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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ju Dec 11. 2015

부조리함 모순의 역설, 그것으로부터의 역동성

   세상은 온갖 부조리함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이 모순인 것은 삶과 죽음, 선과 악, 욕구와 절제, 행복과 불행 등 온통 반대되는 것끼리 모여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러한 부조리함과 모순 속에서 살아가야 하며, 매 순간 삶 속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는 수많은 부조리함과 모순의 상황에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여 인간이기 때문에 자율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칸트에 따르면,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지닌 이중적 존재이다. 인간은 본능과 욕구를 추구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본능과 욕구를 절제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본능과 욕구에 의해서만 행동한다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다시 인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이성에 의해 본능과 욕구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하며, 이성적으로 사유하고 행위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은 온갖 부조리함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이성적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러한 부조리함과 모순 속에서 어떠한 삶의 자세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인간만이 자유의지와 이성을 바탕으로 사유하고 탐구할 수 있는 존재이다. 즉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외부적인 영향력에 의해 결정되도록 맡겨두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사유와 탐구를 통해 자기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외부적인 영향력에 따라 좌우되는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찰해보아야 한다. 인간의 이성은 언제나 외부적인 부조리함과 모순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다. 사실 자기결정이란 부조리함과 모순이라는 상황과 양립 가능한 것이다. 역설은 반대되는 것들 사이의 역동성으로, 모순이 해결된 상태이며 극단적인 것들을 통합한다. 우리는 양 극단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조리함과 모순을 짚고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삶에서 부조리함과 모순이 없다는 것은 안락하고 평화로움만 가득한 이상적인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역설이 없다는 것은 역설이 가지는 힘, 즉 역동성이 없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 퍼져있는 부조리함과 모순을 활용하여 더 큰 움직임으로의 도모를 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여 벼랑 끝에 내몰리더라도, 그 고난과 절망 속에서 ‘나를 넘어선 나를 만나는 순간’을 맞이해야 한다. 니체의 말처럼, 인간은 고난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면서 초인이 되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서는 안 된다. 인간은 고난과 절망의 순간에서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직면하고 겪음으로써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고난과 절망의 순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왜 그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고난, 절망, 고통 그 자체는 힘든 것이 아니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이성적인 사유와 탐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다.

   인간은 부조리함과 모순 속에서 이성적으로 사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즉 고난과 절망의 순간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심사숙고하며 목적의식을 추구할 수 있다. 반면에 그 순간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인 이성적 사유의 힘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고난과 절망의 견디고 극복하는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기회로 여기고 험난한 운명에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험난한 운명을 뛰어넘어야만, 지금의 ‘나’가 아닌 ‘나를 뛰어넘는 나’를 만나는 순간이 올 것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그 순간을 맞닥뜨리는 것이 자아실현의 순간이다. 양 극단에서 오는 부조리함, 모순은 그것을 극복해내는 역설을 통해 오히려 하나로 통합될 수 있으며, 여기서부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힘, 역동성이 피어나는 것이다. 인간은 부조리한 삶의 상황 속에서 모순을 직면하고 역설해야만 한다. 이러한 사유가 없다면 삶의 역동성 즉 세상을 움직이는 힘 또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조리한 삶의 상황 속에서 생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값진 것을 이루어낼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은 부조리함과 모순을 친해해야 하며, 성장의 기회로 생각해야 발전할 수 있다. 부조리함을 회피하여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역설을 바라보는 침전과 몰입의 자세가 삶의 의미를  가져다준다.



상기의 글은 아래의 도덕윤리논리논술 기말고사 문제에 대한 답안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세상은 결코 배운 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시시각각 갖가지 시험에 들게 할 뿐 삶의 한 가운데서 맞닥뜨린 부조리는 우리를 벼랑 끝에 내몰기도 한다. 부조리한 인간의 실존적 삶의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논의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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