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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디지털인 세상에 대비하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잡아먹고 있다

구글이 보안업체 ADT에 5천억 원을 투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ADT는 한국인들에게는 'ADT 캡스'로 익숙한 미국 보안업체이다. ADT의 한국 사업이었던 'ADT 캡스'는 사모펀드의 손을 거쳤다가 현재는 SK그룹 산하로 편입되었다. 이번 구글의 파트너십 계약은 한국의 캡스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 ADT 미국 법인과 체결된 것이다. 검색엔진 회사가 왜 경비보안업체에 큰 돈을 투자한 것일까?


구글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DT의 650만 고객에게 네스트 제품을 공급할 기회를 얻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가 본업이다 보니 네스트 하드웨어 실적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본 계약 한 번으로 유저 베이스를 확 늘리게 되었다. ADT는 구글의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퀄리티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방범용 카메라, 디지털 도어락 등 ADT가 설치하는 각종 보안 장치에 구글의 첨단 기술을 넣고, 구글 홈 미니와 같은 기존 스마트 홈 디바이스에 연계시킬 구상도 있다고 한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보안 경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높은 정확도로 가려내는 AI를 개발한다고 하고, ADT 직원들은 고객이 구글 네스트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출장 서비스로 돕는다고 하니, 이미 구체적인 시너지까지 검토가 다 끝난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잡아먹고 있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 마크 안드레센 넷스케이프 창업자 / A16Z 벤처캐피탈 파트너 -


마크 안드레센이 저 말을 처음 한 때가 2011년이다. 그때만 해도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성장한다 한들 세상을 잡아먹을 정도까지 되겠나 싶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에서는 몰라도 한국에는 별 영향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2011년 취준생들 입사선호도 조사 결과 1등은 삼성전자, 2등은 국민은행, 3등은 대한항공이었다.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에 들어가면 '신이 내린 직장'이라면서 엄청 축하해 주던 시절이었다. 


10년이 지나보니 소프트웨어가 정말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2020년 입사선호도 1위는 카카오, 2위 삼성전자, 3위 네이버이다. 1위부터 3위까지 전부 테크기업이고 카카오와 네이버는 하드웨어 사업이 없는, 소프트웨어 중심 플랫폼 기업이다. 삼성전자야 워낙 잘해오던 회사이지만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올라온 것이 참 대단하다. 하긴, 경비보안업체와 구글이 함께 일할 줄 10년 전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직장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업계, 모든 직렬에서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소프트웨어가 어떤 식으로 적용될 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갑자기 무슨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전직하라는 말이 아니다. 업무가 디지털화 된 후에 더 필요해질 스킬이나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 없이 중요할 부분에 역량을 길러야 변화의 때가 왔을 때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 가령, 데이터 분석역량을 기르고,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이해하고,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의 이점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당신의 직업적, 경제적 안정을 위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조직관리나 기업문화처럼 디지털로 효율을 올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핵심인 분야는 10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세계 정복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고, 당신도 피해갈 수 없다.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니 각자에게 맞는 생존법을 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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