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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왕자 Oct 21. 2015

오래전 텐센트 출장 이야기

그들은 가지고 있고 우리에겐 없는 건 뭘까

크라이텍에 재직하던 시절 중국 서비스 파트너가 텐센트여서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에 며칠 출장을 갔다 온 적이 있다. 텐센트 사옥은 선전 시내 어디서나 눈에 띌 정도의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 주변의 여러 빌딩을 서비스 분야에 따라 나눠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자랑스럽게 하는 그들에게서 텐센트의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은근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빌딩의 특정 층에는 그들이 서비스하는 PC 온라인 게임 중 FPS 게임 부서가 모두 모여있었는데, 한국의 어느 게임 기업들보다도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젊었다. 출장 간 사이 만난 텐센트의 직원들 중에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직급의 친구들도 젊고 생각의 깊이가 달랐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호기심에 넘쳤고, 무언가를 배우려는 자세가 그들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서 느껴졌다.


특이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 자리 옆에 간이 야전침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밖은 환한 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어두운 조명 안의 건물 내부에서는 시간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쉬는 사람, 업무를 보는 사람, 서서 회의를 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껴지는 건 밝고 활기에 넘치는 에너지였다. 며칠 밤을 새 보이는 사람들의 눈에도 피곤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를 닦으면서도 모니터를 쳐다보고, 음식을 먹으면서도 모니터를 쳐다보고, 수건을 목에 걸고도 활기차게 토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던 그들의 모습이 일견 생소하면서도 나에게는 아주 깊은 인상을 주었다.  


한편으로 '저들이 우리를 추월하는 건 시간  문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3년쯤 전에 출장을 갔었으니, 요즘은 대충 그때의 내 어림짐작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과연 우리에게는 우리의 동료들을 저렇게 만들 요소가 있을까.

혹시, 과거에는 있었지만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내 눈에만 보이지 않는 걸까. 


텐센트라는 이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새삼 고민은 더 늘어간다.

선전 텐센트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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