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모든 게 들뜨는 크리스마스이브다.
우리 가족,
아니 우리 부부의 루틴은 한 가지 있다.
바로 영화 <패밀리맨>을 보고 자는 것.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같이 영화를 보진 못하지만
늘 처음 결혼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습관이다.
빛나는 성공 VS 행복한 가정
양립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대개는 그 둘 중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나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지방소재 C 모 대기업에서 일할 때,
회사가 합병되기로 하면서
을지로 본사 재무팀으로 발령 나게 될 상황이 있었다.
그때 부서장은
나를 본사 재무팀으로 보내준다고 했고,
그곳에서 인정받는 내 모습을 잠시 상상했었다.
그 후에도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입신양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전전하며
현재 중견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소재지도 내가 살아온 고향, 지방이다.
아이들과 아내와 지내는 삶이 즐겁다.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즐거움이 크다.
이렇게 선택하게 된 데는
영화 <패밀리맨>의 역할이 컸다.
당신이라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커리어인가, 가정인가
다시 말하지만,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가하진 않는다.
부지런한 누군가는
가정생활도 잘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으면서
커리어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이 못되어서,
남들보다 승진이
빠르지 않다 하더라도
지금 있는 내 자리를
지키게 되었고
그 결과로 저녁마다
아이들과 식사하고
주말마다 시간을 보내며
즐겁게 살고 있다.
오늘도
<패밀리맨>을 볼 거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되어,
아내를 향한 세레나데를 부르고 싶다.
고맙다.
당신과 아이들이 있어
내 삶이 풍요로워졌고
부족한 나를 깨달을 수 있게 됐다.
혼자였다면
콧대만 세우고 다녔을 내가
눈높이에 맞춰 말하는 법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법도
서로를 배려하는 법도 알게 됐다.
당신과 아이에게 감사한다.
이 은혜는 인생을 다해 갚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