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아름드리 예술교실> 참여 예술강사 대상 워크숍 진행 후기
예술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종사자들은 막상 '나'를 위한 예술을 누릴 여유가 많지 않다. 예술이 곧 '업'이기 때문에 예술이 지닌 긍정적인 기능과 효용성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감수성 증진, 인성 함양, 정서 안정, 창의성 개발 등 다양한 목적에 의해 진행되는 예술교육은 인간의 전인적 삶을 견인한다. 그러나 정작 예술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종사자들은 막상 '나'를 위한 예술을 누릴 여유가 많지 않다.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은 개개인이 모두 다를지라도, 큰 틀에서 보면 예술이 곧 '업'이기 때문에 예술이 지닌 긍정적인 기능과 효용성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이 되는 순간 예술적 행위 자체가 업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때문에 불편해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온전히 '우리'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예술강사 워크숍이라고 하면 보통은 '역량 강화' 교육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다. 분야를 막론하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업이라면, 자발적인 역량개발은 단연 필수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역량 강화'라는 용어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자발적이지 않은 필수 참여형 집체교육의 경우 그 대상들의 역량과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다. 내가 기획자일 때도, 참여자일 때도 입장은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낀적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워크숍을 조금 다르게 진행하고 싶었다. <2024 KT&G 아름드리 예술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문밖세상 소속 예술강사들의 경우 그룹별로 매월 정기적인 연구회의를 진행하고 있고, 수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서 교육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수역량의 격차를 많이 좁혀놓은 상태이다. 한마디로 이미 다들 너무 잘해주고 있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이번 만큼은 교육형 워크숍이 아니라, 예술교육 참여자들처럼 예술적 경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우리 일(수업 경과 공유) 얘기는 언제 해요?"라는 한 강사의 질문에 나는 "오늘 일 얘기는 안 할건데요."라고 답변을 했다. 그렇게 우린 휴일에 모여 앉아서 맛있는 밥을 먹고 그림을 그리고 수다를 떨었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연의 효과가 만들어낸 선질, 그리고 선과 선이 만나서 만들어낸 면들을 아무생각없이 칠하면서 고단한 일상을 힐링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 진짜 오늘 너무너무 재밌어요!", "아이들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아무생각도 안하면서 막 칠하고 있어요!"라는 강사들의 반응을 보니 내 의도가 제대로 실현되었구나 싶었다.
하반기 워크숍을 기약하며, 웃으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목적달성을 제대로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그래서인지 혼자 남아서 설거지를 하고 공간을 뒷정리하는 게 조금도 힘들지가 않았다.
<2024 KT&G 아름드리 예술교실>
- 상반기 예술강사 워크숍(15명 중 12명 참석)
○ 일시 : 06. 30(일), 11:30~18:00
○ 장소 : 문밖세상 아트앤티룸
○ 드레스코드 : 블루
○ 프로그램
- 11:30~13:00 점심식사&수업경과 공유
- 13:00~16:00 드로잉 워크숍
- 16:00~ 뒷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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