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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Jan 12. 2022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을 보았다

느리게 살고 싶다는 환상

행복 목욕탕을 보고 힐링이 되었나보다

오늘도 비슷한 화면을 가진 

일본 영화를 한편 봐야 직성이 풀리겠다싶어 

본 영화의 제목은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동네가 이쁘다더라..

대사가 톡톡 튄다더라..

여배우가 귀엽다더라..


10년도 더 전에 유행했던 영화라는 검증 덕에

별 다른 고민 없이 넷플리스에서 선택했다 


조재는 여자주인공인데 다리를 다쳐서 

앉은뱅이 삶을 살고 있다


남자 주인공은 연애에 소질있는 대학생인데

다른 여대생들의 옵션을 버리고

조재와 연애를 한다


두 사람은 귀여운 연애를 이어가고 

시간이 흘러 헤어진다는 내용인데..





조재를 사랑한 남자 주인공의 마음을 알 것 같고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알 것만 같다


물론 틀릴 수도 있겠지만 

나만의 감상 썰을 풀어보자면 

...


모든 가정의 주체를

'나'라고 가정을 하고..


나에게 있어서 느린 삶은 환상이다

느리게 살고 싶지만 현재 삶에서는 허락 되지 않는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내가 머무는 장소

내 눈에 포착되는 시선

머무는 모든 순간순간을 음미할 수 있음

을 의미한다


그런 삶을 살고있는 사람이 앉은뱅이 여자 주인공, 

조재 인 것이다


조재는 불행히도 다리가 다쳤지만 영화상에서는

불행과는 거리가 멀다


요리에 소질이 있다 

음식을 느리게 요리한다 

그러다 보니 조재의 음식은 맛이 특별하다

남자주인공이 조재를 계속 찾게된 것도 음식때문이었다

 

다리가 아프다보니 

그냥 부엌 위에서 걸터 앉아 느긋하게 

생선을 굽고 계란을 만다 

굽는 순간순간을 음미할 수있는


조재의 시간은 느리다


조재는 하는 일이 없이

누워서 할머니가 주워온 버린 책들을 읽는다

버린 책들을 워낙 많이 읽다보니 박식하고 

책을 하나하나 음미하다보니

책의 내용을 외는 것을 넘어 

책 주인의 성격과 필기 습관까지 알아맞힌다 



조재의 느린 삶이 주는 내용은 더 많다 

이미 남자 주인공의 마음속에 조재는 들어왔다 


남자 주인공은 자기도 모르게 계속 

조재의 허름한 동네를 찾아간다


느리게 사는 조재의 삶의 속도에서 

남자 주인공은 편안함과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낀 것일까?


어쩌면 나의 환상이기에 영화가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 조재는 환상의 존재로 보여진다

비록 작은 세상 속에 살고있지만 

매 순간순간을 음미 하면서 살고있는 조재의

성격은 구김이 없다


할머니와 둘이서 살고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신다


조재는 세상의 대부분을 잃어버렸고

걱정이 되서 찾아온 남자주인공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

"가버려"

 

떠나려는 남자 주인공에게 다가와 멋진 말을 한다


"돌아가라고 해서 정말로 돌아가버릴 녀석이라면 돌아가버려!"


...

...

...

 

"가지 마"

...


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장면이다 이유는.. 

환상의 존재로서의 조재를 완성시켜주는 씬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느리게 사는 조재의 맛있는 음식

즐거운 대화

귀여운 외모 

거기에.. 구김 없는 표현까지...


바닥까지 떨어진 비참한 상황에서 

떠나지말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구김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은 사랑스럽고

남자주인공이 조재 곁에 남게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거기에 덧붙여 감독은 조재가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섹스를 선물로 줄 수 있는 능력자임을 보여준다


두번째로 중요한 씬이 있다면..


남자 주인공과 썸을 타고있었으나

조재에게 뺏겨버린 미모의 여대생은 

유모차를 타고있는 조재의 뺨을 때리면서

명언을 남기는데 ..


솔직히 네 무기가 부러워...

  

이 영화의 핵심이 담긴 멘트라고 생각한다


미모의 여대생한테는 없고

앉은뱅이 여자에게는 있는 것은?


바로, 느리게 사는 삶에서 ...

우러져나오는 모든 것


나를 답답하게 하지도 않고

나를 불안하게 하지도 않고

경쟁할 필요도 없으며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을 수있고

등등


나는 영화를 이렇게 봤다


모두가 다 나처럼 이 영화를 감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영화를 통해서 현재 나의 결핍

의 발견에 참 보람차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슷하게 분위기가 느린..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라는 일본 영화를 클릭하게 되는데..








나의 삶은 급하다 

급함의 원천은 불안이고 

불안의 원천은 

뒤쳐지는 않기위한 발버둥이다

뭔가를 하지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

뒤쳐지는 기분의 원천은 

뉴스나 내가 접하는 미디어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다

....


특히 기업 성공담과 어린 글로벌 기업 임원 뉴스는 

나를 조급하게 만든다 


거꾸로 어린 임원 뉴스나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뉴스나 미디어의 소비를 줄이면 

뒤쳐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불안하지 않아도 되고 

빠른 혹은 급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몰랐는데 

일본 영화가 희한하게 

느린 삶을 보여주면서

마인드 콘트롤에 도움을 주니

차분하게 일이 더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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