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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스트라이터 Dec 02. 2021

어느 유령의 이야기

고스트라이터의 안 고스트적인 고스트로서의 이야기

꽤 잘나가는 직장인.

처음에는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의 합작회사로 입사해 만 2년 반 만에 매니저로 진급 및 그해 최우수사원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이듬해 바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이직하여, 그 곳에서도 S급 인재와 3년 연속 리더십 최상위 5%의 팀장으로 선정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름을 감췄다고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다!)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솜씨가 남달라서 학교 백일장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내 크고 작은 글짓기 대회를 휘저었다. 그 중 가장 전설적인 사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동화구연대회에 자기가 쓴 동화를 기존 작가의 동화인 척 숨기고 나가서 대상을 수상해서 대회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것.


그런 글 솜씨와 직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스트 라이터 업계에 뛰어들어, 출마를 앞 둔 정치인의 자서전이나, 기업공개를 앞둔 CEO의 경영철학을 밝힌 자잘한 책들부터 시작해서 수십 만권이 넘게 팔린 셀러브리티의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한 책을 저자와 함께 공저하거나, 대신 집필을 하며 업계 최고의 블루칩이자 해결사로 떠 올랐다.


고스트 라이터라는 본인의 신분에 걸맞게 철저하게 정체를 감추고 은둔한 채, 대필 과정에서 쌓은 수많은 인맥과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만을 고민하며 살고 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며,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수십 권씩 사 모으고, 일요일 오후 4시에는 스타벅스 서래마을입구점에서 벤티 사이즈로 커피를 주문한다.



인스타그램 : holy_ghostwriter_class@ (유령작가의 홀리는 글짓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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