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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 어떻게 볼 것인가

강력한 로컬 OTT에 대한 기대

by 이성민

*아시아투데이에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한 코멘트를 드렸습니다. 기사에 언급되지 않은 전체 코멘트를 아래에 정리해서 공유드립니다.

https://atoojob.asiatoday.co.kr/view.php?key=20250611010005012&ref=main_midtop



Q)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거대 글로벌 OTT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통합 OTT의 출범을 어떻게 전망해야 할까요?


A) 국내 OTT 합병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웨이브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 이번 통합은 더 늦기 전에 힘을 모으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개별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강력한 로컬 OTT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결국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전망합니다.


합병의 성공은 단순히 가입자 수를 합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소비 행태 변화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때 가능합니다. 이용자들이 여러 서비스를 오가는 ‘멀티호밍’의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 통합 OTT가 ‘일상적으로 구독하는 한두 개의 선택지’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이용자의 탐색 비용을 줄여주고 , 안정된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 다양성을 즐기는 이용 행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규모와 이용자 충성도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수급하고 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져,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Q) 업계에서는 글로벌 OTT와의 역차별 문제, 망 사용료 갈등 등을 거론하며 국내 OTT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국내 OTT가 직접 해외로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요?


A) 강력한 로컬 OTT가 필요한 이유는 글로벌 OTT를 ‘찍어 누르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인 지금, 그들을 제어하는 방식의 담론은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협상력’의 확보입니다. 강력한 국내 유통 채널이 존재할 때, 우리는 넷플릭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고 유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로컬 OTT가 콘텐츠를 모으고 유통하는 ‘에그리게이터(Aggregator)’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축이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이는 현지 콘텐츠 수급과 복잡한 권리관계 처리 등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비즈니스입니다. 국내 OTT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기에 앞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접근이 중요합니다. 이미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 영상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웹툰 등 아직 기회가 남은 다른 K-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보다 과감하고 세밀한 정책적 지원으로 뒷받침하는, 영역별로 다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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