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연 | 초등 5학년
달을 올려다 보며
글:김서연 | 초등5
따뜻한 불빛과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방석 위에 앉아 있는 나는 너를 생각하고파.
나는 사뿐히 방석에서 내려 온 후 열려있는
문을 향해 유유히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집 안의 따뜻한 캐러멜 냄새
대신차갑고 향기로운 장미와 달개비 꽃이
맞아 주었다.
아침에 내린 비에 젖어있는 풀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차가운 빗방울이 촉촉히 젖어들었다.
환하게 비추고 있는 달을 보자 괜스레
마음 한편이 뭉클해 졌다.
달은 보지 않겠다고 했는데, 삼 년전 널
잃어버리고 절대 달을 보지 않기로,
네 환한 얼굴이 달에 겹쳐져 보지 않기로
했는데.
사르르 거리며 비에 젖은 풀들이 바람에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바람에 몸을 맡기며
살랑거리고 있었다. 발의 밑부분이 촉촉히
젖었다.
어디선가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졌다. 정적이 흘렀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발이 납덩이 같았다.
네 얼굴이 다시 달에 겹쳐 졌다 사라졌다.
심호흡을 한 뒤 별 같은 네 눈이 보이는 듯
하여서. 조금더 보니 은하수가 조금씩 나타났다.
네가 내게 주는 선물처럼 조심스럽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은하수 아래에는 네가 좋아하는
물망초가 자라고 있어 괜스레 네가 생각나는
것을 막을 수 없어 눈을 꼭 감았다.
커피콩을 가는지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곧이어 향기로운 커피 냄새와 카라멜 시럽
냄새도 났다.
길을 조금 더 걸었다. 우리가 약속했던 그 장소
가보도록. 가는 길 도중 아주 어여쁜 물망초를
발견해 꺾어 그 장소 위에 올려 놓았다.
모두 볼 수 있는 그 달. 그 달에 네 모습이
보이도록 모두가 네 환한 미소를 볼 수 있도록.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려 풀 잎을 적셨다.
그때 빛이 내리쬐었다. 해가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나는 눈가를 훔치며 생각했다.
그래, 너무 슬퍼하지 말자. 네가 이 세상을
떠난다고 해서 해가 뜨지 않는 것은 아니잖아?
대신 앞으로도 매일 밤 널 보러올게.
해는 언젠가 다시 뜨는거야. 네가 내 곁에 있는
느낌이야.
비록 널 볼 수 있는 것은 한 순간 뿐이지만
널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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