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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ounders note

제주로 이주를 결정하셨다구요?

자, 앉아봅시다. 그런데 왜죠?

by Young Choi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다가 뜬금없이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을 스스로도 했었지만..

2년이라는 시간을 제주에서 보냈다고 하면, 뭔가 남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내가 마주쳤던 과정들이나 이슈 등등에 대해서 기록을 해둬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써본다.
뭔가 갑자기 생활 블로그가 되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평소에 생각해 왔던 몇 가지 고민해 볼 포인트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라는 접근에서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2023년 초, 겨울 제주로 이주하였다.


차량을 가지고 제주로 옮겨가야 했기에, 완도에서 출발하여 제주로 들어가는 큰 여객선을 타고 제주로 향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서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들겠다는 에너지 뿜뿜과 더불어, 그 장소가 제주도라니.. 가슴 뭉클한 느낌까지 더해져 있었다.

신대륙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꿈에 부푼 유럽 사람의 기분이 이런 것이 아닐까..


총 3시간 정도의 운항 중, 멀리서 제주도가 위용을 드러내는 장면을 처음 본 순간, 신대륙을 찾아낸 콜럼버스가 느꼈을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로는 많이 타고 가봤지만, 해발 0m에서 바라보는 2000m에 가까운 한라산의 웅장함은 한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왜감? 을 주는 모습이었다.

날씨 좋은 날, 한 번쯤은 배를 타고 제주로 입도해 보는 것도 추천



서론이 길었지만,

그렇게 제주도로 건너가게 되었고 이제 현실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과 마주하여야 할 시간인데, 아래는 지금까지 뽑아둔 잠재적 제목 리스트로.. 오늘은 그 중 1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어디서 살 것인가? 시내/ 시내에서 너무 멀지 않은 읍내? / 시골?

2. 일은 어찌하시려구요? 네? 스타트업을 하시겠다구요?

3. 그래서... 제주에 도움을 줄 지인들이 있는가?

4. 평소의 인간관계를 맺는 스타일은 어떤가?

5.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평소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혼자인가? 커플인가? 혹은 함께 거주할 친구가 있는가?





1. 어디서 살 것인가? 시내 vs. 시내에서 너무 멀지 않은 읍내? vs. 시골?

여기서 말하는 산다!의 의미는 1년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행 목적하고는 좀 다릅니다. ㅎㅎ



제주도 내 어디에 집을 구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려면, 우선 제주도가 꽤 큰 섬이라는 것과, 제주도의 도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제주도가 서울보다 3배는 큰 섬인 것을 알고 계신지?

제주 공항에 내려서 성산에 살고있는 친구에게 제주 시내에서 밥 먹자고 전화하는 것은.. 나 광화문에 놀러왔으니, 동탄에 사는 친구에게 광화문에서 같이 밥 먹자 정도라는 의미라는 것을 일단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어디에서 살 것인가?
라는 주제에 대해서 조금 더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면, 제주도에 내려와서 사는데, 굳이 시내에 살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사람 사는데 편리한 시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럼 제주의 시내가 어디일까?

1) 원도심 일대 : 요즘 핫한 탑동, 동문시장 근처의 이도1동/일도1동 등의 제주 동쪽

2) 신시가지 : 노형동, 연동, 아라동 등 제주 시내 서쪽

나는 이런쪽은 오히려 살아보지 않아서 정보가 없고, 가끔 맛집 찾아 구경가보는 정도?


그런데, 나의 경우는 제주에 내려온 이유가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육지에서 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대중교통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고, 스타트업의 site를 서쪽의 중산간으로 결정해 둔 상황이었기에 시내에 살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추후 설명하겠지만 처음 내려가는 사람에게 서귀포 시내에 거주한 다는 여러모로 너무 큰 모험이다. (서귀포는 최소 제주 2년 차 이상 권장)

(참고로, 제주도에서는 "육지"라는 표현을 쓴다. 중문에는 "육지 것들"이라는 술집도 있다)


제주도에 내려오는 다양한 이유와 상황이 있겠지만, 이 부분을 나이라는 이유로 한번 구분해본다면.. 30대 중반 이전이라면 시내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데

그 이유로 1) 직업을 구하기 쉬움, 2) 오피스텔 등 작은 집을 구하기 쉬움, 3) 놀거리들이 시내에 몰려있음, 4) 그나마 대중교통 좀 있음


스크린샷 2025-02-05 오전 10.51.22.png 제주도 주요 도로 안내 (source : 블로그 마카롱의 일상다반사)

자 그럼 시내에 살지 않는다면 어디에 머물 곳을 찾아야 할 것인가?

(차가 없다면 당연히 제주 시내에 살아야 한다. 하지만 시내에 산다고 해도 차는 있어야 편하다)


차가 있다는 전제하에 제주도에서 고려해야 하는 도로는 크게 (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1번과 5번이다. 1번이 제주시에서 대정 쪽으로 연결되는 "평화로"이고, 5번이 "번영로" 표선으로 연결되는 큰길이다.. 제주에서 가장 큰 고속도로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일단 시내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큰 두 도로와의 연결성이 중요하다. 시내로 왔다갔다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도로 근처로 공항에서 나오는 리무진 버스나 대중 교통들이 발달해 있기 때문.


스크린샷 2025-02-04 오후 12.25.05.png


그럼 일단 내가 첫 번째 거주지로 삼았던 곳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위의 지도에서 출발로 표시된 애월읍 "광령 2리"였다.

이곳의 장점으론 는

1) 주소상으로 애월읍이지만 제주 신시가지(노형동)와 가깝고,

2) 공항이 15~20분 정도 걸리며

3) 이마트(노형점)가 가까운 곳이다.

4) 또한 위에서 설명한 평화로와 연결되어 남서쪽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5) 중산간 지역이기 때문에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뷰도 좋다.

6) 학교 근처라서 약간의 식당들이 존재함

사실 살아본 경험으로는 이 동네가 제주도 최고의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제주의 두번째 집은 반딧불의 동네 한경면 청수리 였습니다. 한마디로 시골.





그렇다면 제주에 처음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고민의 포인트와 조언을 담아본다면,

a) 공항은 가까운게 유리하다. 내가 비행기를 탈 일도 많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놀러오면서 공항 픽업 등을 요청한다. ㅎㅎ 차차 멀어지기를 권장하고, 또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도록

b) 제주 시내가 아니더라도, 약간의 편의시설들이 있는 곳과 멀지 않아야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왠만한 동네에서는 저녁에 밖에서 밥을 먹기가 힘들다. 고기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닫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조금은 큰 동네가 가까워야 살만하다. 서쪽이면 한림, 동쪽이면 함덕과 같은 동네가 가까운게 유리하다. (아니면 아예 제주 시내가 가까운)

c) 처음에 내려가서 예쁜 전원주택에 반해서 깡촌으로 가게 된다면, 극도의 외로움과 무료함을 각오해야 한다. 몇몇 분들이 바다가 보이는 예쁜 제주 구옥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건 한달 살기 할때나 하는 것이다.

d) 위치와는 상관없는 조언이지만, 제주도 집에 지네와 벌레등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새로 지은 집들은 좀 덜할 수 있겠지만, 새로 지은 집이라도 애들 손가락 만한 지네 정도는 종종 출몰한다.

e) 마트/다이소 등의 위치 당연히 중요하다. 그래서 b)에서 이야기한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f) 제주오일장 닷컴에서 가장 많은 매물을 볼 수 있었다.




1. 어디서 살 것인가? 시내/ 시내에서 너무 멀지 않은 읍내? / 시골?

2. 일은 어찌하시려구요? 네? 스타트업을 하시겠다구요?

3. 그래서... 제주에 도움을 줄 지인들이 있는가?

4. 평소의 인간관계를 맺는 스타일은 어떤가?

5.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평소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혼자인가? 커플인가? 혹은 함께 거주할 친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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