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마케팅은 얼핏 보기에 전혀 관련 없는 분야로 보일 수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법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며,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설득의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것이 그렇습니다.
모두 특정한 메시지나 가치를 전달하고, 그것의 중요성을 이해시키며,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선교가 진리와 복음을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합니다. 역시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와 욕구에 부응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오늘은 더블 제퍼디의 법칙을 교회 성장과 브랜드에 대입 시켜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는 종종 교회의 성장을 단순히 영적인 문제로만 치부하곤 합니다. 하지만 영미권 국가에서 '미셔널마케팅'과 같은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통용 되는것을 볼 때, 교회 역시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분야의 '더블 제퍼디 법칙'은 교회 성장과 브랜드 관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더블 제퍼디 법칙(Double Jeopardy Law)“은 마케팅과 소비자 행동 연구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앤드류 에렌버그(Andrew Ehrenberg)가 제시한 이론인데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1.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낮으면 고객 수도 적고, 로얄티(출석빈도)도 낮다.
2.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클수록 고객 수가 많고, 로열티(출석빈도)도 높다."라는 법칙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더블 제퍼디 법칙을 교회 상황에 적용한 간단한 도식입니다. 교회의 영향력(또는 규모)이 작으면 성도 수도 적고, 성도들의 충성도(예배 출석 빈도)도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교회의 영향력(또는 규모)이 클수록 성도 수가 많고, 성도들의 충성도(예배 출석 빈도)도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더 큰 교회가 일반적으로 더 많은 교인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 교인들이 더 자주 교회에 출석하는것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경향을 로열티, 즉 충성도라고 말 할수 있습니다.
교회의 영향력은 직접적으로 출석자 수와 출석률에 영향을 미치고 이 두 요소는 다시 전체 출석률에 영향을 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블 제퍼디 법칙을 대입해 보면 큰 교회 교인들의 로열티가 작은교회 교인들의 로열티보다 견고하다는 것으로, 왜 큰 교회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단순히 규모의 문제이기 보다는 교회의 '브랜드 가치'와 연관되어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큰 교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편의시설, 네트워킹 기회 등은 사람들을 더 자주 교회로 이끕니다. 작은 교회들은 이러한 점에서 이래저래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래전에 작고하신 하용조 목사께서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 집회의 설교중 교회성장의 핵심 요소들을 언급하며 중요한 요소로 '인테리어'를 앞 순위 넣어 말씀하셨던 일이 기억납니다.
그렇다고 작은 교회들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은 교회들은 스스로에게 적합한 전략적 선택으로 참석자 수를 늘리고 참석 빈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 맥락에서 로열티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심리적 로열티: 성도들의 교회에 대한 애착과 정서적 유대감
- 행동적 로열티: 성도들의 실제 교회 출석 빈도와 헌금 등의 기여도
다수의 사역자들은 심리적 로열티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행동적 로열티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침투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교회 맥락에서 침투율은 지역 사회 전체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즉, 새로운 신자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교회 성장의 핵심입니다.
이걸 모르는 교회가 있을리 없습니다.
하지만 성도들의 참여도는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을 보입니다. 열심히 참여하던 성도들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도가 떨어지고, 가끔 출석하던 성도들 중 일부는 교회를 옮기거나 신앙을 버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성도들의 이탈을 막으려 노력과 함께 이탈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이를 최소화시키면서 새로운 신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교회 맥락에서 '미고객'은 ‘비신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비신자'는 교회나 기독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고 '라이트 유저층'은 '가나안 성도'로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만 교회를 찾는 사람들일것입니다.
이들 비신자와 라이트유저(가나안성도)를 다시 교회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 속에서 교회와 만날 수 있는 접점, 즉 CEP(Category Entry Point)를 만들어야 합니다.
CEP를 만들때 고려해야 할 점은 새신자 뿐 아니라 기존 성도들을 위한 CEP또한 필요하다는 것인데 주일 예배 외에도 평일 저녁 기도회, 성경 공부 모임, 봉사 활동 등 다양한 참여 기회를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비신자(미고객)와 가나안 성도를 위한 CEP는 교회의 진입장벽을 낮춘 문화 행사나 세미나 , 북토크 같은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을 통한 교회 소개 또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신앙 콘텐츠와 같은 것을 제공하는것으로 대치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교회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도와 기존성도를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이중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존 성도들의 출석율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성도들을 전도해야 하는것 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는 다음 공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교회 성장 = 참여 기회의 수 × 각 기회에서의 참여 빈도 × 참여의 질
결국, 비신자의 생활 속에 교회와의 접점(CEP)을 많이 만들고, 각 접점에서 교회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 교회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