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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ltae Sep 30. 2015

멀뚱한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은 스마트와치이야기



전통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필요에 의해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 발전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 분야에 따라선 최근 몇십년동안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이 깨지고 있는게 보인다. 


하루의 때를 알기 위해 시계가, 지나가는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이, 멀리있는 사람과 이야기위해 전화가 발명되고 꾸준히 발전됬다면 요즘 기술은 '이전엔 없었거나,  있었던것보단 더 좋긴한데 그렇다고 꼭 필요한건 아니고 심지어 어따쓰면 좋을지 모를' 그런식이다. 대표주자는  IT업계다. 변화가 빨라서 인문학계의 교수할아버지들은 그게 뭔지,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어떤의미인지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기술이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던 때의 사고방식으로 요즘 신제품들에 다가가는건 맞지 않다. 컴퓨터가 느리던 시절엔(내생각엔 2011년 이전)에는 일단 빠르면 그만이었으나 요즘나오는 컴퓨터들은 충분히 빠르다. 이젠 삶을 편하게 살기위해 컴퓨터를 사는 것이지 빠른 컴퓨터 사기위해 전쟁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본다. 


스마트폰은 더하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쯤부터 쓰여지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그것때문에 세상이 바뀌고 어마어마한것들을 할것같았지만 결국 쓰는기능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속도도 충분히 빨라져서 2년전에 나온 갤럭시S4나 갤럭시S6나 아이폰5나 아이폰6나 카카오톡하는데 지장없는건 똑같다. 점점 빨라지고 강력해져도 그것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을정도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제 스마트와치를 보자. 손목에 차면서 스마트폰을 보조한다는 이 물건은 삼성에서 갤럭시기어를 출시하면서 그게 뭔지 대략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고 애플와치로 더 이목을 끌었다. 내가 의아한건 ‘대체 저게 왜 필요한데?’하는 부정이 섞인 물음이다. 난 애플와치가 ‘아이와치’라는 이름을 달고 루머로 떠돌때부터 그게 있고 (잘 동작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편해지겠다 생각했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연락수단이고 하루에 수십~수백번씩 울리는 알람에 주머니에 손을넣어 잠금을 해제하고 확인한다음 다시 넣는 복잡한 일을 손목을 한번 흘겨줌으로 끝낼수 있다는 기대였다. 


특히 내가 강조하는건 요즘 스마트폰을 보고, 사용하는 행동이 결코 세련된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건 멋진 행동이랑 거리가 멀고, 누구나 쓰는것이고 너무 익숙한 행동이지만 (모순적으로) 스마트폰을 자제해야될 때와 장소가 아직은 많다.


그런때와 장소에서 주섬주섬하면서 눈을 책상 아래쪽으로 흘기며 알림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면? 

앞사람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 티를 내지 않으면서 알람을 확인할수있다면? 
그정도로도 충분히 유용한 기계가 될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가격문제와, 실제로 쓸만한 수준이 될지(배터리문제 등등), 기존 전통적인 손목시계가 가지는 가치와의 충돌 같은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언제나 그랬듯 기술의 발전과 인식의 성숙으로 해결이 되는건 당연할것이다. 매번 그런 사소한것들에 집중하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하면 안된다.


그래도 그게 꼭 필요해요? 하는 의아함이 남아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는 더 세상이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괴기하게 생겨서 머리에 쓰고 노는 기어vr, 오큘러스 같은 vr머신들이나 플렉시블디스플레이를 보고 왜 휘어야되는데? 하고, lte다음에 나올 더빠른 5세대 통신방식, 저거 그냥 장난감 아니야?하는 드론, 3d프린터, 무인자동차기술, 세그웨이 등등등... 이미 기술은 꼭 필요해서 있는게 아니라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으면 더 편하니까-로 발전해가고 있다. 그게 왜필요한데? 라는 꽉막힌 생각은 이제 맞지 않는다.


모든 물건앞에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고 그것은 결국 컴퓨터가 되고있다. 스마트와치가 기능이 시계라서 와치라기 보단 모양이 시계라서 스마트와치인것을 잘 생각해보라. 요즘 꼬맹이들은 액정이 없는 유선전화기 쓰는법을 모르고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왜 사진이 움직이지 않냐고 묻는시대다. 머지않은 미래에 시계라는 단어는(물건은) 손목에 차는 무언가를 지칭할뿐 시간을 보는 물건이라는 의미에선 멀어질것이다. 허황된 생각이라고? 혹시 손목에 시계차고있으면서 몇시인지 묻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느낌이 든적은 없나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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