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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Apr 08. 2020

넷플릭스, DVD 대여점에서 스트리밍 1등으로

사용자 경험 누적과 개선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사업 기획자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창업자,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경영자들은 세상에 없는 혹은 기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는다.


이들의 그런 시도들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만들어냈고 기존 시장을 뒤흔든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선도 기업들이 정말 다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성공을 얻었을까?


여기 넷플릭스라는 재미있는 이력의 회사가 있다. 넷플릭스는 방송국도 제작사도 아닌 미국내에서 비디오테이프 및 DVD를 대여하는 작은 업체였다. 방송국도 제작사도 아닌 이 회사는 오늘날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로 성장했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자는 1억 5,160만명으로 한국에서도 2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분기 순이익이 2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며, 1인당 지불 금액은 1만원 정도다.

성공법1 – 소비자의 불편함을 읽다

콘텐츠 시장의 거인 넷플릭스의 시작은 미국내 비디오 대여 사업이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내 유료 가입자 6,010만명의 근간이 되었다. 1997년 리드 헤이스팅스가 설립한 넷플릭스는 1998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디오 대여 사업을 시작으로 DVD 대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비디오 대여 사업을 시작하던 그때 넷플릭스는 작은 비디오 유통 체인이었다. 하지만, DVD가 등장하면서 넷플릭스는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비디오테이프 대여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고민과 소비자의 고민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슈를 발견했다. 바로 ‘연체료’. 당시 대여 시장은 매장을 방문해 영화를 선택하고 이를 대여해 나중에 반납하는 형태였다. 대여 업체들은 소비자가 정해진 날짜에 반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연체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연체료 시스템에도 비디오테이프의 회전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사용자의 불편함이 가중됐다. 여러 사정으로 영화를 시청하지 못했거나 반납을 잊어 연체료를 지불하는 사례가 많았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1인 최대 3개의 DVD를 무제한 기간으로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른 영화를 대여할 때에는 기존 대여 DVD를 반납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서비스를 더했다. 영화 배달 서비스다. 넷플릭스는 직원이 직접 배달하고 받아가는 시스템을 채용했다. 플라스틱 외형으로 부피가 크고 파손 위험이 높은 비디오에 비해서 DVD는 부피가 작고 파손 위험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서비스를 기본으로 넷플릭스는 성장했다.

성공법2 – 사용자를 이해하다

“요즘 어떤 영화 많이 봐요”


과거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서 주인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경험을 기억하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수천, 수만의 영상 콘텐츠 가운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찾는다는 것이 어려움이 크다. 사실, 영화 세션만 해도 포스터와 간략한 줄거리 만으로 제공되는 정보로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고르기 쉽지 않다.


이에 넷플릭스는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넷플릭스의 큐레이션 엔진 ‘시네 매치’는 빅데이터, 태그, 알고리즘 등 세 개로 구성된다. 빅데이터는 사용자의 행동에서 취합된다. 넷플릭스는 사용자 프로필 기준으로 이러한 정보를 모은다. 넷플릭스가 1개의 아이디로 다수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빅데이터는 프로필 기준으로 수집된다. 우선 장르, 시청 시간, 시청 중단, 재시청 등의 데이터를 모은다. 특히 시청 중단의 경우 어떤 장면에서 시청을 중단했는지까지 정보가 수집된다.

영상마다 태그가 부여된다. 넷플릭스에 신작이 입고되면 수십 명의 콘텐츠 담당자가 일일이 감상한 후 영화와 관련된 모든 태그를 아주 자세히 입력한다. 태그 작업이 완료되면 컴퓨터는 다른 영화와 비교 분석해 기존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거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결합해 개인에게 맞는 추천 영상을 추출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넷플릭스는 사용자 만족도 80% 이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넷플릭스의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의 수많은 취향을 완벽히 충족시키지는 않지만, 지금도 머신러닝을 통해 조금씩 완벽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데이터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의 성공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에 있어서 사용자의 시청 시간, 선호도를 고려해 작품을 기획, 제작하고 있다. 덕분에 그들의 자체 제작 콘텐츠는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성공법3 – 시청 그 본질에 주목하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사용자 편의성에 맞춰져 있다. 그들의 DVD 사업이 그러했듯이 온라인 스트리밍에서도 이러한 사용자 환경에 주목했다. 이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멀티 플랫폼, 두 번째는 어댑티브 스트리밍이다.


넷플릭스는 현존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중 가장 많은 플랫폼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하나의 계정으로 TV, IPTV, PC, 게임기, 휴대폰, 태블릿 등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거나 2가지 정도의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르다.


어댑티브 스트리밍은 인터넷 연결이 불량해도 최적의 시청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의 영상은 인터넷 환경에 따라서 화질이 변경된다. 대부분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고화질을 들고 나온 것과는 달리 넷플릭스는 최초 저화질로 시작해 사용자 인터넷 환경에 맞춰 화질이 개선된다. 이는 로딩에 대해 사용자가 갖는 기다림을 최소화하고 시청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화질을 중시하는 스트리밍 업체들은 긴 로딩 시간과 중간 멈추는 현상으로 사용자 이탈을 불러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넷플릭스 시스템의 숨은 장점은 영화 중간 시청을 종료해도 다시 재생하면 시청 포인트를 찾아내는 재시작 시스템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 종종 시청을 중간에 중지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경우의 사용자 경험을 반영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분야 업력을 쌓으면서 어떻게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알려준다.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를 개척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자신들의 비즈니스의 발전, 개선에 맞춰서 비즈니스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넷플릭스는 말하고 있다.


고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을 찾아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들이 그동안의 비즈니스를 통해서 얻는 노하우를 강점으로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인터넷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하는 넷플릭스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읽어내고 해석하고 해결하는 방법. 넷플릭스의 성공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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