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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qrie Dec 05. 2024

분노를 멈추고, 기록하라.

감상과 감사 - 讀 

[1.4 킬로그램의 우주, 뇌. 카이스트 명강02. 사이언스북스 p170~173]

[챌린저호 폭발 장면, 출처:NASA (flickr)]

1986년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됐다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고의 원인은 고체 연료 추진기의 이상(사실은 작은 고무 패킹 문제, 참고:wikepedia)으로 밝혀 졌었고, 탑승한 승무원 7명이 모두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 미국의 우주 개발 계획의 차질은 물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선을 촉구하는 일들이 이어졌고 그 결과로 인해 미국의 우주 개발은 얼마간 지연이 있었지만 보다 철저한 관리와 점검을 내재화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울릭 나이서라는 사회 심리학자가 실험을 한 가지 진행했다고 한다. 챌리저호 폭발 다음 날 자신의 수업을 듣고 있던 106명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당시 누구와 어디서 그 사고 소식을 들었거나 중계를 보았는지 상세히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그런 후 2년 반 가량이 지난 뒤, 그 학생들을 다시 면담해서 2년 반전에 했던 질문을 똑같이 물었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그 폭발 소식을 들었는가?' 


결과는 놀랍게도 약 25퍼센트의 학생들이 완전히 다른 기억을 얘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학생들 대부분도 세부사항의 기억이 원래 답변과 달랐다는 것입니다. 약 10퍼센트 가량의 학생만 처음 기억과 동일한 기억을 해냈다고 합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접하면서도 본인이 가졌던 기억은 당시의 기록과 생판 다른 내용이 되거나 일부의 기억에 훼손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결과는 자신의 기억과 2년 반 전에 적었던 기록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인정을 하지 않았고, 2년 반이 지나 본인이 생각해낸 기억이 맞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내 글씨체가 아닌것 같다. 내 기억이 더 정확하다."하면서 말입니다.


여러가지 심리학적 분석이나 논리가 적용될 수도 있겠지만, 기록되지 않은 것은 기억될 수 없다는 조그마한 실험의 결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기억하는 것이 그 때 그 장소에서 일어난 사실과 같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기록하고 되새기고 다시금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을 때, 무언가 소유하거나 소망하려는 욕심이 내 눈을 덮을 때 그리고 타인의 주장이 내게 합당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않고 정해지 바에 따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틀리지는 않을 수 있으나, 다르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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