서 늘 가는 미야마에서 편지를 썼다. 그리고 바에 가서 얌전히 기다렸다. 이리에상 등등 드래곤볼 의상을 입고 준비하고 있었다.



편지랑 술을 건네니 즉석에서 읽으려고 해서 팬티 속에 넣어버렸다 ㅋㅋㅋ 2층에서 샴페인 까고 좀 노닥거리다가 다같이 잔지바루로 향했다. 이날 쿳상과의 운명적 만남이... 잔지바루는 잘 가지 않는 곳이라 거기 단골들과 만나고 마시다 보니 또 아침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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