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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리더십은 이기적 이타심의 적절한 균형이다.

아내의 퇴근은 저녁 9시, 거의 매일 저녁을 미리 준비해 놓는다.

저녁 메뉴는 아내가 먹고 싶은 거,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거, 내가 먹고 싶은 것 중 합의되는 걸로 주문을 미리 받거나 내가 알아서 준비를 하는 편이다. 서로 합의된  메뉴라 인기가 좋아 늘 가족이 함께 한다.


하루 중 가장 활기찬 가족 대화는 저녁 식사 자리다.

상차림에 숟가락 들고 상전 자리에 떡 하니 자리 잡은 아내가 말을 꺼낸다.

벌컥벌컥 한 모금 마신 캔맥주는 치익~거품 빠지는 소리가 난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냐면...

나참~어이가 없어서 씩씩...

잘 들었지?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


예전엔 고민을 얘기해서 내가 말을 꺼내면 너~나한테 지금 코칭하냐? 

너나 잘해라. 이런 식이였는데 요즘은 언행일치하는 날 인정하는 거 같아 내 말을 좀 귀담아듣는 편이다.

내 말에 집중할 땐 눈이 똘망똘망 해져서 좀 귀엽다(으흐~~)


들어보니 함께 일하는 어떤 분에게 잔소리 좀 했고 그분과 서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다툼이 있었나 보다. 

평상시에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그분이었다. 

재산 자랑, 남편 자랑 이래저래 자랑을 하면서 잘난 체를 하는 분이었는데

정작 하는 일은 매끄럽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욕도 먹고 인정도 못 받고 있었다.


자랑을 대 놓고 하는 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방어하기 위한 열등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자존심은 쎄고 질투심은 크고 자존감은 낮아 보였다.


질문을 했다.


- 자기는 일하는 거 그만두고 싶어?
- 아니? 그만 두기 싫어!


-그분은 일하는걸 그만둘 거 같아?
- 아니? 그만두진 않을 거 같아


- 그 사람과 관계를 끊고 싶어?
- 아니? 일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함께 해야 해


-그럼 자기도 그 사람도 일은 해야 하는데 관계를 끊으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함께 해야 하는 거네? 맞아?
-응  


내가 지금부터 제안을 하려 하는데 말해도 될까? 

응~해봐. 난 좀 심각하니 확실한 솔루션 내놔야 한다.


안 내놓으면 듀거?



사람의 말행동은 생각으로부터 흘러나와.

생각 없는 말행동은 없다는 거지!


그분이 자랑하고 질투심 있는 말행동은 이미 생각의 구조가 그렇게 하도록 짜여 있던 거지.

근데 잘 생각해봐. 그 생각은 언제부터 형성됐을까?

그분은 언제부터 열등감, 쎈 자존심, 질투심 같은 게 생겼을까?


내가 어려서 깡촌에서 살 때 매일 밤마다 오줌을 쌌잖아.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야 하는데 우리 반에서 나만 못 가니깐 아이들이 부모님 설득한다고 우리 집에 떼거지로 몰려온 적 있거든. 왁자지껄 담 넘어 아이들이 집으로 오는 소리가 날 때 나는 정말 창피해 죽는 줄 알았어. 왜냐면 매일 밤 오줌 싸서 지도(?)가 덕지덕지 그려진 두꺼운 솜이불을 마당에 널고 있었거든. 나는 엄마 한데 방에 숨어서 엄마엄마 이불 쫌~이불 쫌~하고 손짓을 했는데 엄마는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모른 척하고 있었어. 그때 아이들이 마당에 들어와서 엄마한테 날 수학여행 보내달라고 그랬거든... 근데 엄마가 그러더라?

저길 봐... 저길~하면서 오줌 지도가 그려진 빨랫줄에 널려진 이불을 가리킨 거야~아 그땐 난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절망했는데 하필 내가 짝사랑했던 여자애가 함께 있었던 거야. 아~그때 비참함이란... 그 이후 나는 어땠을까?


그전까진 나름 적극적이고 활발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난 엄마가 미워졌고 소심해지기 시작했어. 열등해졌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거 같아. 내가 학생 때 버스 벨을 못 눌렀잖아. 칠판도 못 지웠고 앞문으로 다니지 못해서 뒷문으로만 다녔던 이유들 내 인생은 그때부터 소심함의 극치였고 그런저런 이유로 엄마를 20년 동안 안 본 결정적 사건의 시초이기도 하지.


함께 일하는 그분도 나처럼 그런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

그분도 원래는 그런 분이 아녔을 거야.
응애응애 하고 신생아로 태어날 때부터 열등감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을 거니까...


사람은 습관으로 정체성이 만들어지는데 그 습관은 어릴 때부터 만들어져.

익숙함이 습관이니까...


내가 아마 10년쯤 전에 엄마한테 물어본 적 있어.

엄마 그 오줌 사건 이후로 내 인생이 얼마나 꼬였는지 알아?
엄마는 기억나긴 해? 했더니 뭐란 줄 알아?


그런 일이 있었어? 모르겠는데??

와 그때 내가 얼마나 억울했는지 수십 년 내 인생 엄마만 미워하고 나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 거지.
정작 그 사건의 당사자는 기억을 못 했던 거야...


근데 나중에 알았어.

그 사건은 내 잘못도 아니고 엄마 잘못도 아니란 걸...


엄마가 나 잘못되라고 일부러 그랬을까?


따져보면 엄마도 신생아 시절이 있었고 엄마도 할머니에게 그렇게 배웠을 거잖아.

대물림인 거지. 

난 어릴 때부터 항상 엄마를 원망했어. 왜 우리 엄마는 민감하지 못하고 둔할까?

엄마도 잘못 없어. 그렇게 습관적으로 살아왔던 거고 할머니에게 그렇게 자라도록 영향을 받았을 거야.


세상 사람들 모두 그렇게 대물림에 대물림으로 그렇게 흘러 흘러 정체성이 만들어진 거지

그분도 잘못 없어. 그분의 부모님도 잘못이 없어


소통은 내가 잘나고 상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소통은 안돼.

소통이 안되면 리더십도 없는 거지.


리더십의 핵심은 인정이야.

그 사람 그렇게 된 그것이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는 인정.


화가 나는 이유는 내가 만들어진 기준에 맞지 않았을 때 나와

갈등은 신념과 신념이 부딪혔을 때 생겨

신념은 어릴 때부터 어떤 사건으로 만들어지고 굳어져
꼰대라는 건 그렇게 만들어져


자기가 그분과 다퉜고 싸움이 일어난 이유는  서로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그 생각 그것이 말행동으로 자연스레 스며든 거지. 그게 그 사람이고 그건 오랫동안 습관화돼서 바꾸기 힘들어. 


자기가 그랬잖아. 서로 그만두지 않고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관계를 끊지 못한다면 딱 하나야.



리더가 되거나 팔로워가 되거나...

자기는 리더가 되고 싶어?
팔로워가 되고 싶어?

-당근 리더지??


리더십의 핵심은 나와 상대의 편안한 감정의 상태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 없느냐야. 

리더십의 기준은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한 감정을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해

그렇게 못하면 팔로워가 돼야 해.


팔로워는 감정의 상태가 편안할 때 리더를 따를 수 있어

그 사람만 보면 감정이 불편하다면 따를 수 없어


그럼 내가 리더가 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돼.

내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상대를 인정해야 해.

그분이 그렇게 말행동은 그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해.

그 사람은 그냥 그 자체라는 걸 인정해야 해.


그렇게 할 수 있어?


해볼께!!





어제 아내는 웃는 낫으로 퇴근을 했고 결과를 말해줬다.


오늘 내가 출근하자마자 그분에게 얘기하자고 했어.

그리고 사과했어. 그랬더니 그분이 날 꼭 껴안는 거야. 고맙대. 먼저 사과해줘서. 그리고 막 울었어.

그리고 하루 종일 평상시와는 다르게 날 대하더라?


-어떻게 하는데?

-평상시엔 팀워크로 일하지 않고 혼자 독불장군처럼 지 맘대로 일하는데 오늘은 이것저것 나한테 물어보면서 하네.


-그래서 어땠어?

-음.. 좋았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더라... 그분이 많이 바뀐 거 같다고...


- 왜 출근하자마자 그분에게 얘기하자고 한 거야?
- 내 편해질라고... 그냥 그렇게 계속 있으면 나도 불편하고 그분도 불편할 거잖아. 그래서 사과한 거야.




와~탁월한 리더십!!


차원이 다른 탁월한 리더십이란 

이기적 이타심이다.


아내는 자기가 먼저 편해지기 위해서 이기적으로 먼저 말을 꺼냈다.

그리고 이타심으로 상대를 대했다.


이기심만 있다면 리더가 될 수 없다.

이타심만 있어도 리더가 될 수 없다.


이기심이 강하면 팔로워가 없고

이타심만 있다면 호구가 된다.


차원이 다른 탁월한 리더십은 이기적 이타심의 적절한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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