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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 Feb 18. 2023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와 투자

책, <돈이 먼저 움직인다>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와 투자

돈이 먼저 움직인다

(제현주/ 어크로스/ 초판 1쇄/ 2021.07.07)



세상에서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게 뭘까? 나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큰돈을 벌고 싶어 한다. 예전 어느 짤에서 봤는데, 돈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다. 그는 돈에 미친 사람이라고. 동의한다. 누구나 돈에 관심을 갖는다. 어느 주식이 오르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주식에 돈을 쏟는다. 어느 시장이 현재는 아니지만, 미래에 먹거리가 된다고 하면 돈을 쏟는다. 돈이 돈을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은 발 벗고 나선다. 요즘 추세는 어떨까? ESG가 붐이 일고 난 뒤 사람들은 모두 환경 개선 기업에 투자했고, 기업들은 기술을 개발했다. 대표적 기업으로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대표적 전기차 회사로, 석유 기반 차량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차량으로 주목받았다. 한때 너무 많이 돈이 테슬라에 몰려서 주가가 급상승했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대 부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생각하고 던져볼 질문이 있다. 시장이 변해서 돈이 움직인 걸까? 돈이 움직여서 시장이 변한 걸까? 기후변화가 가시화되고 눈에 보이면서 석유 기반 차량에서 전기차로 시장이 변했다. 이건 돈이 시장을 변화시킨 걸까? 아니면 기존 시장이 저물면서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은 걸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전자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후자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갈팡질팡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 속에서 한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두 움직임의 전제가 '기후 변화 문제'에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가 기후변화 문제에 얼마나 큰 해답이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 문제에 대한 답으로 제시된 것은 맞다. 많은 돈도 현재 발생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에 집중되고 있다. 비즈니스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사전에 알아차리고 그 문제의 비즈니스가 잘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와 투자는 없을까?


책, <돈이 먼저 움직인다>는 임팩트 투자사 대표자가 쓴 책으로 임팩트 투자와 비즈니스에 대해 말한다. 임팩트 투자란, 비즈니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문제를 해결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걸 임팩트 비즈니스라고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임팩트 비즈니스는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해 사회적인 것으로 넘어가고,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요구가 시장의 흐름과 만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기후변화가 문제다. 다양한 원인 중 하나는 동물성 식재료다. 실제 소고기 단백질 100g을 얻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량은 50kg이라고 한다. 전 세계 모든 소가 발생시키는 탄소량을 측정해 보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탄소 배출량은 줄지 않을 것이다.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전 세계 모든 소를 도살해야 할까? 아니다. 윤리적으로도 맞지 않고, 동물 보호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 소고기 먹는 양이 줄어들지 않으면, 탄소 배출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소고기를 먹지 마세요라고 할 수는 없다. 더 나은 대안은 소고기가 아님에도, 소고기 같은 맛과 식감, 영양을 주는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바로 식물성 단백질 공급이다. 만약, 식물성 단백질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비즈니스를 갖춘 회사가 있다면 이들은 소고기 생산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즉,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 이건 환경적 임팩트다. 대표적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회사로 해외에는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가 있고, 국내에는 지구인 컴퍼니가 있다. 이들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 임팩트 비즈니스다.


임파서블 푸드가 처음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건 2011년이다.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는 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의미다. 바로 이 초기 단계에 임팩트 투자가 주로 이루어진다. 스타트업은 초기엔 자금이 없다. 때문에 투자를 받아서 연구를 진행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대개 이윤이 안 남기 때문에, 스타트업 대표들은 IR을 뛰며 투자금 유치를 받는다. 누구도 임파서블 푸드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떤 비즈니스와 가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 받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임팩트 투자사들은 이들의 가치를 확인하고 향후 발생할 문제에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진행한다. 물론 이윤도 생각한다. 그러다 상장을 하게 되면 소위 대박을 치게 되고, 원금 회수와 함께 이익도 챙기게 된다. 모든 투자가 그렇겠지만, 도박이다. 대개 스타트업이 그렇듯 안될 수도 있다.


이처럼 임팩트 투자는 기업 초기 비즈니스를 보고, 그들이 만들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를 진행한다. 저자가 말하는 사회적 요구가 시장의 흐름이 되는 타이밍을 노려서 하게 되는 것이다. 2011년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당시만 해도, 기후변화에 대한 뉴스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ESG에 대한 기사가 요즘처럼 당연시되지 않았다. 앞으로 변화할 세상을 미리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비즈니스를 찾아 투자를 한 것이다. 현재는 기후변화 문제 인식과 대안의 목소리, 기업의 변화도 안 하면 이상해진 상황이다. 이 흐름을 거스르는 기업이나 비즈니스는 도태될 수박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임팩트 투자와 비즈니스는 분명,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 맞아 보인다. 실제 식물성 대체 고기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고, 식품 기업들도 비건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시장이 변한 것이다. 이 시장이 더 커지고 주류 흐림이 된다면, 고기 생산으로 인한 탄소 문제도 해결될지 모른다.


비판도 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실은, 세상을 망가트렸던 사람들이라는 비판이다. 책, <엘리트 독식 사회>를 읽으면 알 수 있다. 임팩트 투자를 한다는 그 자금이 결국은 세상을 이렇게 망가트리면서 번 돈이라는 비판이다. 망가트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고치고 있다고 우리가 또다시 세상을 바꿀 거라고 자화자찬하는 걸 비판한다. 또한, 세상을 바꾸는 일에도 그 엘리트들에게 다시금 집중되는 걸 비판한다. 그 책에서 말하는 건 결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꾸는 게 필요한데, 기존에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용했던 사람들에게 자본주의를 바꾸는 데 앞장서게 하면 그게 될까?라는 문제 인식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 임팩트 투자가 자본이 정답이라는 흐름에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것을 끼워 넣는다는 인식을 주는 건 사실이다. 또한, 그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것을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도 솔직한 생각이다. 물론 그것이 어떻게 변질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회가 바뀌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사회가 바뀌는 데는 '자본'과 '이익'만 추구하는 생각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임팩트 투자와 비즈니스가 비록 이윤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치트키처럼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세상을 한 번에 바꾸는 치트키도 없다. 세상은 모순 덩어리여서, 아무리 모순적인 상황이라도 그것이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나는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세상을 바꾸는 임팩트 비즈니스와 투자는 필요하다고 본다.


<돈이 먼저 움직인다>는 몇 년 전 읽고 다시 읽은 책이다. 마침, 소셜벤처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그들이 갖는 사회문제가 무엇인지, 그들의 비즈니스로 그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는지를 공부하는 내 입장에선 많은 도움이 됐다. 인터뷰를 할 때 대표들이 왜 그 문제에 집중하게 됐는지 개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이 현재 사회적 요구에는 어떻게 반영이 되어 있고, 시장 흐름에는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또 가능하다면, 책에 소개된 기업들도 한번 인터뷰를 해봐야겠다.


밑줄

- 금융업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던 시절, 재무제표는 세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정연한 질서처럼 보였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재무제표의 어떤 항목을 올리고 내리느냐로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듯했다. 손익계산서의 맨 아랫줄인 순이익을 늘리는 활동은 좋은 것, 줄이는 활동은 나쁜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매출을 첫 줄로 시작하여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인 당기순이익으로 끝맺는 손익계산서에 어떤 동기나 철학이 숨어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재무제표의 질서가 관정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회사의 궁극적 의사결정권을 주주에게 주는 이유는 주주가 손익계산서의 맨 아랫줄의 것만을 가져갈 수 있는 존재이며, 모든 비용을 제한, 즉 책임을 다한 후에 주주의 몫이 남는다는 철학이자 원칙 때문이다. (p.30~31)


- 장기적인 재무 성과는 비즈니스가 기회와 리스크를 다루는 본질적 경쟁력에서 오며, 이는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 더 나아가 지구 환경과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직원은, 사업의 파트너는, 고객은, 그리고 지역사회와 지구 환경은 주주만큼 쉽게 떠날 수 없으므로 재무제표의 주기를 초월해 책임을 진다. (p.31)


- 한둘의 목소리가 사회적 요구가 되고, 사회적 요구가 시장의 흐림이 되면, 그때부터 목소리는 놓치면 안 되는 기회이자, 넘기면 도태될 위협이 된다. (p.81)


- 임팩트 비즈니스가 영화 한 편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한다면,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요구를 읽는 데서 출발한다. 임팩트 투자는 개인적인 것들이 사회적 요구가 되고, 곧이어 시장의 흐름이 되는 순간을 한발 앞서 포착하려는 시도다. 어느 지점 어떤 순간에 자본을 투입해야, 그 시장의 기회를 한발 앞서 잡을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다음의 질문과 다르지 않다. 어떤 사회적 요구에 언제 힘을 실어야 가장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어떤 사람들의 가장 개인적인 욕구는 사회적 바람의 풍향계가 되어준다. 그 바람이 너무 거세져 돛을 세울 수 없게 되기 전에 큰 돛을 지어 좋은 배에 달아주는 일이 임팩트 투자다.(p.82)


-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는 나는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난다. 언제나 빠지지 않는 질문은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가"다. 아직 비즈니스의 틀이 잡히지 않은, 만들어온 것보다 만들어야 할 것이 훨씬 많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이 창업자가 이뤄낼 일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한다. 그가 이뤄낼 일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기 마련이며, 회사의 미래는 그가 한 개인으로서 어떤 동기에서 출발한 사람이냐에 긴밀히 연계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임팩트 투자를 원칙으로 삼는 투자사인 만큼, 창업자가 왜 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느냐는 우리가 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p.84~85)


- 그들이 사업의 아이디어와 만나는 순간은 아주 개인적이다. 창업자는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 명의 개인으로서 해소되지 않은 필요를 발견하고, 그 필요로 허덕이는 다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그렇게 떠올리는 얼굴들 덕에 창업자의 개인적 동기는 사회적 동기가 된다. 기실 창업자들의 동기가 단순히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마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임팩트 투자자의 역할은 그 '사회적인' 동기에 주목하고, 그 동기가 사업을 키워가는 내내 사그라지지 않게 북돋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p.86~87)


- 윤리적인 비즈니스, 윤리적인 돈은 윤리적인 사회, 윤리적인 소비자, 윤리적인 제도와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사회와 시장이 더 높은 윤리를 요구한다면 비즈니스는 오래 돈을 벌기 위해 필연적으로 윤리를 택한다. 돈벌이의 장에서 한 명의 인간이 지키는 윤리에는 한계가 있지만, 많은 시민이 요구하는 윤리는 돈벌이의 기본 전제가 된다.(p.103)


- 기업에 자본을 대는 주주만이 아니라,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해 관계 맺는 모든 당사자, 바로 이해관계자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주주들을 위한 이윤 창출 역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살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전제다.(p.109~110)


- 환경친화적인 재생 원료라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된다. 김지언 대표는 "친환경 재료를 찾아 헤매는 유럽 바이어들과의 논의는 가격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p.144)


- 탄소 배출을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제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 지난 행적이 남긴 탄소발자국을 오늘의 나, 미래의 내가 되돌아 지우는 일이 필요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탄소를 대기로부터 포집해, 다른 곳으로 되돌려보내는 기술, 바로 카본 테크(carbon tech)다.(p.151)


- 7500리터. 청바지 한 벌을 염색하는 데 쓰이는 물의 양이다. 어림잡아 1500여 명이 하루를 보내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이기도 하다. 매년 약 20억 벌의 청바지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반면 해마다 1000억 개의 옷가지가 버려져 9200만 톤에 달하는 쓰레기 산이 만들어진다. 2030년이 되면 연간 의류 폐기물의 양은 1억 34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폐기되는 옷 열 벌 중 일곱 벌 이상이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의류가 1년의 수명도 채우지 못한 채 폐기물 신세가 되지만, 이 수치는 줄어들 기세는커녕 더욱 늘고 있다.(p.168)


- 이 많은 옷의 대부분이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신축성이 좋은 옷이라면 십중팔구 폴리에스트레, 폴리우레탄과 같은 석유계 소재가 쓰인다. 안타깝게도 합성섬유를 세탁하는 것만으로도 매년 50만 톤의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는 500억 개의 플라스틱 병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순면으로 만든 제품은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목화를 키우려면 물 2700리터가 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목화 재배에 쓰이는 살충제는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우리 몸을 감싸는 옷은 만들어져 버려지기까지 지구에 짙고 오랜 흔적을 남긴다.(p.169)


- 기업은 더 많이 생산해 더 많이 팔아야 돈을 벌고, 사람들은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을 올리는 이 기본 전제를 바꿀 수는 없을까. 순환 경제의 고리를 아무리 맞물려도 물리적인 양을 줄이지 못한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p.177)


- 농·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70퍼센트가 반추동물 고기, 바로 소고기와 양고기의 생산에서 온다. 소고기와 양고기는 단위 단백질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음식이다. 가금류(닭, 칠면조 등)나 어류 단백질보다 열 배, 콩 단백질보다 서른 배가량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맥킨지 보서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소를 한 나라로 치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나라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만큼 1.5도 시나리오는 반추동물 단백질 섭취의 대대적인 축소를 전제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반추동물이 인류의 고기 섭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50년에 9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를 4퍼센트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맥킨지 보고서의 추산이다. 소고기와 양고기의 섭취를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p.183)


- 소고기만이 아니라, 닭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해산물, 유제품과 달걀까지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이 연구되고 또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식물성 대체 식품이 지구 환경의 관점에서 소고기보다 나은 대안이 되려면, 단순히 식물성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탄소발자국을 제대로 줄이는 로컬 밸류체인이 만들어지고, 그 '식물성 원료'가 어떤 식으로 생산·공급되는지까지 고민하는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후 위기의 해법 중 하나가, 그리고 거대한 시장이 여기에 있다.(p.189)


-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의 3분의 1이 버려지는데, 기온 상승을 1.5도 내로 방어하려면 이 비중을 5분의 1 이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 쓰레기 배출 감소는 필요 생산량을 줄여 생산과 가공, 운송 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뿐더러, 음식 쓰레기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줄인다. 온실가스 배출만이 문제는 아니다. 먹지 않을 식품을 재배하는데 중국 영토보다도 더 큰 면적의 땅과, 전 세계 깨끗한 물의 25퍼센트가 소모된다.(p.191)


- '10년 후에 무엇이 바뀔까'보다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라는 제프 베이조스의 말은 아마존의 성공 비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이조스가 플렌티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농업으로 식량을 길러 인류를 먹여야 한다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사라지지 않을 거대한 시장의 존재를 의미한다. 이에 더해, 기후 변화가 가져올 식량안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다음 세대에게 농업은 가장 큰 숙제이자 가장 큰 기회를 주고 있다.(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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