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1호 오빠가 어릴 때니까 지금으로부터 대략 14,5년 전쯤.
장소는 동탄 임아트. 그냥 봐도 스무살 남짓한 유니폼 입은 남자직원이 앞마당 한구석 벤치에 앉아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린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대성통곡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는 청년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지금 몹시 후회하는 건.
자판기 음료수라도 빼주고 좀 다독여 주기라도 할 걸.
#개인적으로편애하는고통
누구에게나 각자의 고통은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편애하는, 마음을 써주고 싶은 고통이 있다.
가난한, 병든, 부모 잘못 만나거나 잃은, 업신여김 당하는 게 일상이 된.
당당함도 잃은, 울어야 할 때 우는, 그러면서도 살아가는.
그러니까,
부모 잘 만나 하고 싶은 공부해서 좋은 학교 나와서 어쨌든 공돌이 공순이 소리 안 듣고 회사 다니고 하고 싶은 거 해가며 살아가는 사람의 고통은 내게는 투정일 뿐. 어쩌겠어. 나한테도 남의 고통을 편애할 권리쯤은 있는 거거든.
오늘따라 그 청년 생각이 왜 이렇게 나나 몰라.
오늘 내 심정이 그때 그 청년 심정이었으려나.
하지만 난 안 울 거야. 흘릴 눈물이 없거든.
오늘은 특별히 사람이 싫어지는 날이지만
누구도 미워하진 않을 거야. 오늘 하루는 이 기분을 안고 가야겠지만.
#더러운세상의 #구차한삶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