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네아 Aug 26. 2018

런던을 걷다, 홍차를 마시면서(1)

런던의 명소 이름을 딴 홍차 이야기 첫 번째 - 위타드 피카딜리 블렌드

런던의 색이 가장 짙은 장소는 어디인가? 누구에게는 빅벤이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버킹엄 궁전이 될 수도 있다. 런던 여행을 계획하면서는 런던아이를 보면서 템즈강을 걸을 때 가장 런던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처음 피카딜리에 발을 디딘 순간, 거리마다 걸려있는 영국 깃발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거리는 런던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확 와 닿았다.

피카딜리를 찾은 이유는 포트넘 앤 메이슨을 방문하기 위함이었지만, 포트넘 앤 메이슨을 나와 내셔널 갤러리, 템즈강과 런던 아이까지 걷는 여정도 꽤 흥미로웠다. 캐스 키드슨이나 바버 매장 등을 기웃거리며 쇼핑하기도 하고 트라팔가 광장에서 런던 건물들의 차가움을 처음 느껴보기도 했다.


몸은 힘들지만 런던 산책을 직접 해보면서 상상 속 전설의 도시가 몸으로 스며든 느낌이었다. 신나기도 했고 달콤하기도 했으며 상상의 거품이 꺼져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영국의 포트넘 앤 메이슨과 쌍벽을 이루는 홍차 브랜드 위타드가 있다. 런던 여행으로 검색하다 보면 몇몇 블로그에서는 '포트넘 앤 메이슨은 너무 비싸지만, 위타드는 적당히 싸고 좋다.'는 평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포트넘 앤 메이슨의 가격 때문에 대체재로 선택되기에는 위타드만의 개성이 아쉽다. 위타드 매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기자기한 장미 정원에서 차를 마셔야 할 것 같은, 그러나 너무 귀족적이고 딱딱하지는 않은 사랑스러운 느낌이다.

마침 피카딜리의 이름을 딴 '피카딜리 블렌드'라는 홍차가 눈에 띄었고, 장미와 딸기 그리고 연꽃 향을 가미했다는 설명에 괜찮을 듯하여 구매했다.

  

피카딜리 블렌드는 6월의 어느 날 처음 개봉했다. 런던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기에 은연중에 추억거리가 필요해서였는지 모른다.

분홍색 꽃잎이 가득 들어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의외로 파란 수레국화 꽃잎이 블렌딩 되었다. 물론 우린 차는 설명에 충실하게 달콤한 딸기향이 났고, 꽃향도 같이 났기 때문에 딸기향도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위타드가 왜 이렇게 달콤한 향에 피카딜리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홈페이지에 정확하게 게재하지는 않았으나, 피카딜리의 활기찬 축제 분위기와 재미있는 볼거리들을 상상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티 레시피

- 끓는 물, 6g, 600ml, 2분 30초~3분

- 실수로 3분 30초를 우린 적이 있는데 떫은맛이 올라왔다.

- 위타드 홈페이지에서는 티푸드로 달콤한 케이크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녹차 생크림 케이크랑 같이 먹어도 궁합이 맞을 것 같다. 꽃만 가득한 공간에 푸른 잎사귀를 꽂아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탄산수 냉침도 매력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차, 영국의 장미향을 머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