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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네아 Sep 16. 2018

런던을 걷다, 홍차를 마시면서(3)

런던의 명소 이름을 딴 홍차 이야기 세 번째 - 얌차 노팅힐

런던 여행 중 아쉬웠던 점은 주택 형태가 차갑고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었다. 2층짜리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 몇몇 지하철역을 지나 골목으로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다 그곳이 그곳 같은 착각이 들고는 했다. 테이트 모던부터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걸으면서 흰색과 잿빛의 건축물에 약간 질리려는 토요일 오후, 노팅힐에서 열리는 포토벨로 마켓이 일요일에는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늦게 알고 다급하게 노팅힐로 향했다.

포토벨로 마켓은 빈티지 제품이 대부분이라 매우 사고 싶은 물건은 없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아기자기하고 영국스러운 골목을 걸으며 금세 기분에 활기가 돌았다. 노팅힐 하면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건물이다. 주택과 상가 모두 파스텔톤으로 색칠된 거리는 관광객들이 연신 셔터를 누르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알록달록하고 활기차면서도 아기자기한 노팅힐의 이미지를 얌차(Yumchaa)가 차로 표현해냈다. 노팅힐의 이름이 붙은 이 차는 시각적으로 최대한 많은 색상을 담으려고 노력한 듯하다. 아래 블렌딩 정보에서 알 수 있듯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파란색이 모두 들어갔다.

사진 출처 : 얌차 공식 홈페이지

베이스 홍차 : Keemun black tea(기문 홍차)

블렌딩 정보 : apricot pieces(살구 조각), strawberries(딸기), marigold blossoms(매리골드 꽃잎-노란색), cornflowers(수레국화-파란색)


우려내면 살구향이 화사하게 퍼지면서 어느 정도 쓴맛도 나니 잼이 잔뜩 들어간 쿠키를 먹고 싶어 지게 한다.

살구 과육만으로는 날 수 없는 향으로, 살구 가향을 추가로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노팅힐>에 나오는 '꿀에 절인 살구'를 모티브로 한 향이다.


"Would you like something to eat? Uh, something to nibble? Um, apricots, soaked in honey? Quite why, no one knows, because it stops them tasting of apricots, and makes them taste like honey. and if you wanted honey, you'd just buy honey instead of apricots. "


노팅힐을 다녀왔고 영화까지 본 적 있는 차 애호가라면, 이 차를 통해 노팅힐을 찻잔에 담아 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의 분위기를 오감으로 추억하면서 매일매일을 컬러풀하게 살아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티 레시피

- 끓는 물, 6g, 600ml, 3분

- 살구 가향이 너무 강해서 콜드브루 아이스티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건엽에서도 자연스러운 과일 향이 나는 차들이 콜드브루 아이스티에 어울린다.

- 살구잼이 발린 쿠키와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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