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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선 Feb 01. 2018

냉장고 파먹기 4_ 20분 된장찌개

재료 안 버리고 된장찌개 끓이기, 남으면 얼려요.

자취를 오래 한 편이다. 결혼하고 나서도 주로 김치찌개만 끓였다. 그런데 한 달 전, 장모님이 주신 푹 익은 김치를 다 먹었다. ‘국이 있어야 하는데’ 싶어 애매했다. 그래서 도전해 본 요리가 된장찌개. 된장찌개는 편했다. 조금 싱겁다 싶으면 국이요, 짜다 싶으면 찌개라고 할 수 있어서. 그리고 감자와 호박은 좀 많이 썰어도 자른 상태로 얼리면 다시 된장찌개(국)를 끓일 때 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끓였는데 찌개가 맛있다. 그건 순전히 장모님 표 된장이 맛있어서다. 만약 엄마표 된장이 없다면, 돈 조금 써서 생협에서 파는 재래된장 한 통 냉장고에 넣어둬도 좋다(국산 콩으로 만들어서인지, 슈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된장보다 맛있다).


 

재료는 멸치와 다시마, 새우, 감자, 양파, 파, 마늘, 애호박 등 냉장고에 있는 채소와 두부.


냄비는 라면 1개 끓일 수 있는 작은 냄비. 이걸로 끓이면 딱 2인분 나온다. 약한 불에 냄비를 올리고 건새우(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와 멸치를 살살 볶아준다. 멸치는 대가리를 떼어내고 똥(내장)을 제거했다. 멸치육수를 오래 내면 쓴맛이 나는데 그게 멸치 똥 때문이라고 한다.


멸치 대가리와 똥을 먹어서 치워주는 첫째 로시. 로시는 어릴 때 간식으로 먹어서인지 지금도 멸치를 좋아한다. 둘째 로도와 막내 로솔이는 줘도 안 먹는다.


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을 씻어 넣은 다음에


물을 부어준다. 물량은 적당히. 감자 등 채소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넘치지 않도록 적당히 부어줘야 한다.


육수가 끓는 동안 감자를 깍둑 썰고, 양파를 썰고, 마늘을 다졌다. 며칠 전 껍질을 벗겨둔 마늘이 있어서 다져서 넣었다. 없으면 굳이 넣을 필요는 없다.


감자를 넣고,


다시마와 말린 표고를 건져서 잘게 잘라줬다. 예전에는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냈는데, 음식물 쓰레기 치우기가 더 귀찮더라. 그래서 먹어서 치우려고 먹을 때 불편하지 않게 잘라서 다시 넣어준다.


된장을 풀어준다. 된장을 넣는 양은 푸짐한 한 숟가락. 마음에 드는 친구가 이 정도 밥을 뜨면 ‘밥도 복스럽게 먹네’라는 생각이 들고, 별로인 놈이면 ‘게걸스럽게 퍼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 된장마다 짠맛이 다르니 된장을 바꿨을 경우에는 조금씩 넣는 게 좋다. 싱거우면 국, 짜면 찌개니 별로 중요한 건 아니다.


냉동실에 보관해 둔 대파를 썰고,


냉동실에 넣어뒀던 애호박도 꺼냈다. 애호박과 감자가 많다 싶으면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뒀다 다시 이용해도 된다. 냉동실에서 보관하면 붙은 채로 언다. 안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냉장고에서 꺼내 봉지째 싱크대에 ‘탁’하고 치면 쉽게 떨어진다.


두부도 있어서 두부도 썰어 찌개에 넣은 다음에


고춧가루를 풀어준다. 매운 걸 싫어하면 넣을 필요는 없다.


보글보글 끓어가는 된장찌개. 청양고추를 빠뜨려서 페페론치노를 솔솔.


찌개를 끓이기 전에 쌀을 씻어 압력솥에 앉혔다. 압력솥으로 2인분 밥하는 데 중간 불과 강한 불 사이에서 7~8분, 약불 6분, 뜸 6분까지 약 20분 정도 걸린다. 된장찌개 끓이는 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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