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다투었다.
일은 많은데 후배는 하려고 하지 않고
나는 나름대로 힘든 마음에 언성이 높아졌다.
며칠이 지나
단둘이 사무실에 앉아있을 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제가 그땐 죄송했습니다."
그 말에 선배는 담아왔던 말을 꺼냈다.
네가 그렇게 말할 줄 몰랐다.
나도 나름대로 너에게 잘해준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다.
다만 이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다투고 서먹서먹해지기는 쉽다.
다만 그렇게 꼬인 관계를
풀어내기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회사에서 적게는 9시간에서
많게는 12시간 이상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
그들과 관계가 좋지 않으면
주눅들고 괜히 마음이 좋지 않다
하지만 그들과 평화를 다시 찾게 되면
조금의 정을 더 나눌 수 있고
끈끈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
저 사람이 나만큼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받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저 사람은 그만한 경력기간 동안
우리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으니까
그리고 내 선배로써 잘해주시니까하고
기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가끔은 내 안의 작은 악마가
나에게 분노를 자극할 때가 있다.
하나씩 계산하고,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직을 하거나 연봉을 협상할 수도 있다.
다만 그럴만한 용기도 없으면서
화의 씨앗이 새싹을 틔우게 되면
작은 문제가 생겨난다.
이번은 또 한 번의 기회였다.
나는 그 기회를 다행히 잡았다.
하지만 다음에는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 주변의 사람을 좀 더
소중히 생각하고
존중하게 되면
나도 그만한 존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배
좋은 후배와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
그게 내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