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part 2 _ 제2화
[2016년 1월 30일 새벽 1시 40분]
한참을 깊은 잠을 자고 있던 나는 순간 눈이 떠지고 내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그동안 궁금해하던 문제의 답이 드디어 떠오른 것이다. 처음 몰입했을 때는 가볍게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답이 떠올랐다면 이번에는 잠을 자다가 답이 떠올랐다. 지난 몇 년을 찾고 또 찾아다닌 답이 막 잠에서 깨어났음에도 내 눈앞에 선명하게 떠있다는 것 느껴졌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답이 떠오르는 순간 이 답을 중심으로 내가 알고 있는 생각들과 정보들이 재편집이 되고 재정의가 되는 것이었다. 마치 내 생각에 중심이 만들어진 그런 경험이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왔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온 답은 바로 '가치'였다.
가치를 중심으로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정보와 기억들은 30분을 넘게 재편집과 재정의가 진행되었고 그런 상황을 나는 또 한편으로는 지켜보면서 신기해했다. 동시에 이 일이 일어나는 경험은 아주 특이한 경험이었다. 미친 듯이 열 일하는 나와 그걸 바라보는 내가 또렷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렇게 재편집과 재정의가 끝나자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정보는 가치라는 단어 하나로 축약되는 순간, 갑자기 강렬한 빛이 쏟아지더니 그 자리에는 가치라는 단어만 남게 되었다. 이 가치는 내 생각의 중심에 자리 잡고서 내가 알고 있던 정보들을 해석하고 또 재정의를 해 나아갔다. 마치 성능 좋은 컴퓨터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성능 좋은 컴퓨터가 바로 내 생각의 중심 언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 중심 언어로 그동안 너무도 궁금했던 내 궁금증을 해석해 보기로 했다. 어떻게 생각만으로 금단현상(의존증) 없이 담배를 끊을 수 있었는지 생각하자 즉각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순하면서 간단한 문장이 나타났다.
"가치가 있다는 것은 심리가 있고 가치가 없다는 것은 심리가 없다"
이 생각이 바로 내가 담배를 금단현상(의존증) 없이 즉각적으로 끊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내가 이 시도를 했던 당시를 기억해 보면 나는 대충이나 어설프게 할 생각이 없었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다짐도 없었다. 진심으로 담배를 피우게 된 이유가 궁금했고 그 와중에 사실 담배가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담배와 관련된 내 심리상태가 해제된 듯 사라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세상도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우리가 리뷰에 별점을 남기는 행위도 가치를 평가하고 또 부여하는 행동이고, 마케팅에서 서로 자신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행위들도 가치를 부여하는 행동들이었다, 사람도 똑같이 자신에게 있어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상대는 분명 심리가 있다. 그걸 좋아한다, 또는 사랑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치가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이고 중요하다는 것은 소중하다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 이런 상태가 지금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상태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가치라는 중심 언어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단순히 가치를 가치라는 단어에 제한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가치라는 중심 언어도 좀 더 이해하면 중심 언어의 특성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중심 언어로 바로 해석해 보았다.
"가치가 있다는 말에 의미는 '소중하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소중하다'는 것은 소중할수록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된다."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은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앞으로 '성장시켜야 할 가치'도 존재한다."
"그래서 가치가 있다는 것은 동시에 '보호'와 '성장'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모습은 마치 '가치를 중심'으로 '성장'과 '보호'라는 심리가 움직이는 모습과도 같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가치라는 표현한 중심 언어는 역시 예상했던 대로 구조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어떤 가치이든 그 가치를 중심으로 '성장'과'보호'라는 두 개의 심리가 감싸고 있었다. 이 '성장'을 다른 표현으로는 '긍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고 '보호'를 다른 표현으로는 '부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여기서 보호를 부정으로 표현한 이유는 자신이나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보호 대상자는 말 그대로 보호대상이 되지만 그밖에 대상의 경우 보호대상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이나 자신의 가치를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상대적인 표현으로 '부정'이라고 해석했다.
중심 언어의 기본적인 특성에 대해 이해가 되자 이번에는 가치라는 말을 재정의 해 볼 필요가 있었다. 나에게는 중심 언어가 가치이지만 사람들 마다 다르게 부를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리해 봤다.
"동성끼리의 가치는 '우정'이다."
"남녀 사이의 가치는 '사랑'이다."
"생명의 가치는 '삶'이다."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위한 가치는 '믿음'이다."
"문제해결력의 가치는 '창의력'이다."
"기업의 가치 평가는 '주식'이다."
"평범한 사람이 탁월해 지기 위해 필요한 가치는 '몰입'이다."
이렇게 나열해 보니 조금 더 잘 보였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 중심에는 다양하게 불리는 가치가 존재했다. 그리고 다양하게 불리는 가치는 실제로 그 가치가 유의미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그에 걸맞은 힘이 존재하는데~ 이 힘이 사람에게는 심리로서 발현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신기했다. 결국에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바로 '가치'였다니, 이렇게 단순하고 명료한 하나의 단어 하나가 온통 세상을 감싸고 있는 듯한 느낌은 처음 받아보는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마치 성장이라는 이름의 중심에서 밖으로 나아가는 운동과 보호라는 이름의 밖에서 중심으로 운동하는 힘이 서로 얽혀 가치라는 형태를 만들어 내는 모습, 이 모습이 지금 것 내가 찾아 헤매던 마음의 모습이자 심리의 본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정도의 확신이 들었다는 것은 최소한 나에게만큼은 사실이었다.
이렇게까지 생각해 보니 이제는 명확히 보였다. 가치는 심리가 있다. 가치가 없으면 심리가 없다. 그래서 사람의 심리를 알고 싶다는 것은 다른 말로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를 알고 싶은 것과 같은 말이다. 심리를 심리로 보지 말고 심리를 통해서 그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본다면 사람을 이해하는데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심리는 가치를 지키고 성장시키는 운동이다. 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이야기 단어 중 가장 근접한 단어가 바로 가치관이다. 가치관은 그대로 직역하면 가치를 볼줄 아는 안목이다. 이 말을 지금 내 중심언어로 해석해 보면 확실히 정리가 된다. 가치관은 더 중요한 가치를 찾아내는데 필요한 의사결정이다. 이 의사결정으로 획득한 가치는 저장된다. 그리고 이렇게 저장된 가치는 심리를 통해 다시 가치관에 반영된다. 이 형태가 계속 지속되면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이 삶이고 인생이라는 과정이다.
이렇게 중심언어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단순해고 명료했다. 무엇보다 중심언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뇌 공간이 마치 텅 비어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심플했고 여유가 있었다.
사람의 머리속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미스테리했지만 ~ 직접 경험해본 입장에서 이 경험은 마치 생각이 생물처럼 아이가 어른이 되 듯 한단계씩 성장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을 나는 벌써 두번째 경험을 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