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 30대 초반
PC통신/인터넷 시대 초기에 특정 주제에 대해 관심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방법은
검색을 통해 내가 찾는 답이 나오는 커뮤니티를 알아내고는 그 곳에 소속되는 방법이었다.
PC 통신 시절에는, 텍스트 기반으로만 교류했지만 나름 정보가 풍성했고
이 시대를 열어준, 선배(79~84년) 세대분들께는 늘 감사하는 마음
게임/장르 소설/프로그래밍 관련된 분야에서 교류를 했었다.
(반면에 친했던 친구들은 10대 시절에도 연애/연예인 주제로 활동을 하던걸 보며....)
대다수 사용자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3~4단계로 구분한다면
1) 가입 없이, 혹은 가입은 했지만 눈팅만 한다
2) 관심 있는 글에 호응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 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하게 된다.
3) 글을 쓰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유저'로 부터의 격려와 지지
4) 이후로는 오프라인에서의 친분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커뮤니티의 '고인물'로 남아서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마이너한 주제의 커뮤니티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2)~3) 단계의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중장기적 전략 / action plan이 있어서
가치 있는 사용자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초창기 웹 커뮤니티들은 이를 잘 할 수 있는 동기 유발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이 외에는 서로가 뭉칠 수 있는 다른 적절한 방법이 없었기에 -
보상을 바라지 않는 초기 그룹의 지속적인 애정과 노력으로 커뮤니티가 구성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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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부터 초고속 인터넷 + 웹 커뮤니티 시대가 열렸고,
전화선 사용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특정 시간대 위주로 활발하게 온라인 활동이 이루어지던 것이 사라졌다.
나도 나름 발빠르게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려고 했지만 고등학생 시절이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음.
* 이때 성인/대학생이었다면 이 기회를 붙잡기에 적절한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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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년 뒤 대학교에 올라가서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교류할 기회가 종종 생겼는데
- 대학교 내 중앙 동아리, 학과 내 학회/(소 동아리), 연합 동아리 2군데
- 교내외 스터디 그룹 등이 있었음
모교의 학풍상 내가 좋아하는 서브-컬쳐 주제의 활동을 하는
동아리는 없었으나, 그나마 잘 맞을 수 있는 곳에 운좋게 소속된 느낌
(아직도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는 대학 동기,선배는 모두 이쪽 소속)
여타 교외의 커뮤니티 활동/스터디 그룹들은
활동 당시에는 나름 목적을 가지고/재밌고/보람 있게 활동하긴 했지만
소속감을 두고 주도적으로 활동하진 않았기도 하고 10년 이상 시간이 지나보니 대부분 연락도 끊겼음.
또한 슬프게도, 내 깃수의 동기들은 선배들이 물려준 것을 '유지' 했다면
후대에서는 취업 경쟁사회 / 스펙 사회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순수 취미 느낌의 동아리들은 맥이 끊겼기도 했음. (오히려 시간이 더 지나보니까, 서브 컬쳐 지향의 동아리들이 새로 생긴걸 보면서 어라 싶기도 했지만)
그리고 대학시절을 관통해서 가장 열심히 활동한 외부 커뮤니티 3개는
1) 전반기의 'MMORPG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 길드 활동, 정모 등
2) 후반기의 아케이드 게임 커뮤니티 - 트레이딩, 길드, 오프라인 활동 등이었던 것 같다.
3) 후반기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M클럽'의 독서, 보드게임, 리듬게임 외 기타 시그 활동을 꼽을 수 있겠다.
* 결론적으로는 꾸준히 활동이 가능한 소속 단체는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공유할 수 있고 / 잘 통하는 이들이 많이 소속된 경우'인 것 같았다.
내 기준으로는 이게 오프라인이 기반이든, 온라인이 기반이든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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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서도 취미활동을 교류할 수 있는 좋은 외부의 지인들을 많이 알게되서
깊은 소속감을 가지고서 즐겁게 커뮤니티 활동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이어진 지인들과는 지금껏 거의 1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는데
비결 중 하나는 아무래도 '카카오톡 그룹 채팅 + 단체 오픈톡방'이라는 강력한 툴이 생기면서
내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만 별도로 교류하고, 연락해서 모일 수 있다는 강력함 덕분에
중앙 집중식 커뮤니티는 파편화 되었고, 소그룹 내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어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해야할 필요성이 줄었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기반의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형태의 커뮤니티들도 많이 생겼고
주제별로 프리미엄 형태의 그룹 형성을 하는 커뮤니티도 나름 활성화 되었던 것 같다.
(2013~2014년에 '청감' 같은 커뮤니티는 유니크했는데, 2017~2019년에 소모임에서는 '일반적'이 되었음)
내 경우는 나름 운 좋게도,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기 어려운 특수한 서브-컬쳐 / 마이너한 취미를 많이 가졌음에도
재능 넘치고, 좋은 지인들과 많이 연결될 수 있었고- 지금도 소소하게 친분을 이어가는 중이긴 하지만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런 좋은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늘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