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Tuesday는 매주 화요일 TED 강연 한 편을 선정하고 요약해 소개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워튼 스쿨의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의 <독창적인 사람들의 놀라운 습관 The Surprising Habits of Original Thinkers>를 요약했습니다.
어느날 한 학생이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회사를 만들 거라며 투자를 부탁했다. 그런데 여름 인턴십에 취업 준비까지 하더니 6개월 후 런칭 전날이 되도록 제대로 된 웹사이트도 나오지 않자 투자를 거절했다. 온라인으로 안경을 파는 '워비 파커'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현재 10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인정받는 혁신기업으로 성장했다.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하며 이를 실현하고자 행동에 나서는 사람, '오리지널'은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하면 '오리지널'들과 비슷해질 수 있을까?
첫째, '오리지널'들은 느리다.
세 그룹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라고 한 후 1) 바로 착수, 2) 5분간 '지뢰찾기' 게임한 후 착수, 3)10분간 '지뢰찾기' 게임한 후 착수 등으로 조건을 달리 했다. 평가 결과, 그룹 2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나머지 그룹보다 16% 더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알기 전에 게임을 하는 건 창의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알고 난 후에 잠시 미루면, 딴짓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오리지널'들은 너무 서둘러 해치우거나 너무 미뤘다 하지 않고 적당히 미루며 시간을 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뒤죽박죽 생각을 전개하며, 예상치 못한 도약을 한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연설문을 고치다가 연설 도중 "I have a dream"이라는 문구를 생각해 낸 마틴 루터 킹이 좋은 예다. 모든 것이 결정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아이디어든 즉흥적으로 수용할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미루기는 생산성에는 독이지만 창의성에는 약이다. '오리지널'들은 시작은 빨리 하지만 끝내는 데는 오래 걸린다. 비즈니스 세계의 통념과는 달리 선발주자의 실패율은 47%인 반면, 후발주자의 실패율은 8%에 불과하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그랬듯이 '오리지널'이 되기 위해 반드시 최초가 되려고 하기 보다는 기존의 아이디어를 더 좋게, 색다르게 개선하는 편이 낫다.
둘째, '오리지널'들도 의심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다른 방식으로 대응한다.)
의심에는 자신에 대한 의심과 생각에 대한 의심 두 종류가 있다. 자기 의심은 손발을 꽁꽁 묶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지만, 생각에 대한 의심은 검증, 실험, 개선을 촉진한다. 컴퓨터에 이미 설치된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사파리 같은 웹 브라우저말고 파이어폭스나 크롬을 사용하는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라고 한다. '더 좋은 선택지가 없을까' 하는 의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 제니퍼 리도 하나같이 악한 여왕을 주인공 삼던 기존 설정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고통받는 영웅을 내세운 '겨울왕국'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오리지널'들도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실패하는 것보다 시도도 안 해보는 걸 더 두려워한다. 로켓의 회귀는커녕 궤도 진입도 어려우리라 예측하고도 결국 발사를 시도한 일론 머스크처럼, 해서 하는 후회보다 안 해서 하는 후회가 더 뼈아프다고 생각한다.
셋째, '오리지널'들도 별로인 아이디어가 많다. (그러나 계속 시도한다.)
꼭 제안해야 할 중요한 아이디어가있어도 비웃음 사는 게 두려워서 말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85%라고 한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오리지널'들은 가장 많이 실패한 이들이기도 하다.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등 백과사전에 더 길게 나오고 재녹음도 더 많이 되는 고전음악 작곡가들은 대부분 다작했다. 많이 만들어낼수록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고, 그중 진정으로 독창적인 걸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오리지널'들은 별로인 아이디어가 많아도 많이 시도하기에 많이 성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