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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Apr 07. 2020

플릭스버스, 위기를 바꾼 브랜드의 힘

고사 위기의 버스 사업자를 브랜드로 연결해 통일시킨 스타트업

유럽을 연결하는 저가 항공과 고속철도의 등장으로 과거 유럽 국가를 연결하던 버스 사업자들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스타트업이 플릭스 버스다.


플릭스버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의 시외버스 브랜드다. 독일 버스 시장의 규제가 사라진 2013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2조원대의 기업 평가를 받고 있다. 설립은 2011년 뮌헨에서 이루어졌으며, 다니엘 크라우스와 요헨 엥에어트, 안드레 슈벰라인 등이 공동 설립자다. 

2013년 2월 첫 번째 노선이 만들어 진 이후 지금은 유럽을 연결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교통 수단으로 여행자에게 큰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플릭스버스는 우버와 비교되지만 사실 우버와는 다르다. 차량을 소유한 개인과 차량이 필요한 개인을 연결하는 우버 서비스와는 달리 플릭스버스는 일종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가깝다. 2011년 저가 항공사와 철도에 밀려 고사 위기에 몰린 독일 중심의 시외버스 회사를 찾아가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즉, 버스와 기사를 보유하고 있는 소형 시외버스 회사와 운송 수단이 필요한 개인을 연결한다.

[성공요인1.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

플릭스버스는 시외버스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집중, 그동안 비즈니스의 고정관념을 철저히 무너트렸다. 한국만 하더라도 시외버스 서비스는 노선, 버스, 기사 이외에도 거대한 버스 플랫폼, 매표소, 티켓 등이 있다. 


하지만, 플릭스 버스에는 거대한 플랫폼도 없으며, 매표소와 티켓도 없다. 다만, 깨끗한 버스와 친절한 기사만이 있다. 예약은 플릭스버스가 제공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모바일 티켓이 승차권을 대신한다.


도시에 위치한 거대한 버스 플랫폼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노선의 유연함이 늘어났다. 거대 도시의 버스 플랫폼을 연결하는 것에서 벗어나 도시와 도시, 관광지를 연결하는 노선이 생겼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는 기차, 비행기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예를들어 도시 외각의 비행장에서 실질 이동지인 도시로 또 다시 이동수단을 이용해 접근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바로 목적지를 연결하는 편리함이 생긴 것이다. 물론, 시간적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야간 버스, 단거리 여행지 연결 등으로 극복했다.

[성공요인2. 브랜드가 주는 경험과 믿음의 힘]

플릭스버스는 노후화된 버스를 하나의 브랜드로 연결하고 서비스 시설 기준을 만들면서 사용자의 인식을 개선했다.


초기 플릭스버스는 버스 1대 없는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자금이 부족한 이 회사는 사용자를 모으고 이를 통해 매출을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것이다. 플릭스버스는 유럽 각국의 도시마다 있는 중소 버스 회사를 연결해 원거리 기본적인 노선을 만들고 마케팅, 승차권 구매, 최적 가격, 서비스 등을 관리한다. 현재 플릭스버스 파트너사인 지역 버스회사는 유럽 중심으로 29개국 300개사에 이른다.

브랜드 관리를 통해서 서비스 품질을 통일시키고, 이러한 서비스 경험을 통해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플릭스버스는 독일의 버스 시장 규제 개혁 이후 독일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노선을 점차 유럽 전지역으로 확대했다. 2015년 이후에는 카풀 업체인 리니타를 인수해 노선 버스 이외에 임대 버스 서비스를 추가했다. 2016년 유럽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이후에는 경쟁사인 포스트버스를 인수해 독일 시장의 90%를 점유했다. 


2018년 플릭스버스는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유로 라인을 포함한 기차 회사를 인수해 플릭스트레인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버스와 기차를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 수단을 만들어냈다. 

[성공요인3. 규제 계혁 그리고 투자]

타다 사태를 보면서 플릭스버스의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고사 직전의 유럽 버스 사업은 플릭스버스라는 혁신을 통해서 유럽을 대표하는 운송수단으로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하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로 새로운 기회를 상실해버린 국내와는 다르다.


이러한 성공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과 투자 회사의 규모의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은 2013년 버스 시장 개혁을 통해서 80년 동안 지속돼 온 규제를 혁파했다. 최근 카풀이나 네트워크 운송 사업자에게 1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투자도 달랐다. 대형 투자 기관의 참여도 있었지만, 투자 마중물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버스 회사였다. 이들은 브랜드화를 통한 서비스 가치 상승에 자신들이 먼저 투자를 진행해 비즈니스의 성공을 도왔다. 덕분에, 플릭스버스가 지금 자체적인 버스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지휘는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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