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를 지배한 기술, 구동계 혁신의 대서사
SRAM의 RIVAL eTap 무선 구동계를 달고 나간 새벽,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합니다. 엄지로 버튼을 아주 짧게 ‘툭’ 건드렸을 뿐인데, 뒷드레일러는 이미 다음 톱니 위에 올라서 있었습니다. 소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케이블이 당겨지고 풀리며 내던 긴장 대신, 짧고 균일한 전자식 피드백. 좌·우 버튼을 나눠 톱니를 오르내리고, 두 손을 동시에 누르면 앞변속이 ‘정확히 거기’로 들어가는 동작은 마치 로드 자전거를 하나의 고성능 머신으로 바꿔 놓는 듯했습니다. 생각이 움직이기도 전에 체인이 옮겨 가는 그 체감—리듬을 끊지 않는 변속이었습니다. [주 1]
전자식의 일관성은 한 번의 변속을 ‘행위’가 아니라 ‘문장부호’로 바꿉니다. 문장의 흐름을 그대로 둔 채 쉼표 하나만 찍듯, 주행의 문법이 매끄러워지고 집중력은 그만큼 남습니다. 코너 진입 속도, 바람 방향, 노면 질감, 오르막 경사—예전엔 변속 타이밍을 찾던 불안이 이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라이딩의 질이 달라졌다고 느낀 지점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변속이 빨라진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오래 집중할 수 있게 된 것—거기에 더해 투르 드 프랑스 선수들이 우승을 향한 여정에서 느꼈을 정교한 변속 감각의 동질감까지.
그것은 하루를 통째로 태우는 장거리 투어에서 맛본 희열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육체의 한계를 밀어붙이며 오는 성취감이 아니라, 기술의 완벽함이 선사하는 짧지만 묵직한 희열의 순간이었지요. 생각이 기계를 앞질러 버리는 그 순간, 나는 그 정교함에 완전히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는 기술의 정교함에 이토록 매혹되는 걸까요?
투르 드 프랑스의 정상에서 사용된 그 정밀한 시스템을, 지금 이 새벽의 한강에서 내가 그대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 수천만 유로의 개발비와 수년간의 혁신이 내 손끝의 감각으로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프로의 무대와 나의 일상 사이,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은 체력도, 돈도 아닌 기술의 정교함이었습니다.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완벽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손가락 하나가 닿는 거리에 있었다는 것을.
그 깨달음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함께 진화해 온 긴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결국 이번 장에서 다룰 구동계의 진화는 시장 전략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드러내는 대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벽을 좇는 선수들의 열망이 소비자인 우리의 경험을 다듬어 주고, 그 과정에서 기술은 단순한 부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상징,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징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무대가 바로 2023년 투르 드 프랑스의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1] 제가 사용하는 SRAM Rival eTap AXS는 미국의 구동계 브랜드 SRAM(스램)이 2021년에 선보인 무선 전자식 12단 구동계입니다. 상위 모델인 RED eTap AXS의 핵심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가격과 접근성을 낮춰, 전자식 변속의 세계를 한층 더 대중화했습니다. 다시 말해, Rival eTap AXS는 ‘기술의 고급화’가 아니라 ‘기술의 민주화’를 실현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Rival eTap AXS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한 무선 구조와 직관적인 이탭(eTap) 변속 로직입니다. 오른쪽 버튼은 뒤 디레일러를 큰 스프라켓 방향으로, 왼쪽 버튼은 작은 방향으로 이동시키며, 두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앞 디레일러가 작동합니다. 이 단순한 조작 방식 덕분에 라이더는 복잡한 ‘기어비 계산’보다 리듬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손끝의 ‘툭’ 하는 감각 하나로 속도와 케이던스를 조율할 수 있는 것이죠.
한편, 다음에 소개할 SRAM RED eTap AXS는 Rival보다 훨씬 극단적인 경량화와 정밀함을 추구한 모델입니다. RED eTap AXS는 SRAM이 개발한 최상급 무선 전자식 구동계로, 주로 투르 드 프랑스와 같은 프로 레이싱 무대에서 사용됩니다.
경량성과 공기역학적 설계, 그리고 최신 무선 기술이 집약된 RED eTap AXS는 현재 상용화된 구동계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시스템으로 평가받습니다. Rival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전자식 구동계’를 상징한다면, RED는 ‘기술이 도달할 수 있는 절정’을 보여줍니다.
2023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요나스 빙에고르(Jonas Vingegaard)가 거둔 우승은 로드 사이클링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그가 당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타데이 포가차르(Tadej Pogačar)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며, 포가차르의 연승을 멈추고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기 때문입니다.
투르 드 프랑스는 오랫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산맥이 있고, 좁은 길이 많고, 무엇보다 달릴 이유가 있었던 나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대는 달라졌습니다. 알프스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출신의 포가차르와 북해의 차갑고 거센 바람의 땅 덴마크 출신의 빙에고르가 투르 드 프랑스의 최전선에 섰습니다.
특히 빙에고르는 새로운 세대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그의 우승은 단순한 체력의 결과가 아니라, 정밀한 계산과 냉철한 판단이 만들어낸 예술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증명한 무대가 바로 2023년 투르 드 프랑스입니다. 그중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제16스테이지 개인 타임 트라이얼(ITT, Individual Time Trial)이었습니다.
개인 타임 트라이얼은 선수들이 단체의 도움 없이 혼자서 정해진 거리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주파해야 합니다. 그만큼 선수 개개인의 순수한 체력과 페달링 기술, 공기역학적 자세 유지 능력 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팀 전략이나 그룹 주행의 이점을 활용할 수 없고, 작은 실수나 미세한 페이스 조절 실패만으로도 큰 시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개인 타임 트라이얼은 투르 드 프랑스 전체 순위를 좌우하는 결정적 승부처로 평가받습니다.
이 스테이지에서 빙에고르는 최대 경사도 10%를 넘는 가파른 언덕 구간을 오르며 신체의 한계와 마주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땀이 얼굴과 몸을 타고 흘러내려 눈을 자극하고, 입안은 타는 듯한 갈증으로 바싹 말라갔습니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고, 근육은 극심한 피로로 떨렸으며,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그러나 그의 눈빛만큼은 목표를 향한 확고한 의지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핸들바의 변속 레버를 조작하는 손가락은 지치고 떨렸지만, 여전히 정확하고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빙에고르가 탄 경량화된 Cervélo R5에는 SRAM의 무선 전자식 구동계(Drivetrain)인 RED eTap AXS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기어 케이블? 이제 그런 건 잊어도 됩니다. RED eTap AXS는 케이블 대신 전자 신호로 당신의 명령을 즉각 전달하죠. 마치 드레일러가 당신의 손끝 움직임을 미리 읽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손가락 하나 튕기면, 기어는 정확히 그 순간 반응합니다. 덕분에 라이더는 최소한의 손 움직임만으로 변속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페달링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가 언덕을 오르기 직전, 앞 드레일러는 체인을 작은 39T 체인링으로 부드럽게 이동시켰고, 뒷 드레일러는 12단으로 구성된 10–36T 스프라켓 중 가장 큰 톱니로 체인을 옮겼습니다. 이 조합은 업힐에서 필요한 낮은 기어비를 만들어내며,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일정한 페달 회전수(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빙에고르는 가장 적절한 순간에 이 기어를 선택하여 근육의 피로를 최소화했고, 일정한 페달링 리듬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 나갔습니다. 변속의 순간, 구동계는 그의 정교한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했고, 페달에서 발생한 힘은 손실 없이 고스란히 뒷바퀴에 전달되었습니다. 덕분에 빙에고르는 가파른 언덕에서도 탄력을 잃지 않고 치고 나가며, 포가차르와의 간격을 확실히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해설진의 목소리는 점점 더 흥분으로 가득 찼습니다. 중계진이 정말 중요한 순간에만 사용하는 그 표현이 마침내 터져 나왔습니다.
“천사처럼 올라갑니다! (He climbs like an angel!)" [주 2]
해설진은 곧이어 그의 완벽한 타이밍과 뛰어난 전략적 판단에 다시 한번 감탄을 표했습니다.
“포가차르와의 차이를 확실히 벌리고 있습니다. 대단한 퍼포먼스입니다!”
이 장면은 전 세계 수백만 시청자들에게 생중계되며 뜨거운 관심과 흥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만큼 투르 드 프랑스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올림픽, FIFA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인간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현대판 서사시라 할 수 있습니다. [주 3]
약 3주 동안 3,500km를 달리며 21개의 서로 다른 지형을 누비는 이 여정은, 단순한 체력 경쟁이 아닙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허벅지는 연소 직전의 엔진처럼 떨리는 순간—승부를 가르는 것은 근육이 아니라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몸으로 이해하는 감각입니다. 그 감각은 자전거라는 기계와의 깊은 교감에서 비롯됩니다.
투르 드 프랑스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누가 이겼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시속 50km로 달리면서도 손끝으로 변속 레버를 조작해 체인을 정확히 이동시키는 정밀함, 무선 전자식 구동계가 즉각 반응하는 기술의 진보, 그리고 그 기계를 믿고 한계를 넘는 인간의 의지—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완벽한 서사를 완성합니다.
결국 투르 드 프랑스는 우리가 단순한 스포츠 경기에서 기대하는 것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기술과 인간 의지가 만들어내는 긴장과 조화, 그 드라마야말로 현대적 아름다움의 축제입니다. 특히 페달링의 힘을 바퀴의 회전으로 전환하는 자전거의 핵심 부품인 구동계의 혁신과 발전은 이 대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2] “천사처럼 올라갑니다!(He climbs like an angel!)”
이 표현은 사이클 중계 역사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명대사 중 하나입니다. 언덕을 마치 날개라도 단 듯 가볍게 오르는 라이더에게 해설자들이 보내는 찬사로, 투르 드 프랑스의 오르막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곤 했습니다.
이 문장이 처음 전설이 된 건 1997년 여름, 알프스의 알프 뒤에즈(Alpe d’Huez) 구간이었습니다. 중계석의 필 리겟(Phil Liggett)은 화면 속에 포착된 한 라이더를 보며 숨을 삼켰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해적(Il Pirata)’이라 불리던 마르코 판타니(Marco Pantani). 그는 머리에는 반다나를, 턱에는 수염을 기른 채, 안장 위에서 거의 춤을 추듯 페달을 밟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기어를 한 톱씩 넘길 때마다 상체가 흔들렸지만, 속도는 오히려 더 붙었죠.
리겟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감탄을 억누르지 못하고 외쳤습니다.
“He climbs like an angel!”
그 한마디는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고통의 언덕 위에서 피어난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였습니다. 이후 이 표현은 리겟의 시그니처 멘트로 자리 잡았고, 알베르토 콘타도르(Alberto Contador)가 경사를 오를 때에도 반복되어 사용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말이 ‘힘이 세다’보다 ‘가볍다’는 감각을 찬양한다는 것입니다. 천사처럼 오른다는 건, 단순히 빠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중력을 잠시 잊고,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 리듬과 호흡이 완벽히 일치하는 순간을 말합니다. 그 찰나의 경지가, 바로 로드 자전거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시적인 장면입니다.
[3]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1903년, 프랑스 스포츠 신문사 『로토(L’Auto)』의 편집장 앙리 데그랑주(Henri Desgrange)와 기자 지오 르페브르(Géo Lefèvre)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로토』는 경쟁지 『르 베로(L’Vélo)』에 밀려 부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신문을 살릴 묘수를 찾던 데그랑주에게 르페브르는 파리의 카페 드 마드리드(Café de Madrid)에서 “프랑스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경주를 열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 실행에 옮겨 프랑스 전역을 달리는 5주간의 대장정을 기획했습니다.
그러나 1903년 1월 19일 『로토』에 공식 발표가 나간 뒤, 참가 신청자는 고작 15명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대회 기간을 19일로 단축하고 상금을 대폭 늘리자, 최종적으로 60명의 선수가 출전해 역사적인 첫 대회가 열렸습니다.
초대 챔피언은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선수 모리스 가랭(Maurice Garin)이었습니다. 그는 랑스(Lens)를 새벽 3시에 출발해 파리 도착선을 통과하며 첫 투르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가랭은 대회 후 남긴 인터뷰 노트에서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내가 달린 2,500km는 회색빛의 긴 선 같았습니다. 아무것도 두드러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고통스러웠습니다. 배고팠고, 목말랐고, 졸렸고, 리옹과 마르세유 사이에서는 울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구간에서는 승리의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무 장면도 또렷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한 뒤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아니, 나는 완전히 잘못 말했습니다. 단 하나의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나는 마치 등에 작살을 꽂힌 황소처럼 출발선에서부터 그 고통을 지닌 채 달리고 있었습니다. 결코 떨쳐낼 수 없는 그것을, 끝까지 끌고 가야만 했습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경기 소감이 아니라, 투르 드 프랑스의 본질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가랭은 승리의 환호 대신 지속되는 고통을 기억했고, 그것을 등 뒤에 꽂힌 밴데릴라(banderillas)—투우사의 창—에 비유했습니다.
이 한 문장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르 드 프랑스를 가장 정확히 묘사하는 표현으로 남아 있습니다. 투르는 단순한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결코 떨쳐낼 수 없는 고통과 함께 달리는 인간의 초상을 보여주는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구동계 혁신의 역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구동계의 구성부터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로드 자전거 구동계는 크게 체인링, 앞 드레일러, 체인, 뒷 드레일러, 스프라켓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 드레일러는 자전거 앞쪽의 체인링 사이에서 체인을 좌우로 이동시켜 기어를 바꾸는 장치로, 주행 상황에 맞게 적절한 기어비를 제공합니다. 기어비(Gear ratio)는 체인링 톱니 수를 스프라켓 톱니 수로 나눈 값으로, 페달 한 바퀴 회전에 뒷바퀴가 얼마나 회전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50T 체인링과 25T 스프라켓 조합의 기어비는 2.0이며, 이는 페달 1 회전에 뒷바퀴가 2 회전한다는 뜻입니다. 기어비가 높을수록 속도를 내기 좋지만 많은 힘이 필요하며, 낮을수록 언덕에서 유리하나 속도는 줄어듭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어비 선택은 근육 피로 누적을 줄이고 효율적인 페달링 리듬(케이던스)을 유지하는 핵심입니다.
체인링은 로드 자전거 앞쪽 크랭크 암(crank arm)에 부착된 원형 톱니판으로, 페달링의 힘을 체인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일반적으로 2단 구성(더블)이며, 주로 큰 기어(50T~53T)와 작은 기어(34T~39T)로 나뉘는데, 큰 체인링은 평지나 내리막에서 높은 속도를 유지할 때 사용되고, 작은 체인링은 오르막 등 더 많은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앞서 언급된 39T 체인링은 오르막길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뒷 드레일러는 뒷바퀴의 스프라켓에서 체인을 정교하게 움직여 변속을 수행합니다. 스프라켓은 자전거 뒷바퀴 허브에 장착된 다단 기어 묶음으로,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톱니판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톱니들은 각각의 회전 반경과 저항을 달리하며, 라이더가 선택하는 기어비에 따라 페달링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프라켓은 10~12개의 톱니 조합으로 구성되며, 숫자가 클수록 더 가벼운 기어비를 제공합니다. 예컨대 가장 작은 톱니(예: 10T)는 평지에서 빠른 속도를 낼 때 사용되고, 가장 큰 톱니(예: 36T)는 언덕을 오를 때 적은 힘으로도 페달을 돌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뒷 드레일러는 이 스프라켓의 톱니들 사이에서 체인을 옮기며 정밀하게 변속을 수행하고, 이로써 라이더는 지형과 피로도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페달링 리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라이더의 의지를 정교하게 구현하는 드레일러가 자전거의 심장이라면, 그 심장에 첫 박동을 불어넣은 이는 이탈리아의 툴리오 캄파놀로였습니다. 그는 1930년대 퀵 릴리즈 허브를 발명했고, 1949년에는 세계 최초의 패러렐로그램 구조를 적용한 드레일러 ‘그란 스포트(Gran Sport)’를 선보이며 오늘날 드레일러의 원형을 만들어냈습니다. [주 4]
초기 로드 자전거의 구동계는 9단에서 10단 정도에 머물렀고, 변속 역시 거칠고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11단은 한동안 표준처럼 자리 잡았지만, 이제는 12단이 주류가 되었고, 일부 브랜드는 13단에 이르기까지 기어의 세분화와 정밀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단 수가 늘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어 간격이 더 촘촘해질수록 라이더는 자신의 리듬과 출력을 보다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고, 이는 장거리 레이스나 급격한 지형 변화 속에서도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특히 스프라켓은 작은 10T부터 큰 36T까지 넓은 범위로 구성되며, 이는 ‘한 톱니 차이’가 레이스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사양입니다. 페달링은 더 부드러워지고, 변속은 거의 생각보다 빠르게, 무의식처럼 이뤄집니다. 그렇게 자전거는 점점 더 '생각을 읽는 기계'로 진화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4] 페러렐로그램 드레일러는 네 개의 링크(사각 4절 링크)를 이용해 풀리 케이지를 좌우로 직선에 가깝게 이동시키는 장치입니다. 이 링크 구조 덕분에 변속 시 케이지의 자세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체인이 스프라켓에 정확하고 반복 가능하게 올라탑니다. 요약하면, 레버(또는 스위치)의 작은 입력을 측방 이동으로 변환하고, 스프링이 체인 장력을 관리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고속 주행 중에도 미세한 레버 조작만으로 정밀한 변속이 가능합니다.
초기의 변속 장치는 막대(푸시로드)나 플런저 방식이 많아 조정이 까다롭고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페러렐로그램 메커니즘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으며 “현대식 변속”의 토대를 놓았고, 이 구조가 사실상 표준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캄파놀로 ‘그란 스포트(Gran Sport)’가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1949년 밀라노 전시에서 프로토타입이 공개되었고 (당시에는 리턴 스프링 없이 이중 케이블로 작동했습니다), 1951년 형부터 스프링과 단일 케이블 체계를 갖춘 완성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현대식 드레일러”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이 구조의 강성과 정확성이 이후 드레일러의 작동 방식을 규정했다고 평가됩니다.
다만 “최초”의 기원을 말할 때는 한 가지 더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니벡스(Nivex)는 1937년 특허를, 1938년에는 생산해내며 페러렐로그램 구조를 선행 적용한 바 있습니다. 이 계보를 바탕으로 1940년대 말~50년대 초에 캄파놀로가 레이싱 현장에 맞는 강성과 정밀도를 구현하며 표준을 완성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후 1964년, 일본의 선투어(SunTour)가 페러렐로그램의 축을 사선(슬랜트)으로 기울인 독창적 설계를 내놓습니다. 이른바 ‘슬랜트 페러렐로그램’은 스프라켓 단수(기어비)가 바뀌어도 가이드 풀리와 스프라켓 사이의 간격을 보다 일정하게 유지해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가능하게 했고, 1980년 중반 특허 만료 시점까지 업계를 사실상 지배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체감하는 전자식, 기계식의 “딱 맞는” 변속감의 물리적 기반이 바로 이 설계입니다.
정리하면, 니벡스의 시작, 캄파놀로 ‘그란 스포트’의 표준화, 선투어의 슬랜트 혁신이 차례로 더해지며, 현대 로드 자전거의 드레일러는 “속도와 리듬을 잃지 않는 정밀 기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전자식이든 기계식이든, 우리가 누리는 신속·정확·일관의 변속감은 이 작은 사각 링크가 그려온 100년의 공학적 서사 위에 놓여 있습니다
구동계의 세계엔 세 가문이 존재합니다. 고집 센 장인정신의 이탈리아 캄파놀로, 모든 걸 시스템으로 정복한 일본 시마노, 그리고 테크놀로지 혁명을 외치는 미국의 신흥 강자 SRAM. 이 셋은 각자의 철학과 무기로 시장을 쟁탈해 왔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등장한 원조 가문이 바로 캄파놀로였습니다.
로드 자전거 구동계는 오늘날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처럼 정밀했던 것은 아닙니다. 초창기 구동계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브랜드가 이탈리아의 캄파놀로(Campagnolo)였습니다. 캄파놀로는 툴리오 캄파놀로(Tullio Campagnolo)가 1933년에 창립한 브랜드입니다.
로드 사이클 선수였던 툴리오는 경기 중 자신이 겪었던 다양한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고자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고안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전거 바퀴를 공구 없이 간편하게 탈착 할 수 있는 퀵 릴리즈(Quick Release)입니다. 이 장치 덕분에 펑크나 다른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도 바퀴를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게 되었고, 투르 드 프랑스와 같은 장거리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기록 단축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캄파놀로는 또한 1950년대에 구동계 부품에 사용한 마그네슘 소재 기술을 알파로메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고성능 스포츠카 부품 제조에도 활용하며 혁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1980년대까지 캄파놀로의 '누오보 레코드(Nuovo Record)'와 '슈퍼 레코드(Super Record)' 시리즈는 뛰어난 내구성과 정밀한 변속 성능을 자랑하며 오랜 기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들의 필수품처럼 여겨졌습니다. [주 5]
이처럼 캄파놀로는 수십 년간 구동계의 절대적인 표준이자 동의어였습니다. 그들의 장인정신은 단순한 품질을 넘어, 자전거를 대하는 하나의 '태도'이자 '자부심'이었죠. 완벽하게 연마된 알루미늄의 차가운 광택과 손끝에 정확히 감기는 변속감은, 기계가 도달할 수 있는 예술의 경지였습니다. 하지만 완벽하기에 더 이상 변할 필요가 없다고 믿었던 그 견고한 왕국에도, 동쪽에서부터 전혀 다른 방식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장인의 감성이 아닌, 시스템의 냉철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도전자였습니다.
[5] ‘누오보 레코드(Nuovo Record)’와 ‘슈퍼 레코드(Super Record)’는 이탈리아 자전거 부품 브랜드 캄파놀로(Campagnolo)가 1960~80년대에 걸쳐 출시한 대표적인 고급 구동계 시리즈입니다. ‘누오보 레코드’는 1960년대 초 등장해 뛰어난 내구성과 정밀한 변속 성능으로 로드 레이싱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출시된 ‘슈퍼 레코드’는 알루미늄 합금과 티타늄 소재를 도입하여 무게를 대폭 줄이고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상위 모델입니다. 이 두 시리즈는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들이 사용한 부품으로, 전성기에는 최고의 구동계로 불리며 사이클링 역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아래는 캄파놀로(Campagnolo) 구동계 그룹 셋을 성능 등급별로 정리한 표입니다. 초보자부터 프로 라이더까지 용도에 따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참고: EPS(Electronic Power Shift)는 캄파놀로(Campagnolo)의 전자식 변속 시스템을 뜻합니다.
캄파놀로가 초창기부터 로드 자전거 구동계를 혁신하며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후 등장한 일본의 시마노(Shimano)는 또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로드 사이클 세계를 재편했습니다. 현대적인 구동계 기술을 선도한 시마노는 1921년 쇼자부로 시마노(Shozaburo Shimano)에 의해 설립된 브랜드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마노는 1973년 프로 사이클링 시장의 요구에 맞춰 고성능, 내구성, 신뢰성을 두루 갖춘 최초의 고성능 레이싱 구동계 '듀라에이스(Dura-Ace)' 를 출시했습니다. 이후 듀라에이스는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발전을 통해 변속 성능과 정밀도를 꾸준히 개선하며 현대 로드 사이클링의 대표적인 구동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1991년에는 브레이크와 변속 레버를 핸들바에 통합한 STI(Shimano Total Integration) 기술을 개발하며, 라이더가 변속과 브레이킹을 동시에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STI 기술은 핸들바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변속을 가능하게 만들어, 이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시마노의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2009년 전자식 변속 시스템 '듀라에이스 Di2'를 출시하며 변속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현재까지도 많은 프로 선수들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주 6]
시마노가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구동계의 성능을 넘어 선수들과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신뢰와 만족감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기술적 우수성은 물론이고, 사용자 경험과 신뢰를 확보하려는 시마노의 전략은 결국 듀라에이스를 세계 정상급 부품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투르 드 프랑스는 시마노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시험 무대였습니다. 선수들이 시마노의 제품을 선택하고 신뢰하며, 궁극적으로 우승을 통해 그 성능을 입증하는 과정은 브랜드 성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마노에게 투르 드 프랑스 우승 자체는 목표가 아닌 시작점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진정한 가치는 우승이라는 결과보다 선수와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꾸준히 선택하게 만드는 지속적 신뢰 구축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철학이 얼마나 냉철하고 실용적이었는지는, 『시마노 이야기』에 담긴 당시 대표이사 시마노 요조의 회고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 있었던 시마노의 대표이사 시마노 요조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은 하나의 통과 의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2001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시마노 요조가 당시를 돌아본다.
“제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얼마나 많은 선수가 시마노의 상품을 사용할 것인지였습니다. 물론 프로는 계약한 이상 사용해 보겠지만, 우승하지 못할 것 같으면 절대로 계속 쓰지 않습니다. 신뢰를 쌓아 놓으면 결코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1980년대 전반 전략에 실패한 시마노가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았을 때 현재의 사용자 중심 노선으로 방침을 전환한 장본인은 그렇게 회고했다.
“투르 드 프랑스든, 지로 디 이탈리아든, 세계 선수권이든 그저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일 뿐이고, 듀라에이스가 최고의 부품이란 것은 타는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구매하는 고객과 사용하는 선수들이 가장 잘 아는 법인데, 개발자들은 그 평가를 피부로 십분 느끼고 있었던 거지요.”
(『시마노 이야기』, 야마구치 가즈유키 저, 엘빅미디어, 2011년 출판)
이처럼 시마노는 '신뢰'라는 이름으로 구동계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세웠습니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고,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완벽한 시스템에는 균열을 꿈꾸는 이단아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감성도, 신뢰도 아닌, 오직 '기술 그 자체의 혁신'이라는 파괴적인 무기를 들고 나타난 도전자, SRAM의 등장이었습니다.
[6] 듀라에이스와 STI는 오늘의 시마노를 만든 핵심 기술이었습니다.
‘듀라에이스(Dura-Ace)’는 시마노(Shimano)가 1973년에 출시한 최상급 로드 자전거 구동계 라인업으로, 프로 사이클링을 위한 고성능, 경량화, 내구성을 모두 갖춘 부품군입니다. 초기에는 두랄루민 소재를 활용한 경량화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1990년대에는 브레이크와 변속 레버를 통합한 STI 시스템, 2009년에는 정밀한 전자식 변속 시스템인 Di2를 도입하며 기술적 진보를 주도했습니다.
듀라에이스는 시마노 기술의 정수를 집약한 시리즈로, 투르 드 프랑스를 포함한 세계 주요 대회에서 수많은 프로 선수들의 선택을 받으며 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해왔습니다. 시마노(Shimano) 구동계 그룹 셋을 성능 등급별로 정리한 표를 아래에 추가하였습니다. 초보자부터 프로 라이더까지 용도에 따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참고: Di2는 Shimano의 전자식 변속 시스템(=Digital Integrated Intelligence)을 의미합니다.
STI(Shimano Total Integration) 기술은 시마노(Shimano)가 1990년에 개발한 혁신적인 변속 시스템으로,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를 하나의 유닛으로 통합한 구조입니다. 이 기술을 통해 라이더는 핸들바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브레이크 조작과 변속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STI의 도입은 로드 자전거의 조작성과 반응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이후 투르 드 프랑스를 비롯한 다양한 대회에서 레이스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시마노와 캄파놀로가 장악하고 있던 구동계 시장에 비교적 늦게 합류한 SRAM은 기술적 혁신을 통해 단기간에 큰 영향력을 확보했습니다. SRAM은 1987년 미국에서 스콧 킹(Scott King), 스탠 데이(Stan Day), 샘 패터슨(Sam Patterson)이 설립한 기업으로, 시마노나 캄파놀로와 달리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빠르게 입지를 넓혀왔습니다. 회사명 'SRAM'은 설립자들의 이름에서 따온 약어로, 'S'는 스콧(Scott), 'R'은 스탠 데이의 중간 이름인 레이(Ray), 'AM'은 샘(Sam)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SRAM 은 특히 로드 자전거 시장에서 기존의 구동계와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주목받았습니다. 2015년 출시된 무선 전자 변속 시스템 'RED eTap'은 변속에 필요한 케이블을 완전히 없앤 혁신적인 무선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케이블의 제거로 자전거의 무게가 줄고, 유지보수가 편리해졌으며, 변속 성능은 더욱 정밀하고 직관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주 7]
이러한 혁신은 실제 경기에서도 성과로 입증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23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요나스 빙에고르(Jonas Vingegaard)의 우승을 이끈 SRAM의 최신 무선 전자식 구동계 'RED eTap AXS'입니다. 이 구동계는 라이더의 입력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전달하며 복잡성을 최소화하여,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라이더에게 명확한 성능 우위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극도로 빠른 반응 속도와 정밀한 변속은 투르 드 프랑스와 같은 고강도 레이스에서 결정적인 성능 이점으로 작용하며, SRAM의 기술력이 시마노와 캄파놀로를 견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확실히 증명했습니다.
결국 SRAM의 무선 기술 혁신은 단순히 기술적 발전을 넘어, 라이더들이 더 가볍고 효율적이며 경쟁적인 라이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로드 자전거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며, 기존의 구동계 브랜드들이 더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7] 다음은 SRAM 구동계 그룹 셋을 성능 등급별로 정리한 표입니다. 초보자부터 프로 라이더까지 용도에 따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참고 AXS는 SRAM의 무선 전자식 변속 시스템을 뜻하며,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과 연동 가능합니다.
장인정신이 빛나는 퀵 릴리즈의 발명부터, 핸들바와 변속을 하나로 통합한 STI 기술, 그리고 무선을 통한 전자식 변속의 혁신에 이르기까지—각기 다른 접근 방식은 로드 자전거 구동계의 진화를 다채롭게 이끌어왔습니다. 이들의 경쟁과 기술적 도전은 현대 로드 자전거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되었고, 투르 드 프랑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해 왔습니다.
현재 로드 자전거 구동계 시장은 시마노, SRAM, 캄파놀로 세 브랜드가 주도하며, 각 브랜드는 고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시마노는 전체 자전거 부품 시장에서 2023년 조사 기준 약 85%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중고급 부품 시장에서는 약 70%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SRAM은 같은 해 기준으로 약 1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혁신적인 무선 전자식 구동계인 RED eTap AXS 등을 통해 꾸준히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캄파놀로는 2023년 약 5% 정도의 시장 점유율로 숫자만 보면 시마노의 압승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스펙보다 손끝의 감각이 먼저 말을 거는 세계입니다. 그 5%를 끝까지 고집하는 사람들—캄파놀로의 레버 감도, 그 미묘한 ‘클릭감’을 잊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알 수 있죠. 결국 이 경쟁에서 진짜 승자는 점유율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아주 까다롭고, 아주 선명한 취향.
그리고, 이러한 시장의 이면에는 명확한 계층 구조가 존재합니다. 브랜드마다 구동계를 상급, 중급, 보급형으로 나누어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최상급 기술은 가장 높은 가격대에서 먼저 소개된 뒤 점차 하위 등급으로 내려옵니다. 엘리트를 위해 개발된 결점 없는 전자 변속이라는 ‘완벽한’ 경험이 다양한 가격대로 포장되어 대중에게 판매되는 것입니다.
기술은 이렇게 아래로 확산되며, 이것이 현대 소비자 기술의 전형적인 모델입니다. 정상에서 판매되는 꿈(투르 드 프랑스 우승)이 중급 제품(105 Di2)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단지 옐로 저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완벽함이라는 꿈을 위한 마케팅 캠페인입니다.
알프 듀에즈에서 승리한 기술은, 약간 더 무겁고 저렴해진 동일한 기술로서, 서울의 주말 라이더들에게 판매되어, 그들 또한 프로 선수와 같은 부드럽고 정교한 변속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기술의 정점에서 경험하는 승리의 감각이 일상의 소비자에게 하향 확산(trickle-down)되어, 구동계 선택의 심리적 만족과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결은 투르 드 프랑스라는 엘리트의 세계와 우리의 일상 라이딩을 하나로 묶어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고리가 됩니다. [주 8]
이 같은 하향 확산 효과는 단지 시장 전략을 넘어, 기술과 인간의 관계라는 더 본질적인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는 이 기술적 진보와 인간적 열망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무대입니다. 각 브랜드의 치열한 기술 경쟁과 끊임없는 혁신은, 세계 최고의 자리를 향한 라이더들의 도전 정신과 맞물리며 구동계를 단순한 부품에서 기술과 문화가 집약된 상징으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구동계의 역사는 기술 발전 그 이상의 이야기이며, 승리를 향한 열망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인간적 욕구가 만들어낸 서사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정한 승자는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 즉 라이더들입니다. 그들이 페달을 밟으며 직접 느끼는 편안함과 효율성, 그리고 신뢰가 있기에 비로소 기술 혁신이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향한 공감과 신뢰에 있다는 중요한 통찰을 우리는 여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8] 엘로저지와 알프 듀에즈, 이 두 이름은 투르 드 프랑스의 영광과 고통을 함께 상징합니다.
옐로 저지(yellow jersey, 프랑스어로는 마이요 존 Maillot Jaune)는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종합 선두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징적인 의상입니다. 1919년, 프랑스의 스포츠 신문 『로토(L'Auto)』는 자신들의 신문 인쇄용지 색상인 노란색을 활용하여 종합 선두 선수를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 특별한 저지를 도입 했습니다. 이 옐로 저지는 선수들의 뛰어난 신체 능력과 전략, 그리고 팀워크를 상징하는 동시에, 투르 드 프랑스의 가장 큰 영예와 경쟁의 정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옐로 저지를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종합 선두에 오른다는 의미 이상입니다. 이는 극도의 신체적 한계를 견디고, 매 순간 신중한 전략적 판단을 내리며, 끊임없이 경쟁자들의 압박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라이더가 옐로 저지를 입는 순간, 그 선수는 모든 경쟁자의 목표가 되며, 다른 팀들의 견제와 전략적 압력 속에서 레이스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옐로 저지는 선수 개인의 영광이자 부담이며, 그 자체로 투르 드 프랑스의 드라마와 긴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알프 듀에즈(Alpe d'Huez)는 프랑스 남동부의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상징적인 산악 지역으로,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대표적인 업힐 코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해발고도 1,860m에 자리한 알프 듀에즈 마을까지 총길이 13.8km의 도로에 걸쳐 평균 경사도 8.1%의 험준한 언덕길로 이루어져 있으며, 21개의 날카로운 헤어핀(hairpin) 코너가 라이더의 한계를 극적으로 시험하는 명소입니다.
알프 듀에즈가 최초로 투르 드 프랑스 코스에 포함된 것은 1952년으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선수 파우스토 코피(Fausto Coppi)가 이 구간에서 최초의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후로 이 산악 구간은 투르 드 프랑스의 가장 상징적이고 극적인 스테이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투르의 여왕 스테이지(Queen Stage)’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통째로 태우는 장거리투어(롱라이딩)는 다른 어떤 라이딩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출발해, 해가 떠오르는 순간 길 위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한낮에는 뜨거운 햇볕이 몸을 시험하듯 내려쬡니다. 노을이 지며 하늘이 붉게 물들 때에도 페달은 여전히 돌고, 마침내 다시 어둠이 찾아와 가로등 불빛 속을 달릴 때, 그 하루의 모든 시간대가 자전거 위에서 하나의 긴 호흡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롱라이딩에서도 구동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이어가는 동안 라이더의 의지를 도로 위의 추진력으로 바꾸는 축이자, 피로와 지형의 변화에 맞춰 리듬을 세밀하게 조율해주는 기계적 감각기관입니다. 오르막에서는 기어비를 낮춰 에너지를 아끼고, 내리막에서는 손실 없이 속도를 이어줍니다. 제대로 세팅된 구동계는 마치 몸의 일부처럼 반응하며, 페달링의 흐름을 끊김 없이 이어 주는 ‘지속의 기술’이 됩니다.
피로는 쌓여 가지만, 동시에 몸과 기계가 점점 더 하나로 맞물려 간다는 묘한 감각이 찾아옵니다. 땀과 고통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지나는 풍경이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변주, 그리고 ‘아직 갈 수 있다’는 작은 의지가 겹겹이 쌓이며 희열로 변합니다. 그 순간 롱라이드는 하루라는 시간을 넘어, 인생 전체를 압축해 보여주는 마법 같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감동을, 스크린 위에 가장 생생하게 펼쳐놓은 작품이 바로 애니메이션 『롱 라이더스』였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대학 시절 만화동아리에서부터 즐겨온 취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롱 라이더스나 겁쟁이 페달 같은 작품은 특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롱 라이더스는 대학 1학년 여주인공이 자전거에 입문해 로드사이클로 기변하고, 투어 대회에 참가하며, 야간 라이딩까지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최종 목표로 자주 이야기하는 ‘파리 대회’는 실제로 브레베라 불리는 장거리 비경쟁 투어를 가리킵니다. 4년마다 열리는 브레베 파리-브레스트-파리(PBP)는 무려 1200km에 이르는 코스를 완주해야 하는데, 이는 ‘란도너스'라 불리는 자전거 문화에서 비롯된 전통 있는 행사입니다. 롱 라이더스는 원래 만화가 미야케가 자신의 란도너스 활동을 바탕으로 만든 동인지 《LONGRIDERS》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정식 연재작으로 발전하면서 일본에서는 ‘롱라이더’라는 일반 명사를 그대로 쓰기 어려워 히라가나 표기를 작품명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투르 드 프랑스처럼 전문 선수들이 겨루는 무대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 대회 정도라면 나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브레베 도전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속 일본 브레베 장면에서는 제한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우면서, 중간중간 보급소에서 그 지역의 음식을 즐기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장거리 주행 속에서 맛보는 지역 음식의 즐거움은 충분히 공감할 만했습니다. [주 9]
프랑스 전역을 도는 약 3,400km의 투르 드 프랑스, 그리고 파리–브레스트–파리를 왕복하는 1,200km의 파리 브레베 모두 자전거인에게는 꿈같은 무대입니다. 특히 저는 프랑스 전역을 누비는 투르 드 프랑스를 언젠가 꼭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물론 선수로서가 아니라 여행가로서 말입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는 그렇게 또 한 줄 늘어났습니다.
[9] 란도너스(Randonneurs)는 프랑스어로 ‘긴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이클 대회처럼 기록이나 경쟁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자기 완주와 인내를 중시하는 장거리 라이딩 문화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국제 조직인 Audax Club Parisien이 공인하는 브레베(Brevet) 제도가 대표적이며, 200km에서 1,000km까지 다양한 거리를 제한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성격상 대회라기보다는 인증에 가까우며, 진정한 경험은 기록이 아니라 야간 주행, 비바람, 고립의 순간을 견디며 자기 자신과 맞서는 과정에 있습니다. 란도너스는 ‘경주가 아닌 모험’이라는 철학을 공유하며 전 세계 수많은 동호인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파리-브레스트-파리(Paris–Brest–Paris, 1,200km)는 가장 오래된 장거리 라이딩 이벤트로, 사이클링 역사에서 전설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로드 자전거 문화 속에서 ‘달린다는 것의 의미’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란도너스는 원래 프랑스에서 시작된 문화이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강을 출발해 충청 내륙을 관통하거나 동해안을 따라 달려 나가는 브레베 코스들이 매년 열리며, 완주한 이들에게는 국제 인증 메달이 주어집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를 ‘랜도너’라고 부르며, 경쟁이 아닌 자기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데 집중합니다. 특히 한국의 코스는 산악 구간과 도심을 함께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보다 더 극적인 고저차와 예기치 못한 기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완주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시험하는 하나의 의식처럼 여겨집니다. 보다 구체적인 일정과 활동은 한국 란도너스 공식 웹사이트(korearandonneurs.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한 ‘일본 브레베’는 자전거 장거리 비경쟁 라이딩인 랜도너링(Randonneuring)을 일본에서 경험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브레베(Brevet)는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사로, 경기라기보다는 ‘인증 주행’에 가깝습니다. 참가자는 중간 지점에서 영수증이나 사진을 통해 통과를 인증해야 하며, 보급 역시 편의점이나 상점에서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후쿠오카의 도자기 마을을 달리는 200km 코스, 이즈의 오렌지 센터를 배경으로 한 300km 코스 등 다양한 코스가 운영되며, 일본 특유의 교통 문화와 풍경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참가를 원한다면 일본이나 한국의 랜도너스 클럽을 통해 일정을 확인하고 신청하면 됩니다. 일본 브레베는 장거리 라이딩의 성취감뿐 아니라, 그 길 위에 겹쳐진 지역의 풍경과 문화까지 함께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 본 스케치는 로드 자전거 애니메이션 『롱라이더스! (Long Riders!)』 의 한 장면을 참고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작자 및 저작권자에게 사전 허락을 받지 않은 참고용 창작물이며, 상업적 목적이 아닌 에세이적 맥락 속에서 ‘함께 달리는 순간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조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원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원작자 및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발칙한 요약: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로드 자전거의 '엔진'이자 '변속기' 역할을 하는 부품이 바로 '구동계'입니다. 구동계 덕분에 우리는 언덕을 쉽게 오르고, 평지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전거 대회 '투르 드 프랑스'의 역사는 구동계 기술 발전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구동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구동계(Drivetrain)란 무엇인가요?
구동계는 페달의 힘을 바퀴의 회전으로 바꿔주는 자전거의 핵심 부품입니다. 크게 아래와 같은 부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체인링 (앞 기어): 페달에 붙어있는 큰 톱니바퀴입니다. 보통 2단으로 되어있어, 큰 힘이 필요할 때와 빠른 속도를 낼 때를 구분해 사용합니다.
- 스프라켓 (뒷 기어): 뒷바퀴에 붙어있는 여러 개의 톱니 묶음입니다. 보통 10~12개의 기어로 구성되어 지형에 따라 세밀하게 힘과 속도를 조절합니다.
- 드레일러 (변속기): 변속 레버를 조작하면 체인을 앞뒤 톱니바퀴에서 움직여주는 장치입니다.
- 체인: 이 모든 부품을 연결해 힘을 전달하는 쇠사슬입니다.
구동계 발전을 이끈 3대 브랜드 이야기. 오늘날의 편리한 구동계는 세 브랜드의 치열한 기술 경쟁 덕분에 탄생했습니다.
- 캄파놀로 (Campagnolo): 이탈리아 브랜드로, 오늘날 구동계의 원형을 만든 선구자입니다. 대표적인 발명품은 공구 없이 바퀴를 뺄 수 있는 '퀵 릴리즈'와 현대적인 뒷 변속기 '그란 스포트'입니다. 오랜 기간 뛰어난 성능과 장인정신으로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졌습니다.
- 시마노 (Shimano):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거인. 이후 일본의 시마노(Shimano)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재편했습니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브레이크와 변속 레버를 하나로 합친 'STI 기술'입니다. 이 기술 덕분에 라이더는 핸들바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빠르고 안전하게 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성능과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자전거 부품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 스램 (SRAM): 무선 혁명으로 판을 뒤흔든 게임 체인저. 미국의 스램(SRAM)은 케이블이 전혀 없는 완전 무선 전자 변속 시스템 'eTap'을 출시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무선 방식은 자전거를 더 가볍게 만들고, 유지보수를 편리하게 해 주며, 더 빠르고 정확한 변속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2023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요나스 빙에고르가 바로 스램의 최신 무선 구동계를 사용했습니다.
기술 경쟁의 진짜 승자는 바로 '우리'. 캄파놀로의 장인정신, 시마노의 신뢰, 스램의 혁신은 서로 경쟁하며 현대 로드 자전거 기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 치열한 기술 경쟁의 과정에서 진정한 승자는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이들의 기술을 직접 사용하며 더 편하고, 빠르고, 즐겁게 자전거를 타게 된 바로 우리, 라이더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정한 승자는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 즉 라이더들입니다. 그들이 페달을 밟으며 직접 느끼는 편안함과 효율성, 그리고 신뢰가 있기에 비로소 기술 혁신이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향한 공감과 신뢰에 있다는 중요한 통찰을 우리는 여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