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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우림 Apr 21. 2016

선출되지 않은 권력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봤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종교권력의 타락과 이를 눈 감는 사람들을 고발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닌다. 영화는 현대 종교가 어떻게 권력화 되는지를 보여준다. 권력은 남을 복종시키고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종교권력은 오랫동안 견제받지 않아왔다. 신성 집단인 종교의 타락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데 사람들의 믿음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교 집단 내부의 자정작용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하지만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인 로드 액턴이 했던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말을 성직자들 역시 피해갈 수는 없는 듯하다. 절대권력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말한다.


 몇 해 전 한겨레 신문사 공채 논술 시험에 “한국 사회의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논제가 나왔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권력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것이다. 국민은 투표와 이를 통한 선출 과정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위임한다. 선출된 권력은 위임자인 국민들의 견제를 받는다.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충분한 견제를 받지 않는다. 견제 되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거나 폭주하기 마련이다.


 지난 3월 우리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테러방지법이 반대돼 온 가장 큰 이유는 이 법으로 인해 국정원의 힘이 필요 이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입법 예고된 테러방지법 시행령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불안을 현실화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을 통제하고 감시할만한 장치들이 필요하지만 견제장치라고 나온 인권보호관은 그 권한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김종인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며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면 수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당 역시 같은 약속을 했다. 그 약속들은 하루빨리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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