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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이너 일상 Apr 19. 2024

일본 디자이너의 회고록 <삶을 읽는 사고>

사토 다쿠

<삶을 읽는 사고>는 일본 상업 그래픽 디자인계 제일선에서 활약 중인 사토 다쿠가 삶과 디자인에 관한 경험과 생각을 풀어낸 책이다. 롯데 자일리톨 껌, 메이지유업 맛있는우유, 닛카위스키 퓨어몰트의 성공적 패키지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사토 다쿠. 세상이 흔히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자아’나 ‘개성’보다는 ‘유연함’과 말랑한 ‘소성’을 강조하고, ‘적당함’이나 ‘위화감’ 같은 개념의 숨겨진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의 시각은, 더 좋은 삶을 위해서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한지를 본질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 니즈 >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디자인일까.


디자이너 친구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는 디자인을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서비스와 기능이라면

굳이 디자인이 필요 없을수도 있다.


이것은 디자인을 더 큰 개념으로 확장 한 것인데,

예쁘고 정돈되게 만드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124p

식품 디자인은 아름다움보다는 맛있어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아름다워서 나쁠 것은 없지만 아무리 아름다워도 침이 나오게 하지 못하면 식품으로써 흥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123p.

이상한 것에 대한 사랑

'의식'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그런 척 하지만) '본능'은 그렇지 않은 무엇인가를 순수하게 요구한다.

이는 항상 아름다움을 생각해야 하는 화장품 디자인과 군침이 돌아야 하는 식품디자인의 차이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 완성도 >


물론 브랜딩이나 시각의 경우 스토리와 더불어 조형의 완성도까지 필수적인 요소일것이다.

과거에 디자인을 할 때에는 템플릿이나 소스에 많이 의존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취미로 노래를 만들고 디자인도 계속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내가 좋다고 느끼는 지점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만지고, 이정도면 되었다고 정하는 때가 끝나는 지점이 된다.

힘들어서 여기까지밖에 못하겠다고 하면 그게 피니쉬가 된다.

귀찮아서 여기서 끝내자고 하면 결과물이 완료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에는 작업 하나 하나 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지 않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38p

몇 번이나 증류소를 드나들며 취재하면서 그때마다 받은 인상을 잊지 않고 짧은 문장으로 언어화해두었다.

그것은 나중에 발상의 원점과 연결되었다.

그떄그때 느낀 감각과 감정을 놓치지 않고 언어로 기록해두는 태도는 디자인 작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 그 외 >


p62. 디자인의 기본은 '사이로 들어가 연결하기'. 두 가지 이상의 사이로 들어가 양쪽을 연결하려면 그때마다 연결 방법이 달라진다. 어떤 상황에서건 임기응변으로 연결 될 수 있도록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 말로 소성을 바탕으로 삼는 '부드러운' 자세다. 


p63.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자기표현을 하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디자인이 자기표현 행위가 될 수 있기는 하지만, 자기표현이 디자인의 본질은 아니다.

일정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 사고를 바꾸면 형태가 어떻게 변하건 자신은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p68. 누구나 지닌 감성을 더욱 살리는 능력, 즉 감지한 내용을 세상에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로 변환해가는 능력을 기술로서 갖추는 것이 디자이너의 본분이다.

디자인은 특수한 기능이 아니라 일상적인 감각을 살리는 일이다. 때문에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상대방이 이해할 만한 말로 언어화해서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p87. 눈에 띄도록 장식하는 것만이 디자인은 아니기 때문에 24시간 잠자코 식품을 보존해주는 기능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한다. 


p110. 디자인은 그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된 물건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관계 속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각자의 가치관과 관계성을 가질 수 있는 적당한 영역에서 멈추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며, 거기서 '여유' 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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