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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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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 Oct 27. 2015

비 오는  날, 라오스 아침 시장 풍경

방비엥  아침 시장을 구경하다

아침 여섯시 반, 비 내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평소라면 이불을 돌돌 말고 "나 더 잘래~" 했을 시간이다. 여행만 떠나오면 부지런해지는 건 아마도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다고 느껴서 일게다. 게으른 여행자가 되고 싶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 운명이라면 받아 들여야지 어쩌겠노. 모자를 눌러쓰고 아침 일찍 방비엥 새벽시장을 구경하러 나갔다.


라오스 날씨는 5월부터 10월까지 몬순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1년의 반이 우기라고 하니 말 다했다. 하지만 우기라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두 차례 비가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진 하늘을 볼 수 있으니까. 나 역시도 일주일 동안 라오스 여행을 하면서 운이 좋게도 밤에만 비가 내리고 아침이 되면 그쳤다. 거짓말처럼 말이다.

▲ 방비엥에서 머물렀던 숙소


방비엥에 머무는 3일 동안 남쏭 (쏭강)이 바로 앞에 보이는 숙소에 머물렀다. 마을까지는 조금 걸어나가야 했지만 조용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오래된 리조트였지만 나름의 운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비가와서 그런지 차분한 아침이다.



▲ 바게트빵을 배달하는 아저씨


라오스여행자라면 바게트 샌드위치를 안 먹고 온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매일 아침 바게트 빵을 배달하는 아저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라오스는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바게트가 흔하다.



▲ 아침일찍 문을 연 방비엥의 샌드위치 가게


방비엥에는 바게트 샌드위치를 파는 노점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다. "싸바이디~" 인사를 건넨다. 아주머니께서 샌드위치 하나 먹고 가라며 눈길을 보낸다. 비 오는 아침이라 그런지 무쇠판에 노릇노릇 부쳐지는 계란 프라이의 냄새가 유난히도 식욕을 자극한다.



▲ 신을 모시는 곳, 향과 음식이 놓여져 있다.


라오스에서는 집집마다 신을 모시는 곳이 있다. 향을 피워놓고 음식을 놓아두는데 여기에도 우산을 씌워 놓은 모습에 눈길이 간다.


▲  방비엥의 채소 트럭


라오스의 풍경은에서 한국의 시골 모습이 느껴진다. 방비엥 골목을 누비는 채소 트럭도 아침 일찍 출동했다.



▲  방비엥 아침시장의 모습


방비엥의 새벽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소소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길을 따라 이어진 20여 개의 좌판이 전부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한 분위기다.



▲  채소를 다듬는 아주머니


방비엥의 아침 시장은 조촐하다.  채소와 고기, 과일 등 식재료를 파는 곳이 전부이다. 갓 따온 채소에는 싱싱함이 묻어있다. 아주머니께서 채소를  손질할 때 초록향기가 사방으로 퍼진다.


▲  방비엥 아침시장 모습 (맨 왼쪽에 있는 것이 개구리)


아침 시장에서 사 온 재료들은  맛있는 음식으로 뚝딱 만들어질 것이다. 어느 집 식탁에는 개구리 반찬도 올라와 있겠지? 소박한 시장 풍경이 정감 있게 느껴진다.



▲ 방비엥 아침시장 풍경


쪽파, 호박, 비트, 시금치 등 우리네 시골 장터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지런히 진열해 놓은 채소의 모습이 소박하다. 손가락만 한 미니바나나는 당도가 좋다.



▲ 방비엥 아침시장에 나온 엄마와 아들


아침 일찍 일어나 엄마손 잡고 시장에 따라나온 아이의 손에는 바게트 빵이 들려있다. 봉지를 흔들며 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이다.



▲ 한국의 닭칼국수를 닮은 라오스의 쌀국수


비 오는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당긴다. 닭 육수로 끓인 라오스의 쌀국수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


▲ 비오는 날의 방비엥 풍경


쏭강 너머로 산이 구름 속에 갇혔다. 한 폭의 동양화를 걸어놓은  듯하다. 밤새 비가 내려 쏭강의 유속이 꽤 빠르다. 마치 커피를 풀어 놓은 듯 강물이 갈색이다.


▲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촉촉히 젖은 라오스의 풍경을 마음속에 아로 새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본다. 금세 비는 그칠 테고, 비가 그치면 다시 여행길을 떠나면 된다. 여행 중 비는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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