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ngmin Kim Jul 23. 2016

원우 <Walking in the rain>

수많은 가수들이 앨범을 낸다. 개중에는 갓 나온 신인에서부터 몇 장의 앨범을 발매한 중견(?) 가수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사람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대중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 인기를 끌지 못한 가수들은 자연스레 도태된다. 그렇게 사라져간다.


그러나 도태되어진 모든 사람들의 음악이 질이 낮다거나 속된 말로 후진 것은 아니다. 어떠한 이는 좋은 소속사에 속해있지 않아서, 어떠한 경우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또 어떤 경우는 아티스트의 외모나 비주얼이 뛰어나지 못해서 등등 음악 외적인 부분에 의해 사라져가는 불행한 경우도 존재한다.


가수 ‘원우’는 지금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찾기엔 무리가 있다. 첫 번째로는 현재의 활동명이 아니기 때문이고, 둘째는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원우는 원래 CCM 듀오인 ‘알레듀오’의 멤버였다. 알레듀오는 형인 윤성효와 동생인 윤원효로 구성된 형제 듀오였다. 알레듀오로 2003년까지 3장의 앨범을 발매했던 알레듀오의 동생 윤원효는 대중음악계로 진로를 튼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중음악계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그렇게 진로를 튼 윤원효는 ‘원우’라는 이름으로 한 장의 앨범을 발매한다. 그 앨범이 바로 2007년 발매한 <Walking in the rain>이다.


원우 <Walking in the rain>, 2007년 발매.


불행히도 그는 대중의 사랑을 얻는데 실패했다. 그 후 이름을 ‘모리아’ 로 바꾸고 2009년 싱글 <Peter Pan Syndrome>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름을 바꾼 이유 역시 불명확한데,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동명이인과의 혼동을 없애기 위해 바꾼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원우의 현재 활동명인 '모리아'의 앨범 리스트.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활동히 뜸하다.


<Walking in the rain> 은 전곡을 그가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맡은 앨범이다. CCM계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그의 음악적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앨범이라 볼 수 있다. 사실, CCM계에서 걸출한 보컬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동안에는 CCM의 특수성으로 보컬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인식되어졌다. 그러나 몇몇 아티스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음악적인 질이나, 보컬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향상되어졌다. 그리고 ‘원우’는 그중에서도 시원하면서 감성적인 실력이 검증된 보컬리스트였다.


그의 보컬은 2번 트랙이자 앨범 타이틀과 같은 이름의 <Walking in the rain>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미성이면서 보컬에 섞인 호흡이 아련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라이브로 이 노래를 들은 적이 있는데, 후렴의 첫 소절의 마지막을 들어보면 시원함과 청량감 그리고 폭발적인 느낌마저 받아 강렬하게 기억되어 있다. 이 곡이 왜 타이틀인지, 그리고 ‘원우’라는 가수에 대한 어필을 이 곡에서 가득 담아 놓았다는 것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다음 트랙인 <잊을 수 있을까>는 세련된 Modern Rock 곡인데, “잊을 수 있을까”를 반복하면서 정말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자신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남자의 마음을, 그러면서 계속 그리워하는 남자의 모습을 금방 그릴 수 있게 된다. 가사를 보지 않아도 가사가 명확히 전달되지만, 가사를 보면서 이 곡을 듣다 보면 누구나 우수에 가득 차게 된다. 특히나 이별을 경험한 남자라면 그 감성은 두 배가 되겠지.


<Walking in the rain>의 Track List.


<기다림>으로 넘어가면 앨범 전체에 흐르는 하나의 이야기를 비로소 분명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원우’라는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정점을 맛보게 된다. 2번, 3번 트랙이 락의 성질이 강하다면, 이 곡은 발라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는 그리움으로 가득 찬 가사와 맞물리면서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잘 드러낸 곡이자 앨범 전체를 하나의 스토리로 봤을 때 곡이 가지는 역할과 위치를 정확히 배치한 명석한 프로듀서로서의 자질까지 엿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멜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