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G/포숑 생일 기념 홍차 비교
며칠 전, 한 온라인 샵으로부터 생일을 미리 축하한다며 쿠폰을 받았다. 요즘은 점점 생일이라는 날짜에도 무감각해진다. 사회인이 되면서부터 매년 같은 사람들과 같은 형태로 생일을 보내서 일까. 생일에만 누릴 수 있는 추억은 점점 빛이 바래간다. 그래도 가끔은 개성 있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축하할 수 있지 않을까?
외국의 몇몇 홍차 브랜드들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블렌딩을 만들고 생일이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홍차 브랜드들이 흥망성쇠를 반복했다. 그중에서도 TWG와 포숑은 국내에 카페형 매장이 있고, 면세점이나 가까운 외국에서도 접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듯하다. 오늘은 이 두 브랜드의 생일 차를 마셔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그니쳐 색상이 노란색인 TWG의 생일 차 블렌딩은 분홍색을 연상시키고 포숑은 그 반대다. 딸기향과 바닐라향이 두드러지며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 차를 '레드베리와 바닐라를 첨가한 부드러운 홍차'로 소개한다. TWG를 위한 기념차는 아니며, 기쁨과 축하의 메시지를 TWG의 방식으로 해석한 블렌딩이라 볼 수 있다. 이 차를 마시면 핑크색 초콜릿을 토핑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연상하게 된다. 바닐라향이 너무 짙으면 느끼하고 딸기향이 과하면 시럽 같은 감초 맛이 나는데 그런 느낌 없이 달게 넘어가는 차이다.
열대의 페스티벌처럼 액티브한 노란색,
약간 스모키한 시트러스 향이 바로 강렬한 노란색을 떠오르게 한다. 블렌딩 정보를 찾아보니 향기의 주인공은 패션프룻과 라임, 파인애플이었다. 망고, 매리골드, 장미꽃잎 또한 블렌딩 되어 시각적으로도 노란색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맛은 스모키함과 함께 약간 떫게 퍼지는 듯하다. 열대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비가 와서 살짝 자욱한 밀림의 느낌이다.
'생일'을 테마로 한 차들을 처음 접할 때 약간 편견도 있었다. 생일을 축하하는 화려한 향에 치중하다가 맛을 잃어버릴까 봐서였다. 그러나 TWG의 생일 차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매일 마시기에도 좋을 듯하며, 포숑의 생일 차는 오늘 처음 접했지만 상당히 균형 잡힌 느낌을 주는 차였다. 특별히 고른 생일 차와 함께 나만을 위한 찻자리를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 티 레시피
- 끓는 물, 3g, 300ml, 2분 30초
- 입자가 자잘한 차들은 금방 우러나서, 3분보다 조금 짧게 우리는 것이 입맛에 맞았다.
- 티푸드 없이 마셨으나, 케이크나 안에 잼 들어있는 과자가 있으면 좋겠다. 얼그레이 자몽맛 과자(그X쉘)가 포숑 차와 어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