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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네아 Jan 13. 2020

브런치 작가에서 출간 계약까지 딱 9개월

막연해 보이던 책 출간, 브런치가 아니면 불가능했습니다

브런치 글에 '훅' 하고 달린 출간 제안 댓글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언젠가는 출간을 해야지...' 막연한 목표였다. 지금 쓰는 글로 당장 책이 되는 건 환상이라고 여겼다. 무엇보다도 대중에게 크게 어필되지 않는 분야(홍차)인 데다가, 애초에 어느 정도 홍차를 좋아하고 알고 싶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글이었다.


그런데 '언제까지 브런치에 글을 몇 편 쓰고, SNS 인지도를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올리고, 어디에서 책 쓰기 수업을 들은 후 출판사에 출간 기획서를 이러저러하게 써서 책을 내야겠다.........'는 막연한 계획은 단 하나의 댓글과 한 통의 메일로 끝이 나버렸다.

저희의 기획에 적합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신 것 같아 집필 관련 메일을 드립니다.


이럴 수가!



출판사와 일사천리로 진행된 미팅

출판사는 디지털북스 계열의 인문/예술 도서를 전문으로 하는 '제이앤제이제이'였다. 브런치에 쓴 글을 이미 보시고 연락을 주신 거다 보니, 기획 의도나 형식을 조율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단, 브런치의 글이 홍차 입문자에게는 다소 기본 설명이 부족한 편인데 출판사에서는 홍차 입문자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원했다. 하지만 나도 편집자님도 기본적인 홍차 지식과 잎 사진을 나열하는 지루한 책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미팅 후에도 메일로 목차 가안을 보내고 샘플 글을 세 편쯤 써서 구성 관련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하는 목차와 방향이 정해지고, "글을 좀  적이 있으시나 봐요"라는 기분 좋은 칭찬을 들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 첫 글을 발행한 지 9개월 만에 첫 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되었다.



'나'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쓰게 하는 브런치

심리/인성 검사를 하면 장점으로 '자기 성찰에 뛰어남', '계획적인', '성실함'등의 단어를 접해왔다. 반면 미리 고민하고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나의 단점이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계속 미뤄온 것도 내게 맞는, 지속 가능한 컨셉을 계속 고민하느라 시간을 많이 써서다. (그래서인지 브런치 작가 신청 첫 시도에 바로 통과하기는 했다.)

고민 끝에 일단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어쩌다 유입되는 독자들을 의식하게 되었다. '개인화 마케팅', '큐레이션'은 화두를 넘어 일상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브런치도 큐레이션으로 글을 보여주다 보니 꼭 좋아요나 팔로워 수가 많은 사람들의 글만 노출되진 않는다. 그런 시스템 덕분에, 내 계정에 유입된 분들은 정말 적더라도 홍차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겠거니 싶어서 은근히 힘이 되었다.

늘 독자로서 좋아해왔던 광화문 교보문고 신간 코너에 <리네아의 홍차 클래스>가 서있다..!



책을 내면서 생긴 여러 가지 자신감

여기서의 자신감은 '이제 책을 냈으니 끝! 목표 달성!'은 아니다.


1. 피드백으로 채워가는 나

주변 친구나 지인들은 평소 내 글이 어떻다는 말을 거의 안 하지만, 일단 책을 내고 나니 축하를 겸하여 여러 종류의 피드백을 주곤 한다. 난 이러이러한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혼자서만 생각해왔는데, 객관적인 시선을 많이 받아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작가들에게 피드백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도 알았고,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은 작가를 만난다면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고 싶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2. 예전보다 능숙해진 시간관리

글이 안 써지는데 시간만 가고, 회사 업무가 바쁘기라도 하면 글 쓸 시간 확보가 힘들었다. 글쓰기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여러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루틴이 만들어졌다.


3.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믿음 

책 분량을 빨리 뽑으려면 전반적인 글의 흐름과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걸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잘 이해하게 되었고, 책과 연결 지어 나를 소개하기에도 훨씬 수월해졌다.


잘 팔리는 책을 쓰면 수입 면에서는 더 좋겠지만, 책 출간의 목적 중 나의 브랜딩을 우선순위로 해야 한다는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니즈에 부합하는 플랫폼은 브런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2020년은 적어도 내가 이런 책을 썼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충실하게 알리고, 플러스알파가 되도록 하는 해로 보내고자 한다!


독자님의 2020년에는 어떤 계획이 자리하고 있으신지요?

출간에 뜻이 있는데 막연하고 두렵다면,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 그렇게 약 2주 전에 나온 저의 책, 『리네아의 홍차 클래스』는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모두 구매 가능합니다. 이제 e-book으로도 출간됐어요!


- 교보문고 : https://bit.ly/2YMcbV9

- 예스24 : https://bit.ly/2LNBukB

- 알라딘 : https://bit.ly/2LLCNAv  

- 인터파크 : https://bit.ly/2PdQLNt


** 집필 과정이나 글쓰기에 대한 글도 출판사와 논의 후 차차 올려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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