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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네아 Oct 09. 2018

소확행이 아닌 휘게 라이프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 『휘게 스타일』

두 책 다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를 알리는 책이지만 다가가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전자는 휘게의 개념을 설명하고 실천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후자는 휘게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조명하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휘게를 모닥불과 주황색 조명이 비치는 아늑한 공간의 분위기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휘게는 덴마크 사람들의 몸에 밴 삶의 양식이다. 나 자신과의 관계를 위한 달콤한 휴식, 친밀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돋우는 소소한 활동들이다.


북유럽식 인테리어를 갖추지 않은 한국의 평범한 집에서도 휘게를 실천할 수 있다. 두 책에서 소개된 휘게 활동 중 마음만 먹으면 실천 가능한 것도 있다.


공공 텃밭 조성하기&바비큐 파티, 과수원 체험, 바닷가 소풍, 포틀럭 파티, 드라마 모임, 야외영화 상영회, 초콜릿이나 잼, 케이크 같은 단 것, 차 마시기, 은은한 조명, 독서, 음악, 식물 가꾸기, 여행에서 사온 기념품을 일상에서 사용하기, 사진첩 만들기, 현재에 충실하기, 예전에 받았던 편지들 다시 읽어보기, 캐주얼한 만남...


가끔 이러한 활동을 사진으로 남겨서 올리면 '소확행이네' 라는 반응을 접하곤 한다. 휘게와 소확행을 동시에 검색해도 둘은 거의 비슷한 개념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책을 읽은 후 '소확행'과 '휘게'의 분위기는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의 소확행은 주로 소비 트렌드를 표현하는 단어이며 근본적인 생활 양식이라든가 관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휘겔리한 관계는 외국인으로서 온전하게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운 개념이지만, 적어도 내가 느낀 바로는 유대감을 중시하되 공동체의 속박과는 무관하며, 사람을 등지지 않되 떠들썩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에 나온 대로 휘게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잘 맞는 사교 방식이다.


다이나믹하고 빠름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 중 MBTI에서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유형이 ISTJ라고 한다. ISTJ에서의 'I'가 바로 에너지의 초점이 내면으로 향하는 내향성을 의미한다. 알고보면 내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도, 휘게를 통해 여러 다양한 관계들이 더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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