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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Apr 18. 2024

오믈렛을 만들자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내가 생각한 오믈렛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타이밍은 역시 섹스한 다음 날 아침이다. 침대에는 아직 여자친구가 자고 있고, 남자가 티셔츠와 헐렁한 사각팬티 차림으로 주방에 서서 물을 끓여 커피를 준비한다. 그 근사한 향에 여자친구가 눈을 뜬다.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한데, 시금치 오믈렛이라도 괜찮다면 만들어줄까?" 남자는 말하며 가스불을 켜서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별거 아니란 듯이 오믈렛을 척척 만들어 접시에 담는다. 여자친구는 남성용 스트라이프 면셔츠 바람으로, 나른한 듯 침대에서 나온다. 아직 졸리지만 오믈렛은 제법 멋있을 것 같다. 새로운 아침 해가 주방 이곳 저곳을 눈부시게 비추고, FM 라디오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가 흐른다. 대충 이런 광경이다.

그래서 당신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론 없다. 있으면 좋을지도...... 라고 생각할 뿐.

작가의 이전글 '깊이'를 사랑하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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