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론 뮤익 전시를 보러 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처음 방문했는데 대만족이라 앞으로 자주 갈 것 같음. 집에서 가기도 편하고, 로커도 여유 있게 마련되어 있고 중간에 쉴 만한 공간도 꽤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보다 더 쾌적한 느낌.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미리 예매를 하고 갔다. 전시기간은 7월까지, 예매는 일자 지정 방식이다. 가격은 5,000원.
예매는 아래 링크!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1&exhId=202501060001881
론 뮤익 전시, 워낙 인기가 좋아서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겨우 보면 어쩌나 싶었는데 때마침 징검다리 연휴라서 5월 2일에 운 좋게 평일 전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복궁과 광화문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징검다리 휴일을 즐기는 인파가 가득해서 가기 전에는 잔뜩 쫄았었음. 막상 전시장에는 딱 적당하게 사람들이 있어서 한적한 건 아니고 밀려다니지는 않는 선에서 볼 수 있었다.
QR코드로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소설가 김영하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조곤조곤 작품 해설을 들려줘서 좋았다. 꽤 많은 관람객이 오디오 가이드북을 듣고 있었다.
크기에 대한 인식,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 관계의 이면과 인간의 감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전시였다. 어느 날 내 몸이 지금보다 3~4배 정도 커진다면 어떨까?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랑 같은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그 정도 크기로 작아진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이미 앨리스가 커지고 작아지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는 장면에서 나와 있긴 하지만, 그만큼 크기가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인상적이었던 작품 몇 가지.
마스크 2.
실물 크기의 네 배로 만들어진 작품. 가까이에서 바라볼수록 정말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으로 묘사를 할 수 있나 놀랍고 뒤를 돌아 텅 빈 그 속을 보고 다시금 놀란다. 작품 제목 그대로 마스크라는 걸 아는데도 여전히 놀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뭇가지를 든 여인
자기 키의 두 배는 되는 듯한 나뭇가지를 벌거벗은 채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 작품에 몰입하려는 찰나 귓가에 쨍하게 소리를 지르듯 외치는 한 아이.
" 엄마, 여기 빨개벗은 아줌마 있어!!!"
맙소사. 돌아보니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와 그 뒤편에 엄마가 있었다. 이 전시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전시이긴 하지만 주변에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조용조용 볼 수 있는 나이의 어린이 정도. 아무튼 전시 몰입이 홀랑 깨져버렸던 건 사실. 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이게 큰소리쳐서 엄마를 부를 만큼 인상적이었다는 거겠지. 덕분에 계속 나뭇가지를 든 여인에서 빨개벗은 아줌마가 떠올라버린 건 어쩔 수 없네.
젊은 연인
앞모습은 평범한 연인 같아 보였다 분명. 하지만 뒤로 돌아가서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손의 각도를 스스로 재현해 보면서 저게 대체 어떤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인지도 가늠해 보았다. 관계의 이면. 다시 돌아가서 앞을 보니 두 연인의 표정이 다르게 읽히고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앞에서는 몰랐던 부분도 보인다. 앞, 옆, 뒤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니 이렇게 다를 수가!!
지하 1층 5 전시실 외에 6 전시실에서도 전시가 이어진다. 작품 및 작품 제작 과정, 그리고 영상까지.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봐야 하는데 맨바닥에 방석만 둔 자리에 앉거나 계단에 앉아야 하고 그 자리가 얼마 되지 않아 보는 게 어렵다. 편하게 만들어두면 자리에 앉아서 일어나지 않을까 봐 부러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디스크 환자인 내가 둘러보기에도 편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달까. 전시장을 빠져나와서 입구로 가는 길에도 앉을 수 있는 의자가 꽤 있었고 이동 동선도 널찍해서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밀리는 건 염려하지 않을 수 있다.(주말은 꽤나 붐비겠지만 전시장으로 오고 가는 길이나 기타 공간은 여유가 있을 듯)
1시간 넘게 서서 밀리듯 보거나 구불구불 줄을 서야 하는 전시는 질색이고, 체력도 무리라서 이런 전시가 딱 좋은 듯.
자주 올 것 같아서 유료 멤버십도 잠시 알아보았다. 1년 회비 7만 원에 아래와 같은 혜택이 있다고 하니 고민해 봐야 것 같다.
∙ 4관 전시 본인 무료 입장(덕수궁 입장료 별도)
∙ 유료회원 대상 문화 프로그램 제공
∙ 멤버십 라운지 이용 / 연 60회
- 본인, 동반 1인(2인)
∙ 서울관 1일 무료 주차권 3장
서울관 전시 관람 시 2시간 주차 할인 제공
∙ 제휴 음식점, 카페 10~15% 할인
∙ 미술가게(서울,과천,덕수궁,청주), 미술책방(서울) 10% 할인
∙ 재가입 시 가입비 20% 할인
∙ 뉴스레터 '뮤클리' 발송
∙ 회원 가입 시 MMCA 포인트 500P 제공
∙ 전시 관람권 유료 결제 시 결제 금액의 2% 적립
론 뮤익 전시 보러 가기 전 체크할 것 3가지
예매하기(관림일자 지정), 현장 구매보다 번거롭지 않고 편함
주말과 공휴일 피하기(사람에 밀려다니고 사진 찍기 어려워도 상관없으면 패스)
오디오가이드 활용을 위한 이어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