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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Jul 06. 2020

KLOOK, 여행의 변화를 읽다

나영석 PD의 '꽃보다할배' 시리즈는 여행의 기본적인 틀을 바꿔버렸다.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자유여행의 저변을 확대하면서 여행사가 아닌 개인이 여행의 모든 준비를 하는 시대가 왔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여행객들이 숙박권 구입 시 글로벌 OTA 이용·직접 예약의 비중은 83.6%였다. 국내 여행사는 7.4%에 불과했다. 항공권 구입 시 글로벌 OTA 이용·직접 예약 비중은 66.9%로 여행사(19%)보다 크게 앞섰다. (출처 : 매일경제 보도)


이러한 여행의 변화를 읽어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이 KLOOK이다.  2014년 홍콩에서 시작한 클룩은 2017년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여행 엑티비티 예약 사이트로 성장했다. 2017년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3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200억원, 2,600억원의 시리즈D 투자를 이끌어내며 명실상부 1위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KLOOK은 자유여행객에 필요성에 주목, 즉흥여행이 준비한 여행보다 더 즐거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클룩은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상품 O2O 플랫폼이다. 아니, 정확히는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동남아를 거점으로 성장한 클룩은 세계 200개 이상 도시에서 약 5만 가지 액티비티를 제공하며, 스마트폰 앱과 웹을 통한 클룩의 월 방문자는 1,600만명에 달한다. 


클룩은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아태지역의 여행 액티비티 시장(in-destination sector)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클룩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한국어를 포함한 9개 언어로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41개 통화와 다양한 결제 방법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 1조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클룩은 동남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에 액티비티 확보를 위한 지사를 설립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물론, 최근 코로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공법1 -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

KLOOK은 홍콩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읽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항공권과 호텔 정도만 여행사에 위탁하고 나머지는 취향에 맞춰 여행 계획을 짜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에게 다양한 취향을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 액티비티, 예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서 시작했다. 


KLOOK은 현지 소소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기존 홍콩의 대표 여행지인 홍콩 디즈니랜드와 오션파크, 옹핑360, 홍콩 공항철도 AEL 등과 연계하는 티켓 판매등을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쿠킹 클패스, 이색 카페 및 식당, 공예, 체험 등의 상품을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KLOOK은 경쟁 플랫폼과 비교 두배가 넘는 상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보된 상품들은 쉽고 빠른 모바일 중심의 예약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했다. 클룩은 예배 후 모바일 바우처로 티켓이 제공되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전 예약을 통한 할인까지 제공하면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LOOK 엑릭 녹 파 대표는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모바일 앱 출시를 기점으로 클룩이 크게 성장했다"라며, "초기 홈페이지 기반이었지만, 6개월 정도 지켜보니 모바일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서 예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모바일 앱을 기획해 바로 출시했고,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최고의 앱으로 뽑힐 정도로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어트렉션에서의 경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상 정책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차액의 2배를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와 관광지 및 어트랙션간의 다이렉트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성공법2 - 효과적인 시장 확대

홍콩에서 성공을 거둔 KLOOK은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유럽, 미주 등에 비해서 관광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에 자사의 시스템이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예측은 적중했다. 동남아 여행 시장은 대부분 기업간 B2B로 여행객을 유치하고 있었고 자유 여행객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마케팅 여유가 없었기에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


KLOOK은 동남아시아 거점 국가에 지점을 신설하고 기존 대형 여행지, 어트랙션 등을 상품으로 확보했다. 더불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현지 여행 상품을 발굴하고 여행객 대상 소규모 체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실효성 높은 상품을 만들어나갔다. 이러한 노력은 현지화라는 키워드에 맞춰 진행됐다. 현지 여행산업 종사자로 구성된 어트렉션 발굴 전담자들이 현지 시장 이해를 바탕으로 업무에 투입됐다. 또한 중간사업자를 배제한 1:1 계약으로 상품의 퀄리티 컨트롤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러한 노력은 적중, 2017년 동남아 최대의 여행 액티비티 시장(in-destination sector)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성공법3 - 여행자, 여행상품 상생을 도모하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KLOOK은 여행지 혹은 다양한 어트렉션 제공사와 1:1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여행 상품을 다양하게 확보해야 하는 KLOOK의 입장에서는 다소 어렵고 느린 방법이다. 그럼에도 1:1 파트너쉽을 고수하는 이유는 상생이 주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업 정신 때문이다.


물론, KLOOK도 초기에는 중간 사업자를 통한 우회 계약을 통해 상품을 확보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는 로컬 사업자를 모두 1:1로 접촉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행 상품을 통합하고 재정비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하고 경쟁력있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레스토랑 및 식사와 같은 음식 상품을 개발해 미식 여행이라는 또 다른 여행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자유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로컬 액티비티'(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상품)를 확보하고 서비스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KLOOK은 기대하고 있다.

KLOOK과 유사한 국내 시장의 플랫폼을 보면, 왜 성공이 제한되고 있는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KLOOK은 에어비앤비가 여행자의 숙박을 기존 호텔, 모텔과 같은 전통 숙박 사업자에 한정되어 있던 것을 일반으로 확대시켰다. 현지의 개인은 타 지역 숙박의 소비자가 될 수도 현지 숙박의 제공자가 될 수도 있다. 마찮가지로 KLOOK은 타 지역의 여행 상품(액티비티)의 소비자가 될 수도 현지 상품의 공급자가 될 수도 있게 되었다.


국내 시장 플랫폼들은 이러한 노력이 결혀되어 기존 상품의 프로모션, 가격 등으로 경쟁이 변질되어 있다. 또한, 국내 여행 상품 이해 당사자들이 많고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려다보니 상대적으로 소비자가 희생하게 되는 구조다. 본인이 여행 산업의 이해가 깊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각을 갖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본인과 유사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스타트업들에게 KLOOK의 성공은 변화를 읽어내는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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