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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Apr 08. 2024

오랜 연애의 권태기에서,
어른스러운 연애의 중요성

연애*사랑*결혼

저는 이제 20살 된 대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귀었고 현재는 제가 대학 때문에 장거리 연애 중입니다. 사실 남자친구와는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 하다가 만났는데 10살이 넘게 차이가 나요.

남자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거든요. 제가 먼저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됐는데 제가 한눈에 반한 건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좋아졌다고 해요. 그렇게 오래 사귀었고 현재는 1년 반 정도가 다 되어가는데 요즘 남자친구가 조금 멀어진 듯해요.


다른 사람들은 오래 사귀면 자기 거라고 생각해서 방심한다고 하는데 남자친구도 그런 것인지 하루에 한 번 전화도 꼭 하고 하지만 요즘 전화통도 즐거워하는 것 같지도 않고 저 보러 일주일에 한 번은 왔는데 이제는 잘 오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다른 여자가 있지도 않은 것 같아요. 항상 집에서 컴퓨터만 하고 자거든요.

누누이 저한테 '나는 너 하나 만나기도 벅차'라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했는데 주위 사람들 모두가 여자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제가 아는 그 사람은 가벼운 사람도 아니고 저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요즘 너무 소홀해진 것 같아서 물었더니 대답을 안 해요.

저한테 사랑한단 말도 안 해주더라고요. 남자친구 생일 때는 제가 계속 만나자고 했다고 싸워서 만나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화이트데이 때는 제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 오기도 하고 여전히 제가 홀린 듯이 뭐가 먹고 싶다 그러면 나중에 대뜸 사주고 한답니다. 자상해요. 

근데 전 왜 이렇게 불안한 건지 너무 답답한 마음에 재미 삼아 잘 맞는다는 타로 카드를 봤는데 글쎄 제가 남자친구 때문에 힘들어서 헤어질까 말까 고민하고 있듯이 남자친구도 저와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한두 달 조심하라고 헤어질 수도 있다고요. 제가 믿는 건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좋게 나오면 괜히 기분 좋고 나쁘면 괜히 기분이 안 좋잖아요.

그게 마음이 더 뒤숭숭합니다. 


저는 아직도 그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현재 조기 졸업을 생각하고 있고 남자친구 나이가 있어서 빨리 결혼하려고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만나면 여전히 친절해요. 남자친구도 솔직하게 나는 너한테 잘해주는 것 같아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왜 이렇게 소홀해 보일까요? 저한테 만나자는 소리도 제가 만나자고 해도 글쎄라고만 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원래 애교가 많아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해서 그럴까요? 조금 덜 표현하는 게 좋을까요? 그리고 남자친구는 정말 저랑 헤어지고 싶은 걸까요? 

제가 자세히 쓰지 않아서 힘드실 거라는 건 알아요. 제가 걱정이 많은 편이긴 하나 요즘에는 너무 걱정돼서 잠도 잘 수 없어요. 

제발 헤어지라는 말씀을 말아주세요. 도와주세요.




자세히 쓰지 않아서 상담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고요. 이 정도면 굉장히 길어서 읽기가 힘든..ㅎㅎ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경우란 다 정말 천이면 천 사람 만이면 만 사람의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는 상담할 때 '아 이 경우 나 알아'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원칙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정말 천 사람이 연애를 하면 998명은 '이런 타입은 이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커플의 경우만은 완전히 다른 얘기일 수 있거든요. 미묘한 차이로 완전히 얘기가 다른 것일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통계적인 얘기를 안 하려고 합니다만 통계적으로 얘기하면은요. 헤어지는 경우네요..ㅎㅎ


기술적으로 보나 심리적으로 보나 첫 연애에 가까운 그런 연애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베테랑인 나이도 더 많은 남자가 이해해 주고 보완해 주고 감싸주고 이러기 전에는 진행이 안 되는 연애예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매달리는 게 상대방을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다음에 너무 가깝게 거리를 붙으면 서로 숨을 쉬지를 못한다.

이런 일정한 거리를 좁혔다가 늘렸다가 좁혔다가 늘렸다가 하는 기술이 아직 없는 나이대에 그런 연애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요.

그 거리에 밀고 당긴 기술이 부족해서 본인도 힘들고 상대방도 힘든 그런 경우인 것 같아요.


그리고 1년 반 정도면 정말 불이 튀어가지고 다음 단계로 들어가든가 그렇지 않으면은 슬슬 다른 연애의 꿈을 꾸게 되는 그런 시기거든요. 사실은 자 그러면 왜 지금 어린애 연애를 하고 계시냐, 1년 반이나 2년 정도의 연애가 지나잖아요? 그러면 남자 쪽 입장에서는요, 여자가 뭐가 돼줘야 되냐면 여전히 상냥스럽고 예쁘고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여자친구가 돼줘야 되는 게 아니고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고 내가 편할 때 나를 무릎에 좀 뉘어줄 수 있는 나를 힘나게 해주는 여자친구로 살짝 바꿔주셔야 장기 연애가 되거든요. 지금 장거리 연애도 장거리 연애인데 1년 반 넘어가면 사실 장기 연애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리고 뭐 남들은 5년 연애해서 결혼한 사람 얘기 그리고 '우리 선배는 8년 연애하고 결혼했대 어머 어머' 어머 어머 하지만 1, 2년 만나고 깨지는 경우가 9999 경우가 되면 나머지 '5년 연애해서 결혼했대, 10년 연애해서 결혼했대' 그러는 분은 만 명에 한 명 정도 되는 거지 장기 연애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이제 사귄 지 1년 반 정도가 됐는데 '오빠 나 좋아? 나 오빠 좋아?' 계속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아니 물론 뭐 그러지 말라는 건 아니죠. 그게 나쁜 건 아닌데 계속 그것만 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어떤 마음 상태가 돼야 되냐면은 어른의 연애로 바꿔주셔야 되고요.

뭐를 생각해야 되냐 하면 '오빠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나보다 나이가 10살 이상이나 많고 그리고 나는 조기 졸업까지 해가면서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혼자 김칫국 마시고 계시잖아요. 

남자친구한테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얘기해야 되냐 하면 '나는 괜찮은데 오빠가 나보다 나이가 열몇 살이나 많기 때문에 결혼 빨리 나 데리고 가야 될 것 같고 막 우리 부모님한테 욕먹고 막 이런 것 때문에 힘들 것 같으면 그런 것 때문에 쫓기지 마라. 그렇게 하면 남자가 일을 못한다. 오빠 뭐 사회생활하면서 딴 거 짜증 나는 것도 많을 텐데 나까지 오빠 속 썩이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대학 졸업하고 나면 취직해서 직장 갖고 이러면서 충분히 내가 나이가 아직 어리니까 오빠도 시간 아직 많은 거라고 생각하고 둘이 서로 변하지만 않으면 우리만 좋으면 뭐 그런 거 가지고 오빠가 혹시 신경 쓰냐? 그런 거 가지고 무겁게 하고 싶지 않다.' 뭐 이런 얘기 해 주면 남자친구는 또 왈칵 감격해서 '얘가 이런 데까지 나를 신경을 써주다니' 이렇게 거꾸로 막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아직도 그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라고 쓰셨는데 그게 문제예요.

오히려 너무 좋아하면 오래 같이 있을 준비를 해야 되는 거고, 오래 같이 있을 준비를 한다라면 오늘만 날이 아니다라는 거를 깨닫는 거예요.

한편 또 연애는 오늘만 날이 아니지만 오늘이 모여서 내일이 되는 거고 모인 오늘이 우리의 평생이 되는 거다 하고 항상 늘 오늘을 잘해야 될 준비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저쪽한테 오늘이 세상 끝인 것처럼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저쪽이 나한테 서운하게 나올 때는 '오늘만 날이냐, 우리가 같이 지낼 날이 며칠인데' 뭐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 거거든요.


근데 지금 연애 부하가 걸렸어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남자친구가 심적으로 이렇게 부담 가고 짜증 나는 일이 있을 때 여자친구한테 직장에서 열받는 일이 있으면 '박 부장이 대머리~' 막 이러면서 욕도 좀 하고 시원하게 여자친구한테 별놈의 얘기도 털어놓고 이렇게 점점점 가벼워지면서 둘이 만나면 서로의 짐을 들어주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기 때문에 점점 연애가 가벼워져야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근데 연애가 이제 점점점 무거워지면 그러면 계속 그렇게 되는 거죠.


좀 어른스럽게 행동을 바꿔보시고요. 행동 패턴을 그리고 '나 때문에 오빠가 오히려 힘든 점은 없냐' 이런 쪽으로 생각을 좀 바꿔보시고요. 저쪽을 배려해 보시고요. 그리고 사소한 그런 행동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서운해하는 그런 마음이나 그런 거는 이제 1년 반이면 연애 재미는 볼 만큼 봤다라고 생각하시고 알콩달콩은 또 다른 날 즐기겠다라고 이렇게 조금 공간을 두세요. 


그.. 거리를 바싹 붙여가지고요. 정말 정말 둘이서 이게 만일 지하철이다, 그래가지고 옆에서 누가 듣고 있었다 그러면은 저것들이 그러면서 무슨 짱돌이나 핸드백 같은 거 날아오는 분위기 있잖아요. 진짜로 진지하게 농담을 하는 게 아니고 이것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난 아직도 니 눈동자를 보면 빨려들 것 같아' 막 이런 멘트 날리는 거 있잖아요.ㅋㅋ 이렇게 거리를 아주 가까이 붙여서 정말 이 우주 공간 안에 나하고 저쪽 두 사람만 존재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

다른 한편으로는 또 장거리 연애할 때 그거 느끼기 쉬운데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고 우리 전화 통화 아직도 3일도 안 했지만 그렇지만 뭐 돌아서면 바로 숨결이 들릴 텐데 뭐 하려고 왔냐 뭐' 이런 거... 그래서 거리를 좁혔다가 뛰었다가 좁혔다가 뛰었다가 남녀의 사이는 그렇게 가는 거예요.


뭘 하듯이? 춤추듯이. 저 무도회에서 남녀가 춤출 때 어떻게 합니까? 손을 잡고 바싹 가깝게 붙었다가 한 걸음 떨어졌다가 한 사람이 점프하면 무게를 받쳐서 이렇게 받쳐주었다가 이런 서로 간의 호흡이거든요. 호흡.

두 사람이 춤을 출 때도 호흡이고, 두 사람이 성행위를 할 때도 호흡이고,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도 호흡이고, 두 사람이 연애를 할 때도, 두 사람이 결혼을 할 때도, 그리고 두 사람이 일생을 같이 살아간다는 것도 다 호흡의 문제입니다.

붙었다 떨어졌다 붙었다 떨어졌다를 잘하시라는 거. 그러니까 '마왕 말을 요약하면 매달리지 마'라고 누가 쓰셨는데 길게 얘기한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 2008. 0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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