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 & 요즘 운동
지난 9월 말 어깨 쪽에 담이 아주 세게 왔었습니다. 왼쪽 목과 어깨로 이어지는 통증은 짜릿했지만 은근히 오래 이어졌고 목을 올리고 내리는 일조차 힘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과 어깨에서 다른 어깨 부위와 팔로 내려오는 통증 역시 참을만했지만 가끔씩은 이를 꽉 물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이런 적이 처음이었지만 그저 담이 세게 왔을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버티다 처음 간 정형외과에서는 도수치료를 권유받았습니다.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고 도수치료는 왠지 싫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한의원을 대여섯 번 방문했습니다. 침과 부항치료를 받았지만 정형외과 치료와 별반 차이가 없었고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약침 치료였습니다. 승모근과 견갑골이 만나는 부위가 동그랗게 뭉쳐있는데 그 부위에 약침을 맞으니 한결 움직임이 편해졌습니다.
그렇게 2주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통증만 거의 사라졌을 뿐 새로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아픈 이후로 팔이 하늘 높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왼팔의 힘을 아프기 전에 비해 5~60% 정도만 쓸 수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이걸 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정작 손에서는 힘이 들어가지 않아 설거지하다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떨어뜨릴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곧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며 추석 연휴 이후로는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는 재활의학과에 가서 주사 한 방 맞으면 다 해결된다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때 바로 가지 않고 두고두고 버티다 11월 초에 병원에 가게 됐습니다. 그때까지도 여전히 왼팔은 오른쪽과는 달리 팔을 위로 끝까지 들 수 없었고 왼손 힘 역시 그대로였습니다. 그제야 이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 들었던 조언대로 집 근처 재활의학과를 찾았습니다. 왠지 처음 갔던 정형외과는 믿음이 가지 않아 그곳에서 진료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침 정형외과 의사 2, 재활의학과 의사 1,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1명이 있는 병원을 찾아 그쪽으로 가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어깨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 지난 9월 말에 담이 와서 목과 어깨가 아팠습니다. 지금 통증은 없지만 팔은 위로 끝까지 올라가지 않고 왼손 힘도 조금 빠진 상태입니다.
의사 : 엑스레이를 봤을 때 어깨 쪽은 깨끗합니다. 다만 목이 정상에 비해 일자목이 되어가고 있어요. 혹시 저린 증상은 없었나요?
나 : 네, 없었습니다.
의사 : 그럼 어깨 쪽은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는 게 맞고요, 아마도 목 디스크나 그쪽 신경에 문제가 생겨 왼쪽 팔에 힘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쪽은 왼쪽 목 부위에 주사 치료를 해볼게요
나 : 네
진료가 끝나고 상의를 갈아입었습니다. 그 뒤 특수치료실이라 쓰여 있는 곳 앞에 가서 다소곳이 앉아있었습니다. 5분쯤 기다리니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부릅니다. 치료실로 들어갔습니다. 말로만 듣던 C-arm(디지털 엑스레이 장비)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왼쪽 목에 주사를 맞는데 아픈 것보다는 신경을 건드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건 어떤 치료다라고 설명을 해주셨지만 나름 떨렸습니다. 주사는 될 수 있으면 안 맞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10일이 지나 어제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확실히 치료 전에 비해 왼손 쥐는 힘이 더욱 세졌습니다. 치료 전에는 팔굽혀펴기를 할 때도 오른팔의 힘을 주로 써서 겨우 15개를 채웠지만 지금은 왼팔의 힘이 세져 그보다는 수월하게 15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그 얘길 하니 저림 증상이 없어서 다행이라며 이번에도 전처럼 목에 주사 치료와 어깨 체외충격파 치료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자신의 짐작대로 왼손에 힘이 빠졌던 것은 목의 문제로 인해 생긴 것 같다며 이번에는 주사 맞는 부위를 전과는 달리 하겠다는 설명을 하셨습니다.
아차, 이 주사 맞는 것은 참을 만합니다. 대신 맞고 난 후 2~3시간이 지나면 묵직한 통증이 찾아옵니다. 머리를 들거나 숙이면 통증이 바로 찾아옵니다.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통증입니다. 그러니 저처럼 진통제 거르지 마시고 병원에서 주는 약 꼭 제때 챙겨 먹어야 합니다. 제가 왜 그리 강조하는지는 주사 맞아본 분은 다들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진통제 없이 참기 힘듭니다.
어깨와 목 통증 이후로 다시 운동방법을 바꿨습니다.
근무일 : 점심시간에 웨이트 운동을 50분 남짓 합니다(턱걸이가 안 되니 매달리기 1분 3세트, 데드리프트 20회 2세트, 이두 운동 4세트(아령, 기구 각 2세트), 숄더 프레스(기구 4세트, 가볍게) 그다음 맨몸런지 20개 2세트(다리 한 쪽당), 펙덱플라이 10개 2세트, 레그 익스텐센(앞다리), 라잉 레그컬(뒷다리) 각 4세트입니다, 무게는 그때그때 몸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대신 무겁게 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1시간 정도 줄넘기와 복근 운동, 복싱 스텝연습, 쉐도잉(가상의 상대를 정하고 몸을 움직이거나 주먹 내는 연습)을 합니다. 대신 저녁 운동은 몸이 피곤하거나 시험을 앞두고는 푹 쉬었습니다.
비번일 : 월수금에만 오전 복싱 수업이 있어서 복싱 있는 날은 복싱 후 6000걸음 걷기, 그리고 저녁에 1시간 실내 자전거를 탑니다. 다친 뒤로는 집에서 하는 근력운동은 쉬었습니다
왼쪽 발 아킬레스 건 통증 때문에 올해까지는 달리기를 쉬고 천천히 걷기만 할 생각입니다. 10월 중순쯤 다 나은 줄 알고 욕심내서 힘껏 뛰었다가 다시 통증이 도지는 바람에 혼났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슬슬 출동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드디어 소방관들의 시즌이 시작된 거죠, 그래서 운동을 세게 할 수 없습니다. 다음 날 힘든 상태로 출근했다가 화재출동으로 오랜 시간 현장 활동하게 되면 온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웃픈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적당히 하는 수준에서 멈추고 있습니다. 다들 건강관리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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