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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일 Jun 28. 2022

헤어질 결심

20세기 말, 당시 인기 절정의 여성 코미디언이었던 '마가렛 조'는 오우삼 감독의 <페이스 오프>에 캐스팅되었다. 마가렛 조는 <페이스 오프>에서 연기변신이라는 대의명분하에 자신의 캐릭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자 FBI 요원을 연기했다. 영화는 대성공이었으나 이 영화에 '마가렛 조'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녀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페이스 오프>를 사랑하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는 매우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언으로서의 그녀의 캐릭터는 너무 강했기 때문에 그녀의 비중이 늘어났다면 영화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페이스오프에서의 마가렛 조, 우


<헤어질 결심>을 관람한다면 영화에 김신영이 등장하는 순간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웃는 이유는 김신영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19년차 개그맨. 작은 강호동. 셀럽파이브, 둘째 이모 김다비 등등 예능인 김신영의 필모는 끝이 없다. 그런 김신영이 박찬욱이라는 세계적인 감독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한 것이다. 심지어 김신영의 영화 속 비중은 매우 높다. 그러나 그녀는 영화를 망치지 않는다. 우리가 고정관념처럼 알고 있는 그녀의 캐릭터는 영화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김신영의 연기는 영화의 균형을 잡아준다. 김신영으로부터 이런 화면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감독의 안목이 놀라울 정도이다. <헤어질 결심>의 씬 스틸러가 되어버린 김신영. 나는 그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하기까지 하다. 


<헤어질 결심>, 김신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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