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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Mar 05. 2023

ChatGPT의 미래. 대한민국 제조업에서 답을 찾자

제조업 로봇 도입 순위 세계 1위

최근 인터넷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코 "ChatGPT"이다.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무료로 배포된 인공지능과 채팅을 하려고 대한민국은 그 어느 국가보다 앞장서서 테스트에 무료로 참여하고 있다. 혹자는 희망찬 미래를, 혹자는 암울한 미래를 예상하면서 새로운 문명을 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또한 잘 적응할 것이다.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에도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가장 빠르게 적응하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신문명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적었다.  심지어 구글 검색어보다 ChtGPT의 검색어가 대한민국에서는 역전이 되기 바로 직전까지 가 있는 상태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ChatGPT가 가져올 사회변화. 그리고 한 장면이 떠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의 불 꺼진 기숙사동. 한때 전 세계 LCD 생산량 1위를 찍고 삼성 LCD, LED TV를 전 세계로 수출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은 기숙사 세 개 동 전체가 비어있다. 사람이 없다. 특히 라인에서 일하는 여사원들이...


20여 년 전 디스플레이 클린룸에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들어와서 로봇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여사원들이 있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특성상 얼룩 검사는 "20대 여성"의 눈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검사 영역에는 수십 명의 여사원들이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쉴 새 없이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설비 국산화를 거쳐 설비 자동화가 이루어지면서 한 사람 두 사람씩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상당 부분 로봇이 알고리즘에 맞추어 불량과 양품을 구별해 낸다. 심지어 얼룩의 사이즈와 개수를 수치화하고, 시스템에 각장 도표와 이미지로 저장이 되어 사무실에서 쉽게 제품의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독일, 일본과 더불어 제조업 강국이면서 산업용 로봇 밀도 1위 국가이다. 그만큼 산업 곳곳에 자동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해 왔다. 마치 세계 최저 출생률 국가를 대비하는 것처럼...

국제로봇연맹 제공


대한민국은 2023년 드디어 출생률 0.78을 찍었다.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인구 소멸국으로 유심히 보고 있다. 

통계청
통계청


더 이상 예전처럼 신입사원들을 뽑지 않고 제조 공장 안에 로봇만이 바쁘게 움직이더라도 생산성은 예전보다 높은 현재 디스플레이 공장을 보면서 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미래를 상상해 본다.

일단 단순 작업을 하는 것은 모두 알고리즘으로 대체된다. 예전에 디스플레이 얼룩은 눈으로만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이제는 여사원들이 그동안 만들어낸 얼룩 이미지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한 모델이 훨씬 더 잘하게 되고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고 모두 잘랐다. 그러면 전체 고용이 줄었는가? 아니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개발 엔지니어들이 그 빈자리를 메꾸었고, 스마트폰이 매년 새롭게 개발되는 신기록을 세우도록 했다. 그럼 미래에 이런 개발 엔지니어들을 인공지능이 대체를 할까? 물론 좀 더 자동화가 되어 단순 업무가 줄어들지만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필요한 곳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몇 년 전에 인공지능을 두고 동료 엔지니어와 토론을 하던 중에 이런 얘기를 한 적 있다. 미래에는 범인을 잡는 형사들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지만 서류 작업을 하는 인력과 규정에 맞게 법을 적용하는 검사들과 판사들은 오히려 없어질지도 모르겠다고...


발로 뛰고 현장을 돌아보며 범인을 잡는 형사들도 언젠가 미래에는 더 잘하는 로봇으로 대체될 수도 있겠지만 그전에 사라질 직업군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감기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각 지점마다 올라오는 처방전들을 한꺼번에 보면서 승인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고, 약봉지에 분류해서 약을 담는 로봇이 제대로 담았는지 자격증을 가진 약사들은 훨씬 더 많은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으로... 대신 아픈 사람들을 마사지하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상담해 주는 사람들은 더 귀하게 쓰일 수도 있겠다. 노동의 가치 기준이 완전히 달라지고 교육의 방향도 바뀔 것이다. 


올해는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가지고 나오던 해 누구는 먼저 사용해보고 좋다고 하고 누구는 그런게 뭐가 필요하냐고 하던 시기와 유사한 과정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더 많은 인공지능을 옆에 두고 일하고 놀고 즐기는 시대가 될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간의 격차가 불평등을 만들것인지, 아니면 인공지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격차가 줄어들게 될 것인지 스마트폰을 생각해보면서 미래를 상상해본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될 것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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