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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를 피하라: BTS와 만두

돈을 더 많이 번 쪽은 어디일까

BTS를 키워낸 빅히트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서울대 인문대 출신 작곡가의 창업. 아이돌 비하 풍조에 아랑곳 하지 않고 키워낸 BTS의 대박 신화와 K-pop 열풍. 빅히트가 상장까지 달려온 과정을 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다.


재무적으로도 훌륭하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5872억 원, 영업이익은 987억 원이라고 한다. 업계 매출 1위 SM의 경우 매출은 6578억 원으로 더 높지만 영업이익은 403억 원으로 빅히트의 반에도 못 미친다. SM, JYP, YG 3사의 영업이익을 다 합쳐도 빅히트 보다 낮다고 하니 BTS의 위세를 실감할 수 있다.


다만 매출 사이즈를 보면 확실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시장 규모가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운영하는 크래프톤이 2020년 1분기에만 올린 매출이 5천억, 영업이익이 3천 5백억 원이라고 한다. 전세계를 호령하는 BTS가 1년 동안 번 돈을 배틀그라운드 게임은 3개월만에 다 벌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더 와닿는 비교를 들자면, 비비고 같은 제품들이 경쟁하는 우리나라 만두시장 규모가 5천억 원이고, 국내 닭고기 1위 업체인 하림의 연매출이 8천억 원이다. BTS가 열심히 해외 공연하고 광고도 찍고 음원도 팔아서 미국, 유럽에서 벌어온 돈이 전국민 1년치 만두 값 보다는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음악시장 전체가 크게 잡아도 1.5 ~ 2조 원 남짓 할텐데, 치킨 시장 사이즈 8조에 비하면 아예 비교 불가다.


물론 BTS의 활약이 전세계의 팬들에게 창출한 무형적인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가치가 꼭 돈으로 환산되지는 않는다. 그나마 번 돈의 대부분은 당연히 아티스트 본인들과 회사의 대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여지도 있다. 문화예술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직장인으로서 생계유지한다는 측면에서만 봤을 때에는, 식품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 수도 있다. 아이돌의 팬이 되는 것과 소속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영화 제작사에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좋아하는 분야라고 해서 커리어까지 섣불리 결정하면 안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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