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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이용성 Jan 19. 2018

고독력(孤獨力)

君子之交 淡如水

小人之交 甘若醴

: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으니라. - 명심보감[교우] 편


좋은 술이나 맛있는 음식을 함께할 때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는 얼마든지 다.

지금도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막연히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비는 시간 없이 술친구, 수다 친구 만들기에 바빴다. 진한 우정 없이 피상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 보니 어느새 휴대전화 주소록 목록에 이름을 봐도 누군지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만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식의 인간관계가 정녕 언젠가 도움이 되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밀려와 연락을 꼭 해야 할 사람을 제외하고 번호를 전부 지워버렸다.


그러고 났더니 매일같이 이어지던 약속들이 사라지고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

허전하고 외로웠지만 한편으로 그동안 없었던 나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가롭게 하는 산책, 여유롭게 서점에 들러 충분히 둘러보는 등 혼자서 시간을 처리하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오히려 고독한 일상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이 과정이 '고독함을 견디는 능력' = '고독력'을 늘리는 시간이라고 본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 고독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이들과 엮이면 상당히 피곤하다. 쓸데없이 야근하거나 회식하자는 핑계로 집에 못 가게 함 그들 나름대로 외로움이 있겠지만, 고독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영혼이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것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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